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권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아·중동팀장

지금은 유가 하락으로 그 중요성이 덜 부각될 수 있으나 1970년대 석유 파동 시기를 되돌아보면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를 위해 중동 국가들과의 지속적인 협력관계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중동은 또한 1970년대 이래 해외 건설사업을 통해 우리 경제가 고도성장을 하는 데 밑받침이 되었고, 2000년대 들어와서도 자동차나 가전제품의 주력 수출시장이 되고 있다.

그만큼 중동은 우리에게 경제적으로 중요한 지역이다. 그러나 그에 비해 우리의 중동에 대한 이해는 그리 깊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중동을 둘러싼 국제관계가 왜 복잡한지, 경제적으로 또는 문화적으로 어떤 특성을 갖고 있는지 등에 대한 국내 연구나 전문가도 다른 분야에 비해 많지 않다.

 이런 관점에서 대중동 정상 외교는 중동지역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한-중동 경제협력관계의 현주소를 짚어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작년에 이루어진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중동 4개국 순방이나 이번 이란 방문은 우리의 경제 성장을 위해 중동 국가들과 어떤 경협 관계를 형성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양국 기업간 협상이나 일대일 비즈니스 상담회를 실질적인 경제적 성과를 이루어나가고 있다.

앞으로 대중동 정상외교와 함께 이루어진 양국 기업간 경제적 성과를 더욱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후속조치가 이어져야 할 것이다. 

먼저 경제협력 플랫폼을 구축해나가야 한다. 이에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포함될 수 있지만 양국간 고위급 회담을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양국 공무원 또는 전문인력의 인적 교류를 활성화하면서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를 기반으로 중동 국가들의 경제적 거래에 대한 법률적, 제도적 환경을 이해하고 이와 관련된 의사결정을 보다 효과적으로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양국간 투자정보 공유나 사업 발굴, 공동 타당성 조사 등을 위해 투자 서밋 등과 같은 이벤트를 연례화해야 한다. 

둘째, 중동 진출 기업에 대한 다양한 지원체계가 구축돼야 한다. 현지 시장정보 동향, 국내 기업의 현지 시장 진출시 필요한 제도적 환경, 분쟁 발생시 해결 절차, 금융지원 등 진출 단계별ㆍ기능별 지원체계가 필요하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기술이나 상품에 대한 경쟁력은 있지만 해외 진출을 위한 전문인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반면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통한 고용창출효과나 매출액 증대효과도 대기업보다 크다. 따라서 중소기업 전용의 진출상담 창구 마련이나 투자 펀드의 조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셋째, 중동지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지역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 현지 언어와 경제ㆍ경영 관련 지식을 같이 습득할 수 있는 교육 커리큘럼의 통합이 이루어지고, 실질적으로 중동 진출기업에 활용될 수 있도록 산학간 연계 교육이 실시되어야 한다.

이러한 경협 플랫폼이나 지원체계 구축, 지역 전문가 양성 등의 과제는 단기간내에 이루어질 수 없다. 한-중동 동반 성장을 위한 지속가능한 협력관계를 구축한다는 중장기적인 비전을 가져야 한다. 대중동 정상외교의 모멘텀을 살려 후속조치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