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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호>결코 피할 수 없는 야스쿠니 문제 | 다카하시 히데시 지음

2005.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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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T_IMAGE]3,original,left[/SET_IMAGE]일본인의 눈으로 본 야스쿠니 문제 논평서가 나왔다. 이 책은 현재 일본에서 발간 6개월 만에 30만 권이 팔려 나가며 뜨거운 논란과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본에서 야스쿠니 문제를 일반 대중의 관심사로 끌어들인 기폭제가 된 셈이다. 최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재집권에 성공한 직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면서 이 책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저자는 장삼이사(張三李四)가 아니라 일본 국립 도쿄(東京)대 교수이자 저명한 서양철학자다. 반전주의자로 잘 알려진 저자는 이 책에서 야스쿠니 문제를 이론이 아니라 생생한 기록과 육성을 통해 정면으로 해부한다. 저자는 자기 주장을 내세우지 않고 관련 기록들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독자 스스로 이 문제의 핵심에 대해 나름의 시각을 갖도록 유도한다.

저자는 일본인들조차 야스쿠니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며 여러 가지 논거를 들이댄다. 우선 야스쿠니는 흔히 전몰자를 추모하기 위한 종교시설로 알려져 있는데, 사실은 그게 아니라는 것이다.

“추도란 산 자가 죽은 이를 생각하며 슬퍼하는 행위다. 그런데 야스쿠니는 전사자를 슬퍼하기는커녕 찬미한다. 전사자들을 신으로 드높여 받든다. 이를 현창(顯彰)이라고 한다. 반복되는 현창은 국민에게 일왕과 국가를 위해 전사하는 것을 스스로 희망하게 만든다.”

저자는 이를 아예 “야스쿠니 신앙을 성립시키는 감정의 연금술”이라고 못박는다. 야스쿠니가 추도와 종교시설이 아니라 전쟁 의지를 드높이는 국가적 세뇌기관이라는 것이다.

그는 개인 자격으로 야스쿠니를 참배했다는 고이즈미 총리의 논리도 공격한다.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총리가 되면 야스쿠니를 참배하겠다는 공약으로 우익층을 끌어들인 뒤 갑자기 개인 자격 운운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공박한다.

저자는 또 야스쿠니를 둘러싼 알려지지 않은 여러 가지 이야기를 이 책에서 끄집어낸다. 민간인은 전쟁에서 공을 세우지 못했다는 이유로 합사하지 않는다는 점, 일본 정부가 야스쿠니에 예산과 행정을 적극 지원한다는 점, A급 전범을 분사(分祀)한 것은 야스쿠니에 정치적 알리바이를 제공해 준다는 점, 야스쿠니 참배가 일본 고유의 전통문화와는 다르다는 지적 등이 그것이다.

일본에서는 별도의 전몰자 추도 시설 건립을 야스쿠니 문제 해결의 현실적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 2001년부터 해마다 반복되는 고이즈미 총리의 참배에 질린 한국·중국 등 일제 피해 당사국들도 이를 수용하는 분위기가 강한 편이다. 그런데 저자는 이런 대안도 거부한다. 저자는 야스쿠니 신사 문제를 A급 전범 분사에만 한정하면 결국 일본의 모든 침략 행위를 정당화하게 된다고 경고한다. 결국 진정한 과거사 청산과 반전평화에 대한 일본의 실천적 노력이 없는 한 새로운 국립 추도 시설도 제2의 야스쿠니가 될 뿐이라는 것이다.
[RIGHT]최영재 기자[/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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