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T_IMAGE]2,original,left[/SET_IMAGE]대부분의 사람은 인생을 계획하고 목표를 세워 노력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나중에 돌이켜보면 덜컹거리는 삶의 여정 속에서 ‘우연’에 의해 흔들린 진폭이 의외로 컸음을 느낄 때가 많다.
중견 탤런트 김혜자 씨가 아프리카를 만난 계기도 그랬다. 드라마 촬영을 마친 뒤 대학생 딸과 유럽 배낭여행을 준비하던 그는 “아프리카에 공짜로 보내주겠다”는 비영리 자선단체의 제안에 여행 경로를 바꾼다. 그 사소하고 우연한 변경이 그의 인생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바꿔 놓았다. 그저 아프리카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삶의 막다른 벼랑 끝에 몰려, 겨우 존재하기에도 힘에 벅찬 아이들이 거기 있었다.
이 책은 그 후 12년 동안 그가 아프리카 14개 국의 분쟁·기아지역을 겪은 체험기다. 영양죽을 얻어먹기 위해 갓난 동생을 업고 자동차로 40분 거리의 모래땅을 걸어오던 소말리아 소녀. 먹을 것이 없어 독초를 씹고 다니는 바람에 입술이 퍼렇게 물든 아이, 소년의 눈빛을 잃어버린 채 “전쟁만 나면 다시 나가겠다”던 시에라리온 소년병 모하메드, 부모가 모두 반군에 살해당한 뒤 반군 대장과 정부군 대장에게 번갈아 가며 성폭행을 당해 두 자녀를 키우는 시에라리온 소녀 레베카….
김씨는 “그 아이들 앞에서 눈물샘의 실밥이 터진 듯 울고 다녔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내 세상의 부조리를 향해 따져 묻는다.
“뷰티산업 규모가 수조 원이라고 하고, 애완동물에게 수백 만 원씩 쓴다는 오늘날 왜 다른 아이들은 800원짜리 항생제 하나 없어 장님이 되어야 하고, 말라리아에 걸려 누워 있는 아빠의 배 위에서 갓난아이가 굶어 죽어야 하나요?”
그래서 이 책은 절대빈곤의 충격 앞에서 눈물짓던 한 사람의 연기자가 국제구호활동가로 거듭나는 과정을 털어놓은 고백서이기도 하다. 자신에게 우연히 다가온 아프리카를 ‘신이 보내준 곳’이라고 생각했던 그는 신에게도 다시 묻는다. 도대체 이렇게 모른 채 방치할 것이라면 아프리카를 왜 만들었느냐고.
그리고 독자를 향해 이렇게 말한다. 만약 당신이 전쟁의 위험·수감·고문·굶주림을 경험해 보지 않았다면 전 세계 5억 명의 사람보다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라고. 당신이 하루 1달러 이상을 벌고 있다면 전 세계 12억 명보다 더 부자라고. 만일 냉장고에 먹을 것이 있고 몸에 옷을 걸치고 머리 위에 지붕이 있는 집을 가진 사람이라면 당신은 이 세상 75%의 사람들보다 잘살고 있는 것이라고.
그리고 호소한다. 너무 야위어 땅에 내려놓아도 발자국조차 생기지 않을 것 같은 이 아이들을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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