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형 공장이 즐비한 서울 성수동 인근. 이곳에 둥지를 튼 두손컴퍼니는 종이옷걸이로 출발한 소셜벤처다. 현재는 물류사업도 병행한다. 언뜻 평범한 회사로 보이지만 사명(社名)에는 특별한 철학이 담겨 있다. ‘두’는 행동하다의 ‘Do’를 의미하고, 노숙인과 같은 사회 소외계층의 ‘일하고자 하는 손’과 ‘돕고자 하는 손’이 만났음을 뜻한다.
두손컴퍼니의 탄생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려서부터 사회 현안에 관심이 많던 박찬재(29) 대표는 대학에 진학한 후 사회봉사 동아리에 가입해 비즈니스를 통한 사회 공헌 경험을 쌓았다. 학교와 동아리를 오가던 박 대표의 삶의 방향은 서울시가 서울역 노숙인 강제 퇴거 결정을 내리면서 바뀌었다. 학창 시절 외환위기를 경험한 그에게 노숙인은 낯설지 않은 존재였다. 박 대표는 곧장 서울역으로 달려갔다. 노숙 체험을 불사하며 노숙인과 대화했다.
“예상했던 것과 달리 많은 노숙인이 근로 의지를 갖고 있었고, 자활을 희망했어요. 그럼에도 노숙하는 이유는 일자리가 없어서였죠. 6개월간 고민한 끝에 노숙인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구조에 따른 문제이고, 이것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는 ‘일자리’라는 결론을 내렸어요.”
종이옷걸이 제조회사로 시작한 두손컴퍼니를 물류회사로까지 확장한 박찬재 대표는 올해 매출 목표가 20억 원이라고 밝혔다. |
종이옷걸이 제작 노숙인에게 일거리 제공
올해 매출 목표 20억 원 회사로 성장시켜
창업을 결심한 박 대표가 고안한 아이템은 종이옷걸이였다. 수익구조는 단순하다. 옷걸이의 틀을 감싸는 종이 지면에 기업이나 단체의 광고를 유치해 수익을 올리는 것이다. 두손컴퍼니와 연계된 쉼터의 노숙인들이 종이옷걸이를 만들면, 이 옷걸이를 세탁소나 게스트하우스에 무료 배포해 기업이나 단체를 광고하는 방식이다. 사업 모델은 간단하지만 사회적 가치가 큰 아이템이었다.
창업자금이 없던 박 대표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문을 두드렸다. 이곳에서 주최한 전국소셜벤처경연대회에서 종이옷걸이를 통해 노숙인에게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은 높은 평가를 받았고, 박 대표는 멘토링 서비스와 3000만 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박 대표는 2013년 1월 사업자등록을 냈다. 종이옷걸이 사업은 의미 있는 결실을 거뒀다. 종이옷걸이 지면에 헌 옷 기부를 독려하는 공익캠페인을 게재해 1000여 벌의 헌 옷을 모으자 기업들도 관심을 보였는데, 학생복 제조사나 생활용품기업 등 여러 기업이 종이옷걸이 제작을 의뢰했다. 그 결과 두손컴퍼니와 협력해 종이옷걸이를 제작하는 노숙인 쉼터가 1곳에서 5곳으로 늘었다. 현재까지 노숙인이 만든 종이옷걸이는 약 30만 개에 이른다.
종이옷걸이는 비즈니스로서의 가치도 증명했는데, 2013년 연매출 1억5000만 원을 달성했다. 고용 창출 효과도 일으켰다. 박 대표는 쉼터에서 종이옷걸이를 제작한 이들 중 자활 의지가 강한 노숙인을 직원으로 채용했다. 현재 이들은 자신의 상황에 따라 상근, 시간제근로, 일당제 등 다양한 형태로 근무한다.
“두손컴퍼니의 목표는 일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노숙인을 직원으로 채용해 이들의 자활을 돕는 것입니다. 쉼터에서 노숙인이 종이옷걸이를 제작하는 것은 근로체험 1단계에 해당해요. 정기적으로 근무하는 2단계, 기술직(장인)으로 거듭나는 3단계로 나아가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일자리가 더 많이 필요했습니다.”
문제는 어떤 사업으로 일자리를 만들 것인가였다. 제조업으로 기술직 일자리를 추가 창출하는 것은 무리였다. 그때 박 대표의 머리에 ‘물류’가 스쳐 지나갔다. 그는 3년간 제조업을 하면서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는데, 10인 미만의 소기업들이 1~3명의 인력을 물류파트에 배치한다는 점이었다. 회사로서는 기획, 마케팅, 영업, 홍보 등 핵심 분야가 아닌 물류라는 비핵심 영역에 지나치게 투자하는 셈이다.
실제로 온라인 판매 소기업들이 이런 고민을 갖고 있었고, 물류파트를 물류대행사에 아웃소싱하기를 희망했다. 당시 두손컴퍼니는 제조업을 하면서 물류 노하우를 축적한 상태였기 때문에 이런 니즈를 갖고 있는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하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손컴퍼니는 2015년 2월 물류 대행 서비스를 시작했다.
매년 모든 직원 급여 인상하고 야근수당과 식비 지급
100년 가는 기업이 될 것으로 믿어
물류사업은 회사를 크게 성장시켰다. 일단 수익성이 제조업만 하던 때보다 개선됐다. 올 3월 손익분기점을 넘겼고, 5월에는 월매출 1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매출 목표액은 20억 원이다. 고용 창출 효과도 커져 두손컴퍼니는 추가로 20명의 노숙인을 고용했다. 이들은 상품 입출고와 포장 등의 업무를 맡는다.
“두손컴퍼니 운영진 12명을 제외한 나머지 근로자의 수는 상황에 따라 달라요. 올 5월 기준으로 총 34명의 노숙인이 두손컴퍼니에서 일했어요. 그중 20명은 정기적으로 근무하는 상근직입니다.”
‘일자리를 통한 빈곤 탈출’을 모토로 삼은 두손컴퍼니.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처우는 어떨까. 두손컴퍼니는 매년 모든 직원의 급여를 인상하고 야근수당과 식사비용을 지급한다.
“야근수당과 식비는 상근직, 시간제근무, 일당제 등 일자리 형태 구분 없이 지원합니다. 두 시간 일하는 파트타이머에게도 식사를 제공해요. 노숙인과 같은 취약계층은 식사를 자비로 부담할 수 없는 경우가 많거든요.”
두손컴퍼니는 올 4월 또 다른 사업을 시작했다. 4개 복지기관과 손을 잡고 ‘두손드림 자활 지원 시스템’을 만들었다. 자활을 희망하는 노숙인에게 두손컴퍼니가 일자리를 제공하고, 복지기관이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골자다. 이를테면 채무가 있는 노숙인에게 금융 전문가를 연결하고 이들의 재정이 회복되도록 돕는 것이다.
박 대표는 이를 시작으로 향후 홈리스학교를 설립할 생각이다. 노숙인에게 지속가능한 일자리와 주거 환경을 제공해 자활을 도우면 비즈니스는 물론 빈곤이라는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 누군가는 허황된 꿈이 아니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노숙인과 같은 취약계층을 근로자로 한 비즈니스 모델은 수익성이 떨어지고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박 대표는 “비즈니스의 힘을 믿는다”고 말한다.
“비즈니스는 공간과 커뮤니티를 만들고 사회적 자본을 생산해요. 비즈니스의 힘을 활용하면 노숙인뿐 아니라 모든 사람의 삶이 풍성해질 거예요. 두손컴퍼니가 100년 가는 기업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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