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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권하는 사회

2008.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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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T_IMAGE]2,original,left[/SET_IMAGE]우리 사회는 관대한 음주문화를 갖고 있다. 술 마시고 실수를 해도 ‘술에 취해서’라고 변명하면 ‘그럴 수도 있다’며 넘어간다.

술 마시는 이유도 여러 가지다. 기분이 좋아 한 잔, 기분이 나쁘다고 한 잔, 큰 사건이나 사고가 터져 나라가 걱정이라며 한 잔, 경제가 어려워 가슴이 답답하니 위로주로 한 잔 하는 식이다.

이렇게 시작한 술자리는 한 군데서 쉽사리 끝나지 않는다. 2차는 기본이요, 3차는 선택이다. 술 좀 깨자며 찾아간 노래방에서 음료수로 위장한 술을 마신다. 처음에는 사람이 술을 마시는데 이내 술이 술을 마시는 지경에 이른다. 그 결과 숙취로 이튿날까지 속이 아파 꺽꺽대다가 술독(毒)을 뺀다며 사우나를 찾거나 자리를 비워 업무에 차질을 빚기 일쑤다.

더구나 한 가지 술로는 성이 차지 않아 양주 폭탄주에 이어 소주 폭탄주가 유행이다. 정치인과 고위 공직자, 기업 최고경영자(CEO) 프로필에 ‘두주불사(斗酒不辭)형’이 자랑스러운 훈장으로 여겨질 정도다.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를 닮는다. 이 좋은 계절, 5월에 많이 열리는 대학가 축제와 MT(수련 모임)에도 소주와 맥주병이 빠지지 않아 더러는 사고로 얼룩지기도 한다. MT 가서 술만 마시다 온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도대체 술을 얼마나 마시길래 이럴까?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의 연간 술 소비량은 329만㎘. 맥주가 60.3%로 가장 많고 소주 29.3%, 탁주 5.2%, 과실주 1.9%, 위스키 1.1%의 순서다. 술 소비는 2004~2006년 주춤하다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포도주 등 알코올 도수가 낮은 ‘저도(低度)주’ 소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도수 낮은 술이 다양하게 나오면서 여성 음주자도 늘고 있다.





지난해 19세 이상 성인 한 명이 마신 술은 소주가 72병, 맥주 107병, 포도주 2병 정도다. 소주의 경우 알코올 도수가 23도였던 1998년 86만2000㎘에서 22도로 낮아진 2001년 84만9000㎘로 떨어졌다가 21도, 19.8도, 19.5도로 도수가 조금씩 낮아지면서 지난해 96만3000㎘로 늘어났다.

기능성 맥주와 흑맥주 등 소비자 기호에 맞춘 신제품이 잇따라 선보인 맥주도 1인당 소비가 500㎖ 기준 2005년 101병에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많은 사람들이 술 권하는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오늘도 별 생각 없이 술을 마신다. 그러다 건강을 해치고 병을 얻어 가족의 행복도 못 지키고 경제적으로도 쪼들린다.

보건연구원이 2005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하루 소주 8~9잔을 마시면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고혈압과 당뇨병에 걸릴 위험성이 두 배 높아진다. 적절한 양의 알코올 섭취는 좋은 콜레스테롤이라는 고밀도지단백(HDL-C)의 농도를 높여 심뇌혈관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하지만, 이 경우 그 적정량은 소주로 보면 남성은 한 번에 2잔, 여성은 1잔이며 음주 빈도는 일주일에 3회를 넘지 않아야 한다. 역시 세상만사,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한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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