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피해자를 돕는 피해자 전담 국선변호사로서 활동하고 있는 김종웅(44) 변호사가 전하는 소감이다. 법무부는 지난 7일, 성폭력 및 아동학대 피해자를 위한 ‘피해자 국선전담변호사’ 15명을 위촉했다.
전담 변호사들은 앞으로 2년 임기 동안 ‘해바라기센터’ 5곳과 대한법률구조공단 지부 10곳에 배치돼 성폭력 및 아동학대 피해자의 권익 보호를 전담하게 된다. 해바라기센터는 여성폭력 피해자에 대해 상담, 의료, 수사, 법률 등을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여성가족부의 시설로 전국에 34곳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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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김종웅 변호사가 황교안 법무장관으로부터 피해자 국선전담변호사 위촉장을 받고 있다.(사진=법무부) |
성폭력범죄 피해자들은 사건 발생초기부터 수사와 재판 등 권리구제 단계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돼왔다. 일방적인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없었다. 이로 인해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미흡하고 피해배상도 적절히 이뤄지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피해자 국선전담 변호사 제도는 이런 성폭력 피해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법률적으로 지원하는 제도이다. 해를 거듭하면서 이 제도의 수혜를 받은 피해자 대다수가 전담변호인 제도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그런 점에서 지난 2013년 6월부터 모든 성폭력 피해자에게 피해자 국선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은 획기적인 조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6일 경찰병원 내 서울동부 해바라기센터에서 국선변호인으로 활동 중인 김종웅 변호사를 만나 활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김 변호사는 이번에 위촉된 국선변호인 중 유일한 남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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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웅 피해자 전담 국선변호사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그는 법무부가 위촉한 15명의 국선변호인 중 유일한 남성이다. |
우선, 전담변호사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일반적인 피해자 변호사의 역할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관련 법률은 피해자 국선변호사의 업무를 피해자가 ‘형사절차상 입을 수 있는 피해를 방어하고 법률적 조력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현재 그 범위나 역할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아직은 제도가 정착돼가는 초기 단계라서 전담변호사의 구체적인 역할이 변호사마다 다를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피해자가 수사와 공판 등 형사절차에서 수사기관이나 공판 관련자들로부터 흔히 입는 2차 피해를 막는 역할, 수사와 공판에 피해자가 출석하는 경우 신뢰관계자로서 동석, 가해자에게 피해배상을 청구하는 역할, 가해자가 법적 절차에 따라 응분의 처벌을 받게 하는 등의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변호사는 “국내에 있는 거의 대부분의 변호사들이 재판과 이에 관련되는 송무절차에 매달리는 데 반해 피해자 전담변호사는 공판은 물론 형사절차 전반, 심지어 고소나 입건 등 수사가 개시되기 전부터 사건에 개입하게 된다.”며 “피해자 또한 수사기관, 법원, 기타 유관 기관과의 상시적인 소통이 송무에 비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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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교안 법무장관이 피해자 국선전담변호사 위촉식에서 피해자들에게 아픔을 극복하는 용기와 위로를 전하는 따뜻한 변호사가 돼주기를 당부했다. (사진=법무부) |
피해자 국선변호인 제도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 “가해자가 엄벌에 처해지도록 하거나 피해자가 형사합의나 민사소송을 통해 합당한 배상을 받도록 하는 것이 기본적인 목표이다. 나아가 피해자가 사건 이전과 같은 상태로의 심적, 물적 원상회복을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설명했다. “피해 배상이나 가해자에 대한 형사처벌은 비교적 원활히 이뤄지지만, 원상회복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그런 점에서 제가 추구하는 목표는 매우 제한적일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전담변호인은 애로사항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피해자 변호사의 역할과 업무에 대한 수사기관, 법원 등 관련 기관의 이해가 부족한 실정이다. 김 변호사는 “아직은 초창기라서 피해자 전담변호사들이 노력하고 있지만 관련기관도 인식 개선에 힘을 합쳐야 된다.”고 지적했다. 업무상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상당하다. 다양한 성폭력 피해자들의 사례를 접하면서 구체적인 사건 내용을 피해자 입장에서 매번 들어야 하는 고충은 생각보다 심각한 정신적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호사 11년차인 김 씨는 피해자 전담 변호사로서 누구보다 보람을 느끼고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그는 지난 1년 6개월동안 300여 건의 성폭력 피해 사건을 다뤘다. 다른 전담변호사에 비해 많은 편이다. 그러나 성폭력 피해자를 상담하더라도 사건마다 정형화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 매번 신경써야 할 부분이 한둘이 아니다. 피해자 한 명을 무려 20번 만난 적도 있다. 피해자와의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끈질긴 인내심은 기본이라는 것이 김 변호사의 신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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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동부해바라기센터 직원들이 포즈를 취했다. 사진 중앙이 김종웅 변호사 |
김 변호사는 성폭력 전담 변호사가 굳이 여성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한다. 그는 “실제로 피해자들이 남성 변호사라 해서 상담하는 데 불편을 느끼는 경우는 전혀 없다.”며 “산부인과 전문의들이 꼭 여성일 필요는 없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잘못된 고정관념의 개선을 촉구했다.
김 변호사는 이어 “피해자 전담 변호사 제도야말로 법률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이기에 앞으로 이 분야에 유능한 변호사들이 많이 진출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또 “업무를 하면서 하나의 전형(典型)을 세워 앞으로 이 일을 하게 될 변호사들에게 모범이 되고 싶다.”고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피해자 전담 변호사 활동에 대해 일선 수사 검사와 성폭력 상담소 등 현장의 평가 역시 매우 긍정적이다. 경찰병원 서울동부해바라기센터 이현옥 부소장은 “김 변호사는 여성 변호사만이 성폭력 피해자 지원을 제대로 할 수 있다는 선입견을 깨뜨렸다.”며 “피해자를 위해 밤낮 가리지 않고 동부서주하는 김 변호사는 피해자가 온전한 삶을 되찾게 하는 든든한 후원자이자 희망의 메신저”라고 극찬했다. 피해자 국선전담변호사 업무에는 올해부터 성폭력 피해자는 물론 학대 피해 아동도 포함된다.
☞ 해바라기센터가 안내하는 성폭력 예방법 등 유의사항
■ 성폭력 피해시 증거확보를 위한 조언
- 속옷 등 옷을 갈아입지 않고 현장을 청소하지 마세요.
- 양치, 목욕 등 몸을 씻지 말고 가능하면 대,소변도 삼가 하세요.
- 옷을 갈아입었다면, 피해당시 입었던 속옷 등 옷을 세탁하지 말고 출동한 경찰관이나 센터로 가져오세요.
■ 성폭력 예방법
- 창문, 베란다, 현관 등 문단속 생활화 하기
- 집을 드나들 때 낯선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기
- 어둡고 으슥한 밤길로 다니지 않기
- 지하주차장 이용 시 전화로 미리 자기위치를 알리거나 비상 호루라기 준비하기
- 낯선 방문객은 문을 열기전에 반드시 확인하기
- 혼자 낮선 사람과 엘리베이터 함께 타지 않기
- 휴대전화에 112 단축번호 입력해 놓기
- 인적이 드문 놀이터에서 혼자 놀지 않기
- 음주후 공중화장실, 택시, 골목길 등 조심하기
- 채팅이나 나이트 부킹 조심하기
- 성관계 의사가 없을 경우 ‘싫다’고 거절의사를 분명하게 밝히기
문의처 : 문화체육관광부 정책포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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