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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이 학교 살리자 학교는 마을 살렸다

강릉 송양초, 주민들 도움 덕에 폐교 위기 벗고 전학생 늘어 마을 활기

[지역희망 프로젝트] 교육여건 개선 및 인재 양성

2013.08.01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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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희망 프로젝트의 6대 중점추진 방향 중 하나인 ‘교육여건 개선 및 창의적 인재 양성’은 지방 초·중·고교 교육여건 개선 및 지방 대학 특성화, 그리고 지역 인재와 기업의 선순환 성장을 골자로 한다. 특색 있는 외국어 교육으로 폐교 위기에서 벗어난 강릉 송양초등학교의 사례는 교육여건 개선이 지역의 생활여건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도시학교 부럽지 않은 시설을 갖춘 교실에서 강릉 송양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이 수업을 하고 있다. 송양초등학교는 지역사회와 학교의 노력으로 교육서비스의 수준을 높여 폐교 위기에서 벗어나고 인구 유입에도 기여하고 있다.
도시학교 부럽지 않은 시설을 갖춘 교실에서 강릉 송양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이 수업을 하고 있다. 송양초등학교는 지역사회와 학교의 노력으로 교육서비스의 수준을 높여 폐교 위기에서 벗어나고 인구 유입에도 기여하고 있다.
 
“What did you do(넌 뭘 했니)? did는 do의 과거형이에요. 지금이 여름방학 끝난 뒤라 생각하고 답해보세요. 방학 동안 뭘 했나요? What did you do?”

강원도 강릉시 성산면 위촌리길에 있는 송양초등학교 5학년 교실이다. 한세현(26) 선생님이 이렇게 묻자 아이들이 스스럼없이 손들고 일어나 답했다.

“I played soccer.“
“I studied a lot.”
“I went to Sokcho.”

학생 수 16명, 원목마루가 깔린 교실 안은 널찍하고 쾌적했다. 수업에는 대형 TV와 분필가루 걱정이 없는 전자칠판이 사용됐다. 여느 도시학교 부럽지 않다. 게다가 창문 밖은 온통 초록빛이다. 학교 운동장의 천연 잔디가 빗물을 머금은 채 모처럼 드러난 햇빛 아래 더욱 푸르게 빛났다.

인근에 문화시설이 전무한 송양초등학교는 전형적인 농촌학교다. 이 학교는 지난 5월 30일 춘천시 강원유아교육진흥원에서 열린 ‘다시 살아난 농어촌 학교, 우수사례 발표회’에서 성공 사례로 소개됐다.

“지난 2007년 학생 수가 25명으로 줄었어요. 여느 농촌 학교처럼 농촌 인구의 자연감소와 더불어 보다 나은 교육환경을 찾아 학생들이 떠났기 때문이지요. 학교가 폐교 위기에 몰리자 지역사회까지 위기의식을 느끼고 학교 살리기에 적극 나섰습니다. 지금은 전교생이 110명에 이릅니다.”

송양초등학교 심춘택(61) 교장은 폐교 위기의 학교가 되살아난 것은 지역사회의 관심과 특색 있는 교육과정을 도입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송양초등학교 살리기는 2007년 천연 잔디 운동장 만들기로 시작됐다. 아이들이 돌아오려면 학교 환경부터 달라져야 했기 때문이다. 학교가 위치한 위촌2리 주민들이 앞장섰고, 위촌1리의 송양초등학교 동문들도 참여했다.

지역주민들이 송양초등학교의 위기에 관심을 가진 것은 이 학교가 상당수 지역주민들의 모교이기도 하거니와, 위촌리가 지역 연계를 중시하는 전통을 갖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위촌리는 조선 중기인 1577년 마을 주민들이 대동계를 조직한 이후 지금까지 매년 설날이면 마을 어른들에게 합동 세배를 드리는 전통을 이어오는 ‘도배마을’로 유명하다.

학교 동문회에서도 나섰다. 농어촌 학교 학생들에게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쉬운 영어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원어민 강사비 500만원을 지원, 2009년 방과후학교 영어교실을 1개반 운영하기 시작했다. 수강 희망 학생이 늘어나자 2개, 3개로 늘렸고, 올해에는 6개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주민들이 잔디 모종을 구하고 호미와 삽으로 손수 가꾼 송양초등학교 천연 잔디 운동장.
지역주민들이 잔디 모종을 구하고 호미와 삽으로 손수 가꾼 송양초등학교 천연 잔디 운동장.
 
외국어 특성화 교육 소문에 잇단 전학 문의로 고민

이 학교 영어교육 관리 교사인 한세현 선생님은 “오늘 수업을 한 5학년 아이들의 영어 실력은 전반적으로 다른 학교 상위권 수준이며, 그 가운데 4, 5명 정도는 원어민 교사의 실수도 잡아낼 정도의 실력”이라고 전했다.

방과후학교에서는 영어교실 이외에도 원격화상영어반, 영어연극반, 오페라반 등도 운영하고 있다. 2010년부터는 뉴질랜드 오클랜드주의 ‘블록하우스베이 인터 스쿨’과 자매결연을 맺고 국제 교류 활동도 하고 있다.

심 교장은 “우리 학교 학생 10명이 겨울방학 동안 11주간 뉴질랜드 자매학교로 연수를 가고, 뉴질랜드의 자매학교 학생들은 매년 5월 우리 학교를 방문해 홈스테이를 한다”며 “그러한 경험이 아이들의 국제 감각을 키워주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이 학교에 인근 속초의 대포초등학교 학부모들이 찾아왔다. 비슷한 환경의 농촌 학교인 대포초등학생들에게도 연수 기회를 달라는 요청을 하기 위해서였다. 이에 지난 겨울에는 대포초등학생 4명도 뉴질랜드 연수에 합류했다.

영어뿐 아니라 일본어, 중국어 교육도 실시하는 송양초등학교의 외국어 특성화 교육이 소문나면서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학급당 정원이 다 찼는데도 계속 전학 문의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심 교장은 “전학 문의를 적절히 수용하기 위해 강구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지금의 학교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더 큰 과제”라고 말했다. 지역주민들과 동문회 등의 지원에만 의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심 교장은 요즘 외국어 특성화 교육비를 자체 조달하기 위해 학교 운영비 절감에 애쓰고 있다.

학교가 변하자 인근 마을에도 생기가 돌고 있다. 새로 이사 오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이다. 위촌2리의 함영진(51) 이장은 “위촌2리의 경우 2007년 65가구에서 현재 70가구로 가구수가 늘어났다”며 “주로 젊은 분들이 이사를 오고, 이사 오려는 분들이 전원주택 지을 만한 땅을 구할 수 있는지 문의도 해온다”고 전했다.

송양초등학교를 떠나며 바라본 위촌리마을은 예쁘고 단정했다. 3년 전 마을가꾸기 사업을 하면서 그려놓은 마을 벽화는 소박하면서 정감 있었다. 학교 앞을 지나는 위촌천을 따라 난 마을길은 장맛비 속에서도 말끔했다. 그간 학교와 지역사회의 노력이 성공했음에 틀림없다. 기자에게도 이곳에서 살면 어떨까 하는 마음이 들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글·사진: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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