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유럽은 더 이상 낯설고 먼 곳이 아니다.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는 유럽 여행객뿐 아니라 연일 쏟아져 나오는 유럽의 인문·사회·경제 관련 서적들, 그리고 다양한 여행안내서가 이를 증명한다.
‘안영환의 유럽 이야기’는 단순한 유럽 여행기와 달리 ‘특별한’ 그 무엇이 느껴진다. 유럽과 맺은 저자 안영환 씨의 특이한 인연을 바탕으로 유럽을 심층적이고 다각도로 바라보았기 때문이다.
1973년부터 1999년까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재직했던 저자는 네덜란드, 스위스, 독일, 헝가리 등지에서 무역관장을 역임한 경험을 바탕으로 풍물과 문화, 경제 등 유럽의 속살까지를 세심하게 전해주고 있다.
“험난했던 시절, 수출 현장에서 고군분투한 통상전문가의 관록이 느껴진다”는 이 책에 대한 주위의 평처럼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수출 현장을 누벼온 ‘코트라맨’ 안영환 씨가 한국의 수출역군으로서 치열하게 살아온 경험이 절절히 녹아 있다.
아름다운 풍광과 고색창연한 문화의 향취 속에 살고 있는 유럽인들의 다양한 생활상도 담았다. 한글 이름을 가진 헝가리 호수 마을의 비밀, 베네치아의 곤돌라가 검은색인 이유, 함부르크 백만장자의 소박한 삶과 10대를 이어온 로텐부르크 빵가게 이야기 등. 그 내용들은 추억을 머금고 있는 오랜 사진첩처럼 독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서울문화재단의 유인촌 대표는 추천사에서 “좋은 문화는 돈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지도자들이 다양하고 우수한 문화를 경험해야 문화도시, 문화국민을 만들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의 시선은 매우 유용하다. 역사에 녹아 있는 문화와 정신뿐만 아니라 무역과 경제라는 생생한 삶의 일면까지 폭넓게 전달해 주기 때문”라고 말했다.
저자는 유럽의 역사와 문화에 관심 있는 사람들, 유럽 여행을 계획 중인 사람들, 세계정세와 경제·무역에 촉각이 곤두선 사람들과 함께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고 생각을 공유하고 싶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이 책은 제1부 ‘여행 그리고 인생에 대한 단상들’과 제2부 유럽에서 바라본 ‘세계의 경제·무역에 관한 단상’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경제와 무역에 관해서는 저자의 오랜 실무 경험이 바탕에 깔려 있어 유럽 경제의 현주소가 생동감 있게 우리에게 전해진다.
젊은 시절의 반을 유럽에서 보낸 저자는 유럽인들이 일구어낸 문화와 문명의 결실이 경이롭게만 보였다. 수백 년의 역사가 눈앞에서 살아 숨 쉬듯 잘 보존된 도시의 고풍스런 자태와 빼어난 건축미는 그의 가슴에 진한 감동을 솟구치게 했다. 이에 저자는 당시 유럽 문명의 위대함을 깨닫고 겸허하게 받아들였다.
그래서인지 ‘안영환의 유럽 이야기’에는 유럽 각국의 역사와 문화, 경제와 사회현상을 통틀어 조망하는 해박함이 돋보인다. 특히 한국적 상황에 참고가 될 만한 내용들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저자 안씨의 책 출간은 이번이 세 번째다. 수출 현장을 누비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탐구정신을 잃지 않고 ‘무역진흥기관의 기능과 역할’(1993년), ‘국경 없는 무역전쟁의 도전과 기회’(1997)라는 책을 펴낸 바 있다.
[RIGHT]유혜영 기자[/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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