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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버릇처럼 “실례합니다” 합시다

2009.12.29 조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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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의 문화를 존중하는 예의 바른 매너, 낯선 사람에 대한 친절과 따뜻한 미소 등 전 세계 어디에서나 통용되는 ‘글로벌 에티켓’은 그 나라 국민의 수준을 가늠하는 지표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어느 정도 수준일까.

2009년에 국가브랜드위원회와 삼성경제연구소가 공동으로 개발한 국가브랜드 지수를 재는 8가지 항목(경제·기업, 과학·기술, 인프라, 정부 효율성, 전통문화·자연, 현대문화, 국민, 유명인) 중 ‘국민’ 부문은 조사 대상 50개국 가운데 실체 33위, 이미지 22위로 취약한 편이다. 8가지 항목 중에서 가장 높게 평가받은 ‘과학·기술’ 부문(실체 3위, 이미지 9위)에 비해 뒤떨어지는 점수다. 이 연구를 진행한 이동훈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국민 부문은 외국인에 대한 호의, 매너 등 글로벌 시민의식, 기초 질서 준수 수준 등을 평가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국민의 친절도를 평가한 해외 기관의 평가 점수는 더 짜다. 2009년 3월 세계경제포럼(WEF·일명 다보스포럼)이 세계 1백33개국의 ‘관광 경쟁력’을 조사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국의 관광 친밀도(외국인에 대한 국민 환대 태도, 관광 개방성)는 1백15위로 한참 뒤처진다. 같은 보고서에서 한국의 관광 경쟁력을 31위로 평가한 데 비해 관광 친밀도는 훨씬 낮은 순위다. 또 국가와 도시브랜드 지수 평가기관으로 유명한 안홀트-GMI는 2006년 시민들의 친절도 등 도시가 주는 편안함을 고려한 도시브랜드 지수에서 서울을 조사 대상 60개 도시 중 최하위권인 53위로 매겼다.

해외여행 시 글로벌 에티켓도 개선해야 할 점으로 나타났다. 2009년 11월 중순 국가브랜드위원회와 한국관광공사가 내외국인 1천2백명(내국인 해외 여행객 1천명, 국내 관광업계 종사자 2백명)을 대상으로 ‘글로벌 관광 에티켓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한국인들의 해외여행 에티켓에 개선할 여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항, 기내, 관광지 등에서 여행객 스스로 매너를 지키는지 평가한 부문에서는 5점 만점에 4.09점으로 비교적 양호했지만, 승무원과 여행사 직원 등 관광업계 종사자가 여행객을 평가한 점수는 그보다 낮은 5점 만점에 3.22점으로 차이를 보였다. 여행객이 자평하는 것보다 실제로 글로벌 에티켓을 덜 지키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종합해 국가브랜드위원회는 우리 국민에게 취약한 ‘글로벌 시민의식’을 개선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10년에는 △한국방문의해위원회가 주축이 되어 진행하는 외국인 맞이 범국민 환대 서비스 개선 캠페인 △민간 항공기와 공항철도 등과 함께 진행하는 글로벌 에티켓 사업 △방송통신위원회가 시행하는 인터넷 윤리의식 제고 사업 △한국관광공사가 진행하는 글로벌 관광 에티켓 지수 개발 및 활용 등이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국민 환대 서비스 캠페인은 우리나라의 취약 분야인 관광 친밀도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이다. 2009년 10월부터 미소 국가대표를 선발해 운영하고 있으며, 2009년 12월부터 2010년 1월까지 인천국제공항 상주 직원 및 택시 운전기사 등 관광업계 종사자를 대상으로 친절 교육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또 ‘당신의 미소로 한국을 선물하세요’라는 친절 홍보 스티커 11만 장을 항공사, 면세점, 지방자치단체 등에 배포하고 있다.

학교 현장에서도 글로벌 에티켓 교육이 확대될 전망이다. 정주영 한국방문의해위원회 국민참여팀 대리는 “학교에서 어학을 가르치는 원어민들이 청소년들에게 글로벌 에티켓을 수업 시간에 다뤄달라고 교육과학기술부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한국방문의해위원회는 2010년에 국민들에게 외국인 환대 서비스를 홍보하는 ‘1% 배려, 1백% 감동(가칭)’이라는 공익광고를 내보낼 계획이다. 또 2009년에 MBC <무한도전> <무한情 미소천사> 등 여러 오락 교양 프로그램에서 미소와 친절의 중요성을 다뤘듯, 2010년에도 ‘배려’와 ‘감동’을 다루는 방송 프로그램 제작을 지원할 계획이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공항철도, KTX에서도 2009년에 이어 2010년에도 글로벌 에티켓을 지키자는 공익광고물과 홍보물을 배포한다. 항공기나 철도를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전 세계 글로벌 시민의 모습(가칭)’을 담은 3분 안팎의 애니메이션, ‘글로벌 시대의 글로벌 시민으로 살아가기(가칭)’를 홍보하는 브로슈어나 지면 광고를 보여주는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인터넷에서 악플(악성 댓글), 사이버 폭력 등을 막기 위해 인터넷 윤리의식 강화 사업을 펼친다. 이 중에는 인터넷 문화를 모색하는 학술 행사, ‘선플(선한 리플)’ 달기 운동, 온오프라인 교육 등이 포함된다.

한국관광공사는 2009년 말 발표한 글로벌 에티켓 지수를 향후 주기적으로 평가해 관광 한국의 이미지를 높이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우선 해외여행 매너를 만화 형식의 자가진단표로 제작해 해외 여행객들에게 배포할 예정이다. 허현 한국관광공사 브랜드광고팀 과장은 “글로벌 에티켓 지수는 국가브랜드 이미지와도 관련이 높다. 2009년 글로벌 에티켓 지수 조사에서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난 동남아 여행객들의 에티켓 수준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국가 이미지를 높이는 계기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이동훈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국가브랜드 지수 조사 시 “그리스와 뉴질랜드는 실체 대비 이미지 점수가 높았다”면서 그 이유로 “체계적인 국가 브랜딩 노력과 글로벌 광고 캠페인”을 꼽았다. 이 연구원은 G7 수준의 선진 국민의식을 갖추기 위해서는 글로벌 에티켓 등 글로벌 시민의식을 높이는 작업과 함께 국내외 홍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글·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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