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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작 개선해야 했을 운전면허 신검

수수료 4천원 받던 신체검사 대신 국민건강검진 정보 이용으로 편리해져

[정부3.0-정부가 달라졌어요] 효율적인 정부

2013.09.13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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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면허시험장에서 간단한 건강검진 조회만으로 운전면허증을 발급받을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면허증 신규 발급과 갱신을 위해 운전면허시험장에서 별도로 시력과 청력 검사 등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지난 8월 1일부터 시작된 이 서비스는 5개 기관의 협업을 통한 정보 공유와 개방으로 이뤄졌다.

최근 2년 이내 건강검진을 받은 사람은 면허시험장에서 별도의 시력·청력검사를 하지 않아도 민원 담당의 간편한 정보 검색만으로 면허증 신규 취득이나 갱신을 할 수 있게 됐다. 사진은 강남운전면허시험장의 민원실 모습.
최근 2년 이내 건강검진을 받은 사람은 면허시험장에서 별도의 시력·청력검사를 하지 않아도 민원 담당의 간편한 정보 검색만으로 면허증 신규 취득이나 갱신을 할 수 있게 됐다. 사진은 강남운전면허시험장의 민원실 모습.
민원 담당 “최근 2년 이내 국민건강보험공단이나 직장에서 건강검진을 받으신 적 있나요?”
민원인 “건강보험공단에서 1년 전에 받았어요.”
민원 담당 “그럼 제가 정보를 좀 직접 봐도 되겠습니까?”
민원인 “… 제 검사 내역을 모두 보시는 건가요?”
민원 담당 “아뇨. 시력과 청력에 관한 정보만 보입니다.”
민원인 “그럼 따로 시력 검사를 안 받아도 되는 거죠?”
민원 담당 “네, 개인정보 동의만 허락하시면 됩니다.”
민원인 “간편해져서 너무 좋네요. 신체검사 비용 4천원도 굳었고요.(웃음)”

9월 2일 오전 10시 30분, 강남운전면허시험장 민원실을 찾은 방문자와 민원담당과의 대화 내용이다. 이날 서울시 송파구에 거주하는 정모씨는 2종 보통 운전 면허를 갱신하러 왔다가 달라진 서비스를 접하고 놀랐다. 적성검사 신청서 용지의 개인정보 제공 동의에 사인을 하고 2~3분 내에 바로 갱신된 면허증을 받았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면허시험장 지하에 있는 신체검사장으로 내려가 20~30분의 대기 시간을 거쳐 별도로 시력 검사를 한 후 그 결과가 나오는 걸 기다린 후에야 갱신이 가능했다. 경기도 성남시에 사는 차모(25)씨 역시 면허증 갱신을 하러 왔다가 따로 시력과 청력 검사를 받지 않고 바로 면허증을 발급받을 수 있었다. 최근 직장에서 건강검진을 했기 때문이다. 이날 면허시험장 지하의 신체검사장엔 대기자 한두 명만 보일 뿐 한산한 모습이었다. 지난 8월 1일부터 별도로 신체검사를 받지 않아도 운전면허증을 발급받을 수 있도록 도로교통법 시행령이 개정됐기 때문에 가능해진 일이다.

안전행정부·보건복지부·경찰청·국민건강보험공단·도로교통공단 등 5개 기관은 협업을 통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보유하고 있는 국가건강검진 정보를 최초로 공동 이용, 별도 신체검사 없이도 운전면허증을 발급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해마다 운전 면허를 신규 취득하거나 면허증을 갱신하는 국민은 총 300만명(신규 140만명, 갱신 160만명)에 달한다. 이들은 면허 신규 취득이나 갱신을 위해 개별적으로 건강검진을 받고 건강검진 결과서를 제출하거나, 면허시험장에서 4천원을 지불하고 시력·청력 검사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최근 2년 내 시행한 건강검진 결과 중 시력과 청력 정보 이용에 동의하면, 경찰서 또는 운전면허시험장 직원이 행정정보 공동이용 시스템을 통해 건강검진 정보(시력·청력)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건강검진 결과서를 별도로 제출하거나 면허시험장에서 신체검사를 따로 받을 필요가 없게 됐다.

연 3백만명 혜택받아 161억원 비용도 절감

강남면허시험장 민원부 정성자 과장은 “지난해부터 원하는 이에 한해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에 직접 접속, 건강검진결과서를 출력해 제출하면 면허시험장에서 하는 별도의 신체검사를 받지 않아도 되는 제도가 도입됐으나, 공인인증서 이용 등 절차가 번거로워 대부분 신체검사를 선호했다”며 “이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면허시험장에 나와 간편 검색을 통해 면허증을 신규 발급받거나 갱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강남면허시험장의 경우 개인적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 사이트에 접속해 건강검진 결과서를 가져온 경우는 7월 한 달 총 246건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직접 면허시험장에 나와 신체검사를 했다.

그러나 이번 서비스가 실시된 8월 1일 이후 한 달간 건강검진정보 간편 검색 서비스를 이용한 경우는 2.666건으로 지난달에 비해 열 배가 넘었다. 반면 면허시험장에서 신체검사를 하는 사람 수는부쩍 줄었다.

안행부 등 앞서 언급한 5개 기관은 올해 초부터 건강검진정보 공동 활용을 위해 긴밀한 협의과정을 거쳤다. 그 결과 운전면허 적성검사에 필요한 시력·청력 정보만을 뽑아 공동 이용하기로 합의했다.

안행부 김형만 민원제도과장은 “운전면허증 발급 간소화는 부처 간 협업과 칸막이 제거를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제도 개선 사례”라며 “정부3.0의 핵심 가치인 개방·공유·소통·협력을 통해 국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게 됐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건강증진과 김순희 사무관은 “개인의 건강검진 정보 중 시력과 청력 정보만 관리하는 내부망을 만들기 위해 개인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여러 차례의 실무회의를 거쳤다”고 말했다.

안행부에 따르면 이번 제도 시행에 따라 연간 약 300만명의 국민이 혜택을 받고 신체검사비와 필요 서류 등 약 161억원에 달하는 비용까지 절감할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전체 국민의 56퍼센트에 해당하는 2,800만명(2012년 12월31일 기준)의 운전면허 소지자가 지속적으로 혜택을 받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글·사진: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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