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건설 경영자 출신으로 경제 중시 외교를 전개해온 이명박 대통령의 집념이 실현된 성과다.”
한국전력공사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이 아랍에미리트(UAE)가 발주한 원자력발전사업 프로젝트를 따낸 지난 12월 27일, 일본의 <지지(時事)통신>이 보도한 내용이다. <지지통신>의 평가처럼 이명박 대통령은 현대건설 사장 시절(1977~1988) 원자력발전소(원전)와 남다른 인연을 맺었다.
현대건설은 우리나라 제1호 원전인 고리발전소부터 모두 16기의 원전 건설에 참여했다. 1978년 4월 가동을 시작한 고리 1호기는 미국 웨스팅하우스사가 원청업체로, 국내 건설업체로는 현대건설이 설비 공사, 동아건설이 터빈 공사를 맡았다. 고리 1호기를 포함해 지금까지 현대건설이 건설에 참여한 원전은 모두 16기. 고리 1~4호기, 월성 1·2호기, 영광 1~6호기, 신고리 1~4호기로, 이 중 현재 건설 중인 신고리 1~4호기를 제외하고 가동 중인 12기가 모두 이 대통령이 현대건설 사장으로 재직하던 시절에 완공되거나 착공됐다. 이는 우리나라 총 원전 가동 물량 20기 중 60퍼센트에 달하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 한전 컨소시엄에 참여한 웨스팅하우스사와도 인연이 깊다. 이 대통령은 웨스팅하우스사와 1970년대 말 원전 건설 담판을 벌인 적이 있다. 이 대통령은 저서 <신화는 없다>에서 현대건설 사장으로서 한국에 온 웨스팅하우스 수석부사장과 치열하게 담판을 벌인 일화를 소개했다.
“협상 내용은 웨스팅하우스와 현대가 새 원자력발전소 건설에 동참하되 전에 비해 현대건설의 참여 폭이 커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는 기술 이전, 공사 물량, 결국에는 수익 문제와 직결되므로 매우 중대한 협상이었다. 점심도 거르면서 6시간 가까이 회의를 계속했으나 합의점은 나오지 않았다. 줄곧 앉아 마라톤 회의를 하고 있는데 그는 계속 블랙커피만 마셨다. 나는 빈속에 커피가 들어가니 속이 쓰리고 기운도 빠졌다. 나는 비서에게 ‘커피 다 떨어졌다고 하고 보리차를 내와라’고 했다. 보리차를 마시자 나는 기운이 나는데 수석부사장은 피로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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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묘안을 냈다. 밤 12시 통행금지를 시한으로 시간을 끌고 있는 수석부사장 앞에 매트리스를 깔아놓은 것이다. 밤을 새워서라도 협상을 하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인 수석부사장은 결국 오후 11시 50분쯤 현대건설이 원하던 방향으로 합의를 해주었다. 열네 시간에 걸친 담판 끝에 이룬 쾌거였다.
이번 원전 수주 이후 이 대통령은 청와대 참모진에게 “당시 원전 기술을 얻기 위해 웨스팅하우스사에 기술이 없어 힘겹고 설움 받던 시절이 있었다”고 회고하며, “그러나 이제는 우리도 당당하게 선진 기술로 세계에 진출하는 원전 수출국의 첫발을 내디딜 수 있게 됐다”고 감개무량한 소감을 밝혔다.
글·최은숙 기자
문의처 : 문화체육관광부 정책포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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