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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오일 뒤집어쓴 그날, 인생이 바뀌었죠”

금속재료 기능장 노성훈 씨, ‘국가자격 취득자 체험수기’ 최우수상

2014.07.21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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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는 노력으로 현실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금속재료 기능장으로 거듭난 노성훈 씨.
끊임없는 노력으로 현실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금속재료 기능장으로 거듭난 노성훈 씨.

“안녕하세요, 노성훈입니다.”

순박한 얼굴에 꾸밈없는 미소. 올해 서른둘, 경남 창원에 소재한 국내 굴지의 중공업 업체에서 근무하는 금속재료 기능장 노성훈 씨의 첫인상이다.

노 씨는 지난 6월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한 ‘국가자격 취득자 체험수기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두 달간 진행됐던 이번 공모전에서는 국가자격을 취득한 후 취업 또는 창업에 성공했거나 직장 내에서 새로이 업무능력을 인정받은 경우 등 다양한 사례 총 125편이 접수돼 최우수작 1편과 우수작 3편이 가려졌다.

“학력이 아닌 기술로 취업하기 위해 노력했고, 자격증으로 실력을 증명한 사연이 진솔하게 담겼다”는 심사평을 받은 노 씨의 수기에는 고교 졸업 후 어려움을 겪다 전문대에 진학, 자격증을 취득하고 대기업에 취업해 또다시 일과 공부를 병행하며 기능장 자격증을 취득하기까지 도전과 좌절, 성공의 이야기가 담담하게 펼쳐져 있다.

실력 부족 절감…전문대 진학 후 자격증에 도전

인천의 한 가정에서 2남 1녀 가운데 차남으로 태어난 노 씨는 어려서부터 집안 형편이 어려웠다고 한다. 얼른 취직해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에 공업계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2학년 때부터는 자격증에 도전해 졸업 전까지 자동차정비기능사, 자동차검사기능사, 건설기계기관정비기능사, 굴삭기운전기능사 등 자격증 4개를 취득했다. 여느 동기들이 자격증 1, 2개만 들고 졸업하는 것에 비하면 많은 편이었다. 그러나 ‘기능사’ 자격증만으로는 현장에서 대접받지 못했다.

고등학교 3학년 2학기 때부터 현장실습 겸 자동차 정비업소에 취업한 노 씨는 늘 세차담당이었다. 잡다한 일만 맡겨질 뿐 차량을 점검하며 실력을 키울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호칭도 이름 대신 ‘야’, ‘너’로 불리기 일쑤였다. 업체 몇 곳을 전전했지만 상황은 비슷했다. 그러다 입영통지서가 날아와 정비병으로 2년간 복무를 마치고 전역, 다시 자동차 정비업소에 취업했지만 급여만 조금 올랐을 뿐 대우는 여전했다. 그러던 중 2004년 여름 그의 인생을 바꾸는 일을 경험하게 된다.

“딱 요즘같이 엄청나게 무더운 날씨였어요. 정비업소 사장이 저에게 폐오일을 처리하라고 했죠. 펌프를 작동시키자 장치 안에 있던 폐오일이 하늘로 솟구치더니 순식간에 제 얼굴로 쏟아졌습니다. 석유 유출사고 현장의 갈매기처럼 저는 시커먼 기름범벅이 됐죠. 그런데 사장과 선배들은 기계만 살피고, 오히려 제게는 욕설을 퍼부었습니다. 그때 저 자신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졌어요.”

그날 이후 노 씨는 ‘실력을 쌓아 기술로 성공해야겠다’고 결심, 정비업소를 그만두고 2005년 3월 인하공업전문대 금속재료과 야간학부(2년제)에 입학했다.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성적은 늘 상위권을 유지했고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할 수 있었다.

부단한 노력의 결과로 2학년에 재학 중이던 2006년 졸업예정자 자격으로 금속재료 산업기사 자격시험에 응시해 한 번에 합격했다. 산업기사 자격시험은 기능사 자격증 소유자의 경우 경력 1년, 실무 경력만 있을 경우 경력 2년이 필요하나 관련학과 대졸자(졸업 예정자)는 경력 없이 바로 응시할 수 있다.

노 씨는 “기능사 자격증만 있을 때와 달리 산업기사 자격증을 취득하니 취업할 수 있는 대상이 달라지더라”며 “이전까지는 꿈도 못 꾸던 대기업에 원서를 내밀 수 있었다”고 말했다.

2년 동안 노력한 만큼 보람도 뒤따랐다. 동시에 여러 대기업에 합격했다. 행복한 고민 끝에 노 씨는 자신이 살던 인천과는 멀지만 금속 관련 기술을 좀 더 배울 수 있는 경남 창원의 두산중공업을 선택했다.

노 씨에게 입사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도전의 시작이었다. 2007년 1월 입사한 그는 신입사원 교육을 받던 중 새로운 꿈을 꾸게 됐다. 금속재료 기능장 자격증 취득이다.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기능장은 제가 감히 넘볼 자리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산업기사 자격을 따고 나니 ‘도전하면 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이 바뀌었어요.” 노 씨는 2012년부터 기능장 자격시험을 준비했다. 그 전까지는 배울 게 많은 신입사원이라 자격시험에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또 지금의 아내를 만나 결혼도 했고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규모인 1만3천톤급 프레스기를 운용하는 막중한 책임을 맡게 됐다.

달라진 대우에 격세지감…첫 월급 비해 연봉 20배 상승

직장생활을 하면서 병행하는 기능장 자격시험 준비는 고됐다. 필기는 한 번에 붙었지만 광범위한 분야에서 문제가 출제되는 실기는 무척이나 어려웠다. 노 씨는 퇴근 후 매일 도서관으로 직행했고 잠을 하루 네다섯 시간으로 줄여가며 책을 봤다. 근무시간에는 스마트폰으로 찍어둔 실기 관련 교재를 틈나는 대로 읽었다.

그는 “무엇보다 고마운 건 저를 믿고 의지해 준 아내였다”고 했다. 세 번의 낙방 끝에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네번째 실기시험을 준비하는 동안 그의 아내는 둘째를 임신한 만삭의 몸으로 네살배기 아이를 돌보며 도서관으로 향하는 노 씨에게 매일 도시락을 싸줬다.

“실기시험 합격자 발표일이 10월 4일이었는데, 마침 둘째가 10월 2일 태어났어요. 병원에서 아내와 함께 합격통지를 문자메시지로 받았어요. 둘째 순산에 이은 겹경사에 뛸 듯이 기뻤습니다.”

노 씨는 보람과 함께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했다. “고3 때 첫 직장에서 월급 30만원을 받았습니다. 지금은 그때보다 20배 넘게 법니다. 자격증으로 제가 가진 기술을 증명한 덕분입니다. 학력이 아닌 실력을 쌓는다는 마음가짐으로 자격증에 도전한다면 누구나 노력한 만큼 결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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