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가 체결될 경우 우리 농업은 어떠한 보호막도 없이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언제까지 온실에서 안주할 수만은 없는 것이 우리의 냉엄한 현실이다. 이젠 생존의 길을 찾아야 한다.
그렇다면 한국의 농사꾼은 무엇으로 살아남을 것이며, 우리 농업의 활로는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가.
‘한국의 부농들’에 등장하는 농업 분야 최고경영자(CEO)들은 이러한 절박한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한다. 우리 농업이 분명히 경쟁력이 있다고 확신한다.
“모두 농업에는 희망이 없다고 하지만 젊은 사람이 도전해볼 만한 산업입니다. 고급화·차별화된 농산물을 만들어 국제경쟁력을 갖춘다면 농민도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전남 여수에서 양계장을 운영하는 양일영 씨의 말 속에 우리 농업이 맞닥뜨린 위기를 극복할 지혜가 담겨 있다.
현장 취재기자와 데스크로 구성된 지은이들은 부농의 꿈을 이룬 농민들을 벤치마킹할 수 있게 성공 원인을 체계적으로 분석했을 뿐만 아니라 한국 농업의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 어떤 정책을 펴야 하는지도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다. 책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성공한 농업 CEO들의 사례를 생생하게 전한다.
2004년 한 해 매출만 12억 원을 웃돌았다는 양일영 씨가 키운 닭은 일반 닭보다 두 배 이상 비싸지만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간다. 직접 개발한 매실 발효사료로 키워 맛도 좋고 영양가가 높아서다. 양씨는 다양한 사료를 개발해 선진국 양계시장에도 도전할 생각이다.
또 다른 사례는 ‘명품 쌀’. 경기도 양평군 상현 팜스테이 마을의 장영수 회장과 주민들은 20년간 아무도 경작하지 않은 산자락의 버려진 땅을 논으로 개간해 비료와 농약을 일절 쓰지 않고 청량한 계곡물을 끌어다 벼농사를 지었다. 이렇게 생산한 쌀은 한 가마에 100만 원을 호가하지만 없어서 못 팔 정도다. 구매고객을 관리하는 사후 서비스도 도입해 해마다 단골이 늘고 있다.
이 책에는 이외에도 품질과 서비스로 성공한 이들의 사례와 함께 다양한 농산물 아이템으로 성공한 부농들이 수확한 희망의 열매가 알알이 영글어 있다.
키토산을 뿌린 명품 유기농 귤을 생산하는 김찬오 씨, 배 농장에서 음악축제인 ‘배꽃 축제’를 열어 농업에 고급문화를 접목한 이윤현 씨 부부, 입장료 받는 마을축제를 열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 김주헌 씨 등 다양한 사례들을 읽다보면 황량한 농촌에서 새로운 희망의 싹이 힘차게 자라고 있음을 느낀다.
“시장개방을 하더라도 틈새시장을 공략하면 승산이 있습니다. 문호를 닫고 경쟁하지 않으면 우리 농업은 오히려 퇴보할 수 있습니다.”
신제품 하나가 운명을 바꾼다는 신념을 갖고 도라지 가공품으로 성공한 이영춘 씨의 주장은 우리 농촌에 희망가로 울려 퍼진다.
세계무역기구(WTO), 한·미 FTA 등 수입 개방의 거센 파고에 맞서 창의와 불굴의 의지로 성공을 이뤄낸 신(新) 농업의 사례는 우리 농부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음을 증명해주고 있다.
[RIGHT]유혜영 기자[/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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