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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호>한국인의 삶을 바꾼 것들-교과서

2005.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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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되던 해 초등학교는 9월24일에, 중등학교는 10월1일에 각각 문을 열었다. 미 군정 아래서 교과서 발행 주체는 군정청 학무국이었다. 국어교과서는 우선 조선어학회가 편찬한 것을 사용했다. 이에 따라 <한글 첫걸음>과 <초등 국어 교본(상)> 등의 편찬이 완료된 것은 그해 11월이다. <한글 첫걸음> 100만 권과 <초등 국어 교본(상)> 60만 권을 인쇄해 그해 12월까지 남한의 각 학교에 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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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군정청 학무국은 공민·역사·지리·음악·이과 교과서를 발행했다. 그 중에서 역사·지리 교과서는 진단학회가 해방 후 첫 사업으로 편찬을 서둘렀으며, 학무국 편수과에서는 따로 초등학교용 국사 교과서를 만들어 전국 각 군(郡)에 한 권씩 보냈다. 물자가 부족하던 시절이어서 각 군 학무계에서 프린트해 학생들에게 배부하도록 한 것이었다. 당시의 교과서 사정이 얼마나 절박했던가를 짐작할 수 있다.

교과서의 체제 면으로 볼 때 4·6배판과 국판이 주류를 이뤘다. 면수도 적고 지질 또한 나빠 마분지나 모조지, 때로는 재생 갱지를 사용했다. 활자도 조잡했고 컬러 인쇄는 꿈도 못 꾸던 시절이어서 모두 흑백 인쇄에 만족해야 했다.

6·25는 교육 현장을 마비 상태로 몰아넣었다. 문교부는 학생들의 전시생활을 지도하기 위한 임시 교재로 초등학교용 <전시생활> 1(1, 2학년용), 2(3, 4학년용), 3(5, 6학년용)과 중등학교용 <전시 독본>을 각각 발행해 학생들에게 무상으로 배부했다.

제1차 교육과정기는 1954년부터 1963년까지다. 이 시기 교과서는 초등학교용은 국정을 원칙으로 하고, 중·고등학교용은 국어와 실업 등 일부만 국정으로 하고 나머지는 문교부가 검·인정으로 허가한 것을 사용하도록 했다. 1955년부터 1958년까지 편찬을 완료한 국정 교과서는 전부 96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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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교부는 1963년 2월15일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 및 실업계 고등학교의 교육과정을 전면 개정해 공포했다. 이것이 이른바 제2차 교육과정이다. 제2차 교육과정기부터는 교과서의 생산·공급 체계가 안정됐다. 제2차 교육과정기의 교과서 중 특기할 것은 1963년에 초등학교용 <글씨본>이라는 교과서가 편찬된 것이다. 그리고 1968년에는 1∼2학년용으로 <국민교육헌장>(그림책), 3∼6학년용으로 <국민교육헌장독본>이 새로 편찬됐다.

제3차 교육과정은 1973년부터 시작된다. 이 시기의 교과서는 개발 과정에서 1년간의 집필, 1년간의 현장실험 및 수정 보완 과정을 거쳤다. 이때의 현장실험은 교과서 개발사에 남을 획기적인 일이었다고 평가받는다.
이 시기는 1972년의 유신헌법 공포로 인해 사회과 교과서 내용이 크게 바뀌지 않을 수 없었다. 사회과 내용의 상당부분이 유신체제를 찬양하는 내용이었다.

[SET_IMAGE]5,original,right[/SET_IMAGE]제4차 교육과정은 1981년 12월31일 고시됐다. 이 시기의 교과서 정책은 중·고등학교 1종 도서의 범위를 원칙적으로 국어·도덕·국민윤리·국사에 국한했다. 나머지 교과서는 모두 검정 대상이 될 수 있도록 2종의 범위를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새로 만든 교과서는 총천연색에 지질·장정 등 모든 면에서 과거와는 다른 비약을 보여줬다. 특히 초등 1, 2학년은 4·6배판으로 판형이 바뀌었는데, 이는 일제 잔재인 국판을 청산했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한 변화였다.

1988년부터 시작된 제5차 교육과정에서는 ‘1교과, 1교과서’의 틀을 벗어던졌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국어는 말하기·듣기·읽기·쓰기 교과서로, 산수는 산수와 산수 익힘책 교과서로 나뉘었고 통합 교과인 바른생활은 바른생활과 바른생활 이야기로, 슬기로운 생활은 슬기로운 생활과 관찰 등으로 다양화됐다. 초등 사회과 4학년 1학기 교과서를 시·도별로 각기 다르게 편찬한 것도 획기적 시도였다.

6, 7차 교육과정에서의 교과서는 민주화·국제화·정보화·세계화를 지향한다. 특히 현재의 7차 교육과정에서는 다양한 검·인정 교과서가 쏟아져 나왔고, 학생들은 선진국에 비교해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 교과서로 공부하게 됐다.
[RIGHT]한기홍 객원기자[/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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