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축한 습기로 몸이 한없이 늘어지는 장마철이다. 뜨거운 햇볕과 한여름의 후덥지근함이 사람들을 에어컨과 선풍기 앞으로 피서가게 한다.
덥고 습한 여름과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산타마을이, 경상북도 봉화군 분천역이라는 생소한 곳에서 7월 18일부터 다음 달 16일까지 한 달간 운영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여름날에 즐기는 크리스마스 느낌은 어떨지 무척 호기심이 일어 여행을 결정했다.
분천역은 중부내륙순환열차인 O-트레인과 백두대간 협곡열차인 V-트레인의 환승역이기 때문에 두 관광열차를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여행이 가능했다. 여름날에 열리는 이색적인 산타마을을 두 눈에 직접 담고자 7월 18일, 분천역으로 향하는 O-트레인이라는 낯선 기차에 몸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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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봉화 분천역 산타마을이 지난 18일 개장했다. 8월 16일까지 한 달간 운영된다. |
O-트레인은 중부내륙권(충청북도-강원도-경상북도) 백두대간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끼고 순환 운행하는 열차다. O-트레인의 O는 ‘One’의 약자이며, 순환을 상징하는 모양으로, 중부내륙 3도(강원, 충북, 경북도)를 하나(One)로 잇는 의미를 담고 있다.
대한민국 4계절을 디자인한 매력적인 관광열차로, 내부 디자인이 일반 열차와 달리 무척 독특하다. 원목의 느낌이 묻어나오는 인테리어가 일반적인 열차와는 다른 아늑한 분위기를 선사한다. 커플룸과 패밀리룸 등의 다양한 공간과 아이들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유아놀이방을 갖추고 있다. 휴대전화 충전이 가능하도록 마련된 좌석은 승객을 위한 배려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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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트레인 객실 모습 및 유아놀이방. |
2호차에는 영국식 펍을 연상시키는 스낵바에 친절한 승무원이 여행의 가이드를 맡는다. 승무원들과 함께하는 노래, 춤 등의 이벤트와 승객이 보낸 사연과 신청곡을 들려주는 라디오 또한 여행 도중에 즐길 수 있다. 열차 통로 곳곳에는 가족 혹은 친구끼리 여행을 떠나온 사연으로 가득하다.
백두대간의 순환코스에 들어서면 승무원들은 방송을 통해 각 역마다 역 소개와 역 근처에 갈 만한 곳을 소개해주며,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 지역을 놓치지 않도록 안내해주기도 한다. 기존의 일반 열차가 사람을 수송한다는 역할에 국한되어 있다면, O-트레인은 좀 더 승객이 주변의 경치를 즐기고 색다른 것을 접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안내하는 가이드와 같은 느낌이 든다.
순환열차라는 이름답게 경북 영주역에 다다르면 모든 좌석을 일제히 뒤로 돌려 지금까지 왔던 선로에서 빠져나와 봉화를 거쳐 강원도 태백에 위치한 철암역 방향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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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천역 산타마을 전경 |
충청북도와 경상북도의 경치를 마음껏 즐기다보니 어느덧 목적지인 분천역 산타마을에 도착했다. 하루 평균 이용객이 10명도 되지 않은 작은 간이역이, 스위스 체르마트 역과 자매결연을 맺어 스위스풍의 이국적인 외관으로 거듭나고 산타마을로 변신하여 10만 명이 방문하는 명소로 탈바꿈됐다.
먼저 침식차를 리모델링해 만든 산타 쉼터가 관광객들을 맞이한다. 백두대간협곡열차 V-트레인 모형으로 랩핑한 산타 쉼터는 내부가 산타 이미지의 트릭아트로 꾸며져 있어 포토존으로 인기를 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쉼터의 얼음방은 한 여름에도 추위를 느낄 수 있을 만큼 시원하다.
‘분천 사진관’도 새로 선보인다. 70∼80년대를 연상케 꾸며 아련하고 특별한 추억을 선사하며, 사진사가 직접 사진을 찍어주는 깜짝 이벤트도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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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타쉼터 내부 |
산타쉼터 앞에는 약 80m 길이의 레일바이크가 들어서고, 겨울철 눈썰매로 인기를 모았던 경사로에는 새롭게 레일썰매를 운영한다. 피서철을 맞아 어린이들이 즐길 수 있는 물놀이페달 보트장과 강 앞에서 시원하게 여름을 보낼 수 있는 텐트 캠핑장도 들어선다.
분천역의 소원 우체통에 소망과 사연을 담은 엽서를 산타에게 부치는 ‘산타에게 보내는 편지’ 이벤트, ‘내일로’ 고객들을 위한 산타 트래킹과 인증샷 이벤트 등도 열린다. 격주로 토요일에는 중부내륙순환열차 O-트레인과 분천역에서 요들송 공연이 펼쳐진다. 스위스 민속 악기연주 및 전통 포크댄스를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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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놀이보트와 겨울썰매 |
겨울의 산타 마을 콘셉트를 여름에 걸맞게 즐길 수 있도록 해 여름과 겨울을 동시에 체감할 수 있다. 가족 단위로 와서 한여름의 산타라는 신선함을 느끼고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에 충분하다. 또한 V-트레인의 간이역을 중심으로 한 트레킹 코스를 즐기는 관광객들에게는 트레킹을 마친 후 산타 마을의 고즈넉한 풍경을 바라보며 쉬기에 안성맞춤이다.
김정옥(69) 씨는 “트레킹 코스의 강과 산이 너무 아름다웠으며 트래킹을 마치고 내려와 산타마을의 독특한 경치를 즐길 수 있어서 무척 좋았다.”고 말했다. 이용객이 없어 버려진 간이역이 지방 단체와 관련 정부 기관의 아이디어로 새로운 여행지로 거듭난 대표적인 케이스로 손꼽힐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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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여름의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는 다양한 장치들 |
산타마을을 충분히 즐기고 환승시간이 돼 백두대간 협곡열차 V-트레인에 올라탔다. V-트레인의 V는 협곡을 의미하는 것으로, 오로지 열차로만 누빌 수 있는 백두대간의 협곡을 누비며 자연 그대로를 오감으로 느낄 수 있다. 내부로 들어서면 정말 신기하게도 천장에 선풍기가 달려있으며 일반 열차와 달리 창문을 개폐할 수 있다. O-트레인에서 모니터를 통해 열차의 전방을 바라볼 수 있었다면, V-트레인 열차에서는 열차의 끝에서 후방을 바라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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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트레인 내외부 모습. |
경관이 아름다운 분천역과 석포역 구간에서는 시속 30km의 속도로 운행하며 열차 좌우로 넓게 퍼진 싱그러운 자연을 마음껏 감상하도록 한다. 시원한 바람이 열린 창밖으로 쏟아져 들어오며 재미있는 놀이기구를 탑승한 듯 상쾌함을 준다.
터널에 들어가면 모든 불이 꺼지는 데 천장에 붙어있는 야광 별들이 반짝반짝 빛나 동심의 세계로 돌아온 기분을 맛보게 한다. 중간 중간 간이역에서 5분에서 10분간 멈춰 사진을 찍거나 먹거리를 맛볼 수 있도록 한다. 열차 내부에서는 숨겨진 산타 찾기 등의 이벤트와 더불어 승무원의 친절한 안내로 아름다운 경관을 놓치지 않고 모두 살펴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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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두대간의 비경과 내부의 야광별. 분천역에서 교차하는 V-트레인과 O-트레인. |
한여름의 산타마을이라는 신선함을 분천역에서 느낀다면, V-트레인 열차에서는 오감을 열고 백두대간의 멋진 자연을 있는 그대로 몸 안에 가득 채우는 느낌이다. V-트레인을 타고 가는 구간은 트레킹 코스와 겹쳐있어 트레킹을 즐기는 관광객들에게 손을 흔들며 아름다운 비경을 향유하는 즐거움을 공유할 수 있다.
한여름의 시원한 산타를 만나며 미리 크리스마스를 즐기고, 백두대간의 수려한 절경을 온몸으로 느끼고자 한다면, 관광열차에 몸을 싣고 떠나보자.
정책기자 임주송(대학생)
문의처 : 문화체육관광부 정책포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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