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전자정부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콘텐츠 영역

<제32호>기쁨의 우물은 고통의 삽으로 판다

2006.01.03
뉴스레터 구독
말하기 속도

본문 듣기를 종료하였습니다.

글자크기 설정
목록
[SET_IMAGE]2,original,left[/SET_IMAGE]2년 전 , 귀국하기 전까지 미국생활 5년 동안 ‘미국 사람, 미국 문화 별것 아니네’라며 나름대로 한국적인 것에 자만과 호기를 부렸던 내게 작은 열패감을 심어준 사건(들)이 지금도 생생하다.

적어도 내게는 미국 햄버거와 피자가 한국 사람이 개발한 불고기버거나 김치피자보다 훨씬 못하고, 미국의 상업텔레비전 프로그램은 한국의 방송들에 비해 너무 저질이어서 못 봐줄 정도였다고 자신만만해 있었다. 내가 미국 대학에서 전공한 언론과 대통령제도 역시 투입된 예산과 인력을 감안하면 한국에 비해 그리 우수한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정작 나의 자존심을 주눅들게 만든 ‘사건’은 만학의 피로를 달래려고 가끔 찾던 콘서트 홀과 명사 초청 강연장에서였다. 템포가 느린 클래식 공연과 자칫 지루해지기 쉬운 강연이었지만 수백 석에 이르는 좌석은 언제나 평소 길거리나 대학 캠퍼스에서 보기 어려웠던 중산층 미국인들로 가득 찼다.

비싼 공연에 대한 허영이나 허식이 아닐까 하는 의심은 관객의 거의 절반이 백발 노인인데다 그들의 수수한 옷차림, 그리고 강연장에서의 질문과 토론 내용을 보고 금방 사라졌다. 공연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공연도 많았지만, 강연회에 초청된 명사는 유명 정치인이나 대중적 스타라기보다 환경·여성·인권 등에서 고난의 시민운동을 수행해 온 사람이 많았다. 사람들은 듣고 생각하기 위해 모였던 것이다.

언젠가 내게 삶의 교훈과 지혜, 영감을 던져준 언론인 빌 모이어(Bill Moyers)의 강연장을 찾았다. 그는 대단한 특종기사를 많이 썼고 정치적 파장이 큰 칼럼을 기고해 명사로 초청된 것이 아니었다. 사회자는 모이어를 초청한 이유를 “그는 미국인들이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를 알려준 언론인이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마침 얼마 후 미국 공영방송(PBS)에서 모이어가 만든 다큐멘터리가 방영됐는데, 나는 신선한 충격에 한동안 넋을 잃었다. 4부작으로 방영된 특집의 주제는 ‘죽음과 함께 살아가기(Living with Dying)’였다. 삶을 위한 삶에서 우리는 과연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을까?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들의 자세를 통해 모이어는 삶의 근원적 지혜를 말하고 있었다.

2년 전, 5년 만에 귀국해 보니 한국에는 전에 없던 웰빙 바람이 불고 있었다. 1970년대 ‘잘살아 보기’ 운동으로 배불리 먹고살게 된 한국인들은 이제 마음먹고 ‘제대로 잘살아 보기’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그럼에도 웰빙 바람은 어딘지 공허하다. 웰빙은 어느새 한국인 특유의 성과주의와 결합해 우리가 세계 일등 웰빙 국민이 되고 웰빙 수출국이 돼야 직성이 풀릴 것 같아 위태롭기까지 하다.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축구 스타가 된 박지성, 미국 유명 대학에 수석 합격하거나 졸업한 한국인 학생, 그리고 아시아 각국에 수출되는 한류…. 한국인이 최근 이뤄낸 일들은 분명 우리를 기분 좋게 한다.

그러나 한국 사람들은 많은 성취 앞에서도 여전히 공허하고 권태롭다. 삶을 위한 삶만을 추구했기 때문은 아닐까? ‘기쁨의 우물은 고통의 삽으로 판다’고 했다. 진정한 풍요를 누리는 것은 가난한 마음이다. 행복한 삶은 죽음에 대한 성찰에서 시작된다.

공공누리가 부착되지 않은 자료는 담당자와 협의한 후에 사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정책브리핑 공공누리 담당자 안내 닫기

이전다음기사

정책브리핑 게시물 운영원칙에 따라 다음과 같은 게시물은 삭제 또는 계정이 차단 될 수 있습니다.

  • 1. 타인의 메일주소, 전화번호, 주민등록번호 등의 개인정보 또는 해당 정보를 게재하는 경우
  • 2. 확인되지 않은 내용으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시키는 경우
  • 3. 공공질서 및 미풍양속에 위반되는 내용을 유포하거나 링크시키는 경우
  • 4. 욕설 및 비속어의 사용 및 특정 인종, 성별, 지역 또는 특정한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용어를 게시하는 경우
  • 5. 불법복제, 바이러스, 해킹 등을 조장하는 내용인 경우
  • 6.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광고 또는 특정 개인(단체)의 홍보성 글인 경우
  • 7. 타인의 저작물(기사, 사진 등 링크)을 무단으로 게시하여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는 글
  • 8. 범죄와 관련있거나 범죄를 유도하는 행위 및 관련 내용을 게시한 경우
  • 9. 공인이나 특정이슈와 관련된 당사자 및 당사자의 주변인, 지인 등을 가장 또는 사칭하여 글을 게시하는 경우
  • 10. 해당 기사나 게시글의 내용과 관련없는 특정 의견, 주장, 정보 등을 게시하는 경우
  • 11. 동일한 제목, 내용의 글 또는 일부분만 변경해서 글을 반복 게재하는 경우
  • 12. 기타 관계법령에 위배된다고 판단되는 경우
  • 13. 수사기관 등의 공식적인 요청이 있는 경우
뉴스레터 구독

히단 배너 영역

정책 NOW, MY 맞춤뉴스

정책 NOW

정부정책 사실은 이렇습니다

실시간 인기뉴스 10.24. 16:17 기준

  1. [정책 바로보기] 정보보호 공시제도, 해킹 악용 우려? 순위동일
  2. 경주·북한산·팔공산 국립공원 '야경 관광' 첫 선…한 달간 운영 순위동일
  3. 정부, '초광역특구법 제정' 추진…역대 최대 320여개 규제특례 담는다 순위동일
  4. 첫 '한식의 날' 기념식…"한식의 새로운 미래 선언" NEW
  5. 지방세 환급금, 12월부터 민간 앱에서 조회·청구 한 번에 NEW
  6. 이 대통령 "강력범죄, 사후 대응 넘어 사전 예방으로 대대적 전환해야" NEW

인기, 최신, 오늘의 영상 , 오늘의 사진

오늘의 멀티미디어

정책포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