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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영화 한 편 어뗘?”

[문화, 공동체를 변화시키다] 작은영화관

지역 간 문화 격차 줄인 작은 영화관

2015.01.13 문화체육관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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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천 원에 개봉영화를 본다? 울릉군을 제외하면 육지에서 가장 작은 군(郡)인, 장수군에서는 ‘작은영화관’ 덕분에 이러한 일이 현실이 되고 있다. (사진=저작권자 (c) 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5천 원에 개봉영화를 본다? 울릉군을 제외하면 육지에서 가장 작은 군(郡)인 장수군에서는 ‘작은영화관’ 덕분에 이러한 일이 현실이 되고 있다. (사진=저작권자 (c) 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가족의 주말 나들이, 연인의 데이트나 친구의 모임코스로 가장 손쉬운 것은? 아마도 대부분이 영화 관람을 생각할 것이다. 주말이면 입장권을 구하기 힘든 극장의 풍경, 때로 1천만 관객을 훌쩍 넘기는 흥행 실적, 지난해 이미 한국영화 관객 수가 2억 명을 돌파하고, 올해도 2년 연속 2억 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영화 관련 뉴스를 보고 있으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영화는 가장 친숙한 문화생활이 맞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모든 이들이 영화를 즐긴다고 생각하면 오산. 아쉽게도 이런 풍경은 대도시와 일부 도시에서나 볼 수 있다. 영화를 보고 싶어도 영화관이 없어 볼 수 없는 상황은 지금도 벌어진다.

영화관람 ‘참! 쉽죠, 잉!’

숫자를 좀 들여다보자. 2012년 말 기준 전국 230개 기초자치단체중 극장이 없는 지역이 109개나 된다. 인구로 보면 전체 인구 중 약776만 명이 극장과 영화 관람의 혜택이 없는 지역에 살고 있다. 때문에 1인당 영화 관람 횟수 역시 지역별로 크게 차이가 난다. 2013년 기준으로 서울은 6.01회지만 전남은 2.06회, 경북은 2.39회 등이다. 많게는 세 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이 숫자는 도시와 지방 간 영상문화 격차를 그대로 드러내는 지표다.

문화 향유 기회 확대와 지역 간 문화 격차 해소라는 국정과제를 내건 정부가 ‘작은영화관’ 건립을 지난해부터 적극 추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부가 지방비 보조 형태로 지방 문화회관 리모델링이나 지자체의 영화관 직접 건립을 지원해 누구나 최신개봉영화를 쾌적한 시설에서 즐길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전북 김제시와 임실군에 이어 올해 강원 홍천군 등 3개소, 전북 고창군·무주군 등 6개소에도 ‘작은영화관’이 속속 문을 열고 있다.

전북 장수군의 ‘한누리시네마’는 작은영화관의 선구자. 2010년 11월 장수군 문예회관 복합건물 내 미술 전시장을 리모델링해 지은 이곳은 전국 최초로 군 단위에서 작은영화관 운영의 성공적인 모범 사례를 만들어냄으로써 다른 지역에 영감을 제공했다.

3D영화 상영 시설 보유

장수군 한누리시네마는 서울의 특급 멀티 플렉스 못지않은 상영관 2개를 운영하고 있다.
장수군 한누리시네마는 서울의 특급 멀티 플렉스 못지않은 상영관 2개를 운영하고 있다.
한누리시네마의 극장 환경은 기대를 훨씬 뛰어넘었다. 의암사를 배경으로 수변공원을 끼고 수영장·헬스장·전시장, 크고 작은 운동장 등을 갖춘 문화 복합시설인 한누리전당 안에 자리잡은 한누리시네마는 규모만 작을 뿐 수도권의 첨단 극장 시설과 비교해도 전혀 뒤처지지 않는 깔끔한 최신식 관람 환경을 자랑한다. 각각 36석, 40석의 고급스러운 관람석을 갖춘 2개 관은 객석의 앞뒤 간격이 넓고 첨단 3D영화까지 상영할 수 있다. 홈페이지에서 인터넷 예매도 가능하다. 마침 상영작 <툼스톤>을 보고 나오는 관객 한병근 씨의 말을 들어보니 극장 설립 전후의 변화가 실감난다.

“학생 때부터 영화를 좋아했지만 늘 인근 전주시까지 한 시간 넘게 차를 타고 나가야 하니 1년에 서너 번이 고작이었습니다. 거의 하루를 잡아야 하고, 왔다 갔다 차비도 만만치 않았지요. 4인 가족이 다녀오면 십만 원을 넘게 썼어요. 그런데 한누리시네마가 생기면서 거의 매주 영화를 볼 수 있어 너무 좋습니다. 가격도 5천 원이라 부담이 적고요. 새로 개봉하는 영화는 안 빼놓고 보려 해요. 한가한 주말에는 인터넷으로 예매해 두 편의 영화를 잇달아 보기도 합니다.”

“이것 참 신기하네, 화면에서 사람이 튀어나올 것 같아!” 장수군 한누리시네마는 규모는 작지만 3D영화 상영까지 가능하다.
“이것 참 신기하네, 화면에서 사람이 튀어나올 것 같아!” 장수군 한누리시네마는 규모는 작지만 3D영화 상영까지 가능하다.

다음 영화를 기다리는 고등학생들은 “전에는 오락실이나 노래방밖에 갈 데가 없었지만, 이제 영화 보는 일이 가장 먼저”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전북 장수군은 인구 2만 3천여 명으로 경북 울릉군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작은 군이다. 이런 곳에 타 지역에 앞서 작은영화관이 설립돼 성공을 거둔 것은 장수군과 군민, 위탁 경영을 시작한 글로벌미디어테크의 노력이 합쳐졌기 때문이다. 글로벌미디어테크 김선태 대표는 “8년 전 전국 지자체에 작은영화관 사업 제안서를 냈을 때 전국에서 유일하게 장수군만 관심을 보였다”고 말한다. 장수군은 당시 여론조사를 실시, 영화관 건립을 희망했던 군민의 의견을 받아들여 문예회관 내 갤러리를 영화관으로 개조했다. 소중한 영화관을 가지게 된 군민들은 ‘우리가 열심히 보지 않으면 영화관이 문을 닫을지 모른다’며 부지런히 영화를 보러왔다고.

우리 영화관은 우리가 지킨다

매년 전체 군민 숫자와 비슷한 2만여 명이 극장을 찾는다.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으로 입장료는 5천 원으로 저렴한 데다 연간 10만 원씩 지급되는 문화누리카드를 활용하면 부담 없이 영화를 즐길 수
있다. 위탁 경영에서 출발해 현재 사회적협동조합 형태로 극장을 운영하는 글로벌미디어테크 측에서는 “입장료가 낮고 관람객 수용가능 인원이 한 회 80명 이하이기 때문에 흑자를 내기 쉽지 않지만, 대신 전기료와 임대료를 무상으로 공급받고 또 규모가 작은 만큼 운영비도 적게 든다”며 싼값에 지역 주민에게 영화 관람의 기쁨을 안겨주는 보람을 말한다.

장수군이 작은영화관 설립에 나설 때만 해도 “시골 농촌에 누가 영화를 보러 오냐?” “운영이 되겠느냐?”며 부정적 시선을 보냈던 다른 지자체들도 장수군의 성공에 자극을 받아 속속 영화관 건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누리시네마 김혜경 매니저는 “인근 남원시에 있는 극장도 워낙 낙후되어 쥐가 다닐 정도라네요. 한 시간이나 걸리는 우리 극장까지 일부러 찾아오는 분들도 있어요”라며 최근 문화욕구를 가진 귀농인들이 늘어나는 추세이기에 농촌 지역의 높아진 문화수요를 맞추기 위해서라도 이런 영화관이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북 장수군은 작은영화관이 들어서면서 서울과 동시에개 봉 영화를 볼 수 있는 곳이 됐다.
전북 장수군은 작은영화관이 들어서면서 서울과 동시에개 봉 영화를 볼 수 있는 곳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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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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