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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호>을사늑약 1905 그 끝나지 않은 백년 | 김삼웅

2005.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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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T_IMAGE]4,original,left[/SET_IMAGE]책은 1910년 한일병탄이 아닌, 1905년 을사늑약을 국권 침탈의 원년으로 보고, 그 전후에 일어났던 일제의 한반도 침략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 책을 보면 친일파들은 물론 국제정세를 알지 못해 각 나라와 불평등 조약을 맺은 무능한 조선의 위정자들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자기 나라와 백성의 힘을 믿지 못한 사대적 정부가 민중을 얼마나 큰 고통으로 몰아넣었는지도 잘 알 수 있다.  

 지은이는 한·일 조약의 일본 측 주역들이 남긴 문건이나 회고록 등 여러 자료를 참고해 당시 상황을 박진감 있는 한 편의 영화처럼 재구성했다. 대한제국 흥망사라고 할 수 있는 이 책을 쓰면서 그는 ‘역사의식이 투철한 사람들’은 을사조약을 ‘늑약(勒約)’으로 부른다고 특별히 강조한다. 즉, 강제로 맺은 조약이라는 뜻이다.

“사전적으로 조약을 국가 간의 권리와 의무가 국가 간의 합의에 따라 법적 구속을 받도록 규정하는 행위라고 할 때, 이 기준으로 보면 을사조약은 국가 간의 합의가 아니라 일본의 강제로 체결된 까닭에 늑약이라고 하는 편이 정확하다.”

[SET_IMAGE]3,original,right[/SET_IMAGE]이 책은 1876년 일본과 맺은 강화도조약에서 1910년 한일병탄으로 나라를 빼앗길 때까지의 과정을 문서와 일화를 통해 소상히 설명한다. 특히 을사늑약 체결 당일(1905년 11월17일) 어전회의에서 고종 황제에게 을사오적의 의사를 앞세워 조약을 강요하는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의 작태에 분노한 총리대신 한규설이 졸도하는 장면과 같은 비화를 많이 발굴해 소개한다. 저자 특유의 강단 있는 문장도 읽는 재미를 더한다.

지은이는 이런 역사적 상황과 더불어 한국 근대사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한 나라의 부강함은 경제력과 군사력은 물론 자주적이고 민족적 관점을 유지하는 데서 출발한다는 것이다. 친일파에서 친미파로 이어지며 민중을 수탈했던 역사를 청산해야 하는 근거가 여기서 생긴다는 것이다.    

김삼웅은 자타가 공인하는 대표적 친일파 연구자다. 백범 전문 연구에서 출발한 그는 친일파 연구로 독보적 업적을 쌓았다. 그 후 김대중정부 출범과 함께 <대한매일>(현 서울신문) 주필이 되었고, 성균관대에서 커뮤니케이션과 민족문화를 가르쳤다. 현재는 독립기념관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로는 <친일정치 100년사> <한국 민주사상의 탐구> <해방 후 양민학살사> <금서> <한국 필화사> <곡필로 본 해방 50년사> <한국현대사 바로잡기> <겨레 유산 이야기> <왜곡과 진실의 역사> <일제는 조선을 얼마나 망쳤을까> <서대문형무소 근현대사> <백범 김구 평전> 등이 있다.

최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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