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거리가 불과 3, 4미터 될까요. 역사의 현장을 눈으로 직접 보니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책상머리 지식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귀한 체험이었죠.”
심화진(53) 성신여대 총장은 9월 18일부터 2박3일간 학생 22명, 교직원 7명 등 40여 명과 함께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역 현장에 다녀왔다. 안중근 의사 의거 1백 주년을 앞두고 안 의사의 의거 현장을 답사한 것이다.
심 총장은 특히 답사기간 내내 휠체어를 탄 채 함께한 안노길(96) 할머니를 잊을 수 없다고 한다. 안 할머니는 안중근 의사의 조카며느리. 안 의사의 사촌동생인 홍근(洪根) 씨 3남의 부인이다. 주변의 증언에 따르면 안 할머니는 사회주의 중국 국가수립 이후 하얼빈역 등 공공장소에서 태극기를 흔들고 안 의사의 행적을 알리다 중국 공안당국에 체포됐다. 적성 국가의 국기를 흔들었다는 사유 등 반혁명죄로 20년의 감옥 생활과 20년의 반강제 노동을 했다.
“할머니가 하얼빈 역사를 보자마자 눈물을 글썽이셨어요. 연세가 많아서 정신이 간혹 오락가락하시는데도 당숙인 안중근 의사의 의거를 떠올리셨나 봐요.”
하얼빈역에서 심 총장이 안중근 의사 손도장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면서 손도장을 찍으실 것을 권하자 안 할머니는 화를 냈다. “안 의사 말고는 아무도 손도장을 찍을 자격이 없다”면서. 학생들이 빗속에서 애국가를 부르자 할머니는 3절까지 따라 불렀다. 할머니와 심 총장, 교직원, 학생들이 함께 눈물을 흘린 순간이었다.
심 총장의 하얼빈 탐방은 일회성 돌발 프로젝트가 아니다. 성신여대는 올해 초부터 ‘역사현장 체험 프로젝트’를 위해 네 차례 답사를 다녀왔다.
지난 2월에는 히로시마 원폭 투하 현장 등 일본 탐방(1차), 4월에는 중국 상하이와 충칭의 임시정부 등 중국 탐방(2차), 5월에는 독도 탐방(3차)을 다녀왔다. 독도 탐방 당시 파도가 높아 독도 접안에는 실패했지만, 독도 주민인 김성도 이장 부부에게 기념품과 응원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이번 하얼빈 탐방은 역사현장 체험 프로젝트 네 번째 행사로 안 의사 의거 1백 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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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총장은 성신여대에서 중점적으로 키우고 있는 글로벌 리더에게 무엇보다 역사의식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세계화가 진행될수록 우리만의 정체성을 찾아야 합니다. 진정한 리더는 우리 전통과 문화를 제대로 알고 올바른 역사적 사명을 가진 사람입니다.”
2007년 취임한 심 총장은 성신여대 이사장 재직 시절인 2006년 국립의료원 간호대학을 인수하고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 2011년 문을 열 ‘운정그린캠퍼스’를 착공하는 등 강한 추진력을 발휘하고 있다. 올해 초 성신여대 신입생 환영회 때는 학생들 앞에서 원더걸스의 노바디 춤을 춰 환호를 받았고, 그 덕에 네이버 인기 검색순위 2위에까지 오르는 등 유명세도 탔다.
“대학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건 학생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학생이 잘돼야 학교가 잘되고, 그래야 저를 비롯한 교직원도 잘된다는 생각으로 일을 추진하면 그르칠 것이 없습니다.”
글·최은숙 기자
문의처 : 문화체육관광부 정책포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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