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웅하는 가족들의 손을 차마 놓지 못하며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돌리고, 강산이 변했을 세월을 뒤로 한 채 고국으로 돌아오는 아들을 맞는 늙은 어머니의 눈물. 나이 든 사람들이 떠올리는 공항의 이미지다. 아직도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면 오래된 영화를 찾아보아야 할 듯. 지금 공항은 떠나고 돌아오는 곳이 아니다. 톰 행크스 주연 영화 ‘터미널’처럼 수만 명이 먹고, 자고, 놀고 일하는 하나의 ‘도시’다.
갈아탈 비행기를 오래 기다려야 한다면 어떤 사람은 호텔에 머무르면서 휴식을 취한다. 비즈니스 센터를 찾아 회사에 전화도 하고 인터넷으로 업무도 처리한다. 무역상담까지 제공되니 비즈니스맨은 오히려 일하기 바쁘다. 
어떤 사람은 라운지 소파에서 잠을 청한다. 누워서 책도 읽고 TV도 본다. 노트북을 꺼내 짬짬이 일도 한다. PC와 인터넷이 무료로 제공되는 코너에서 이메일을 확인하고 먼 곳의 친구에게 소식도 전한다. 널찍한 화장실에서 마음대로 씻고 편안하게 잔다. 난방도 잘 되고 따뜻한 물도 잘 나오니 아쉬움이 없다.
심심할 세라 구경거리도 많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면 별별 사람을 다 볼 수 있다. 말도 다르고 생김새도 다르고 옷차림도 다르고 하는 짓도 다르다. 일하러 다니는 사람, 놀러 다니는 사람, 맞으려고 온 사람, 보내려고 온 사람.
그냥 차 마시고 식사하고 노는 사람도 있다. 왜 공항에 왔는지 모르지만. 사우나 수면실 이발소 샤워룸 의료센터 기도실 수유실 유아휴게실 놀이방 웬만한 시설은 다 있고 원하는 서비스는 다 제공되니 친구 따라 왔다가 온 김에 놀고 간다. 제대로 구경하라고 미술품도 전시해 놓았고 연주회도 열린다.
왠지 심심하다면 쭉쭉 뻗은 고속도로를 달려 대한민국의 관문 인천국제공항에 놀러가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이국적인 분위기가 색다른 맛을 줄지도 모른다.
글 김병훈 기자·사진 박준우 기자
문의처 : 문화체육관광부 정책포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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