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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호>동아시아의 문화선택, 한류 | 백원담 지음

2006.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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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T_IMAGE]3,original,left[/SET_IMAGE]동아시아와 한국을 뒤흔들고 있는 한류(韓流)는 과연 얼마나 지속할 것인가? 이 과제는 한국과 동아시아의 문화 관계자라면 누구나 관심을 갖는 주제다. 그만큼 한류는 이 시대를 관통하는 핵심 화두 중 하나다. 2005년 한 해만 해도 한국은 온 나라가 한류로 떠들썩했다. 한류의 경제효과, 한류에 따른 관광객 유입 증가 등 한류와 관련해 여러 가지 분석이 쏟아져 나왔다.

이 책의 저자인 성공회대학교 중어중국학과 백원담 교수는 한류가 무엇인지, 한류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를 말 그대로 ‘매우 차분하게’ 진단하고 있다. 저자는 한류 초기부터 중국은 물론 일본·베트남·태국 등 여러 나라를 오가며 줄곧 한류를 연구해 왔다. 한류에 대한 숨 고르기가 필요한 현재 시점에서 이 책은 아주 적절한 지침을 제공해 준다.

저자가 이 책에서 다루는 핵심 키워드는 세 가지다. (문화)다양성·생산·대화가 그것이다. 저자가 그리는 한류의 무대는 동아시아로 잡혀 있으며, 한국인은 물론 아시아 각국 사람들 모두 여기에 참여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나라마다 지역마다 갖고 있는 고유한 문화와 어우러지는 한류, 대중매체를 소비하는 차원이 아니라 끊임없이 생산의 고리를 이어가는 한류, 누구나 대화하고 소통하며 결국 평화로운 공존을 낳는 한류를 저자는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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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저자는 먼저 한류의 한계를 지적한다. 기업들은 어떻게든 한류를 통해 한몫 잡아볼까 하고, 국가는 국가이미지를 높이고 국내 문화산업을 활성화할까 하는 등 경제논리로만 한류를 바라보고 있음을 지적한다. 국민은 또 한류로 인해 근거 없는 문화우월주의에 사로잡혀 있다는 점을 꼬집는다. 그것은 그야말로 일회성·속물적 집착·패권주의적 속성이라는 것이 저자의 지적이다. 한류에 대한 국가와 사회, 개인의 기대치는 높지만 사회적 이해 수준은 턱없이 낮다고 저자는 분석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문화적 차원에서 한류에 깊이 있게 접근하는 저자의 안목이 놀랍다. 저자의 말대로 한류는 대단한 계기를 마련해 주었지만 ‘길게 가는 한류’를 바란다면 이제까지의 방식으로는 곤란하다. 한류라는 화려한 조명 아래 오히려 한국문화가 피폐해지는 것을 경계하고 동아시아 각국의 고유 문화를 살리면서 한류가 자유스럽게 어우러지는 풍경을 이 책은 찾고 있다. 이것이 한류를 살리는 길이라는 것이 저자의 지적이다.

저자는 지속가능한 한류를 위해 국가·사회적으로 한류의 역사와 현상, 미래 지향에 대한 시각을 갖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런 진지한 성찰이 없으면 1980년대 ‘홍콩느와르’로 대표되는 홍콩·대만의 문화선풍, 1990년대 일본의 일류(日流)처럼 타올랐다 사그라지는 유행문화로 소멸하고 말 것이라고 경고한다.

성공회대 신영복 교수는 추천사를 통해 “한류의 실체성과 지속성에 대해 저자는 철저한 성찰의 칼을 들고 살펴보고 있다”며 “저자는 한류가 문화 소통이라는 사실에 주목해 동아시아의 불행한 역사를 청산할 수 있는 희망의 고리를 한류에서 찾고 있다”고 말했다.
[RIGHT]최영재 기자[/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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