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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기술자, 인내하는 사람만이 이룰 수 있죠”

건설기계 명장 꿈꾸는 대산공사 임동혁 어드바이저

2016.11.17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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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어드바이저 임동혁(37) 씨는 16년 전 길을 잃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사회생활을 하던 시절이었다. 대학에 진학하려 했지만 등록금을 대기에는 집안 살림이 빠듯했다. 대신 고교 3학년 때 직업학교에서 배운 전자부품조립 기술을 활용하기로 했다. 단말기 제조공장에 입사했는데 2개월가량 다니다 그만뒀다. 섬유공장, 주유소 등에서 계속 일을 하다 보면 적성을 찾겠거니 했지만 6개월이 지나고 1년이 지나도 여전했다. 어느덧 군입대 날짜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대로 스무 살을 보냈다는 절망감이 엄습했다.

가로막힌 길에서 그는 다시 일어섰다. 운전병으로 배치된 그는 카센터에서 근무하던 선임으로부터 차량 정비를 접했다. 어깨너머로 배운 기술이었지만 타고난 감이 좋았다. 선임은 그에게 “소질이 있다”고 했다. 그날 임 씨는 “내겐 아직 발견하지 못한 소질이 남아 있다. 나의 진로를 찾는 데 집중하자”고 스스로를격려했다.

11월 8일 오후 경기 광주시 곤지암읍에 소재한 건설기계 및 상용차 전문 정비업체인 대산공사 서비스센터에서 만난 임 씨는 “남들 따라 대학에 진학했더라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라며 “스무 살 때 겪은 시행착오가 나를 더욱 절실하게꿈꾸고 고민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박봉 수준의 급여를 받으면서도 임동혁 씨는 그 시간을 묵묵히 인내했고 마침내 최고 기술자를 뜻하는 ‘어드바이저’가 됐다.
박봉 수준의 급여를 받으면서도 임동혁 씨는 그 시간을 묵묵히 인내했고 마침내 최고 기술자를 뜻하는 ‘어드바이저’가 됐다.

군대에서 운전병으로 근무하며 정비 소질 발견
인력개발원 건설기계과정 수료, 자격증 8개 취득

젊은 기술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임 씨는 업계에서 새로운 역사를 썼다는 평가를 받는다. 입사 5년만인 2008년 차장으로 승진했기 때문이다. 최연소 기록이다. 2013년 어드바이저(차량 수리 여부를 판단하고 고장의 원인을 진단하는 기술자)가 됐을 때 업계 사람들은 감탄사를 내뱉었다. 입사 10년 만에 어드바이저가 되는 건 흔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2014년 큰 기대 없이 응시한 현대자동차 기술력 인증 테스트에선 레벨 3(레벨 1~레벨 3, 숫자 높을수록 기술력 상위)을 취득했다. 현재 국내에서 레벨 3 인증을 받은 차량 정비 기술자는 60여 명에 불과하다.

시계추를 2002년 10월로 돌리면 그의 도전기가 시작된다. 그해 임 씨는 제대를 했다. 진로를 발견하기 위한 ‘3대 철칙’을 세웠다. 첫째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한다. 싫어하는 일에선 일의 재미를 느낄 수 없게 마련이다. 둘째는 대우를 받을 수있는 분야에서 일을 한다. 마지막으로는 장래성이 기대되는 일을 한다. 그렇게 해서 결정한 것이 ‘차량 정비 기술자’.

2003년 2월 대한상공회의소 경기인력개발원을 찾았다. 국비 과정으로 건설기계과 1년 교육과정이 개설돼 있었다. 그는 운전병 선임의 말을 다시 떠올렸다. 이 기간 동안 건설기계 정비 기능사, 자동차 검사 기능사, 기중기 조종면허 등 8개 자격증을 취득했다.

기술자가 되겠다는 임 씨의 결심은 그해 12월 이뤄졌다. 대산공사에 취업한 그는 군대에서 실무를 익히고 경기인력개발원에서 이론을 습득해 자신감이 넘쳤다. 하지만 현장은 확연히 달랐다. 작업장에선 연장과 각종 도구들이 교과서와 전혀 다른 용어로 불렸다. 선임들이 임씨에게 “‘부란자(플런저, 연료분사펌프)’를 가져오라”고 주문하면 알아듣지 못해 멀뚱멀뚱 서 있기 일쑤였다.

“작업장에서 선임들이 연장을 찾아오라고 하면 서비스센터로 달려가야 했어요. 500m가량 떨어진 거리인데, 연장을 정확히 찾아올 때까지 하루에도 수십 번을 왔다 갔다 했습니다. 나중엔 그 시간을 단축하려고 작업마다 필요한 연장을 분석해 노트에 적어두고 특징을 외웠어요. 어느 날 저도 모르게 숙지하고 있더군요.”

그렇게 14년간 작성한 업무일지는 그를 기술자로 만들었다. 임 씨는 “궁여지책으로 작성하던 업무일지도 꾸준히 작성하다 보니 기술이 손에 익더라”며 “어느 날선임이 말하기도 전에 연장을 갖다 줬는데, 다들 ‘실력 많이 늘었다’며 식구로 인정해줬다”고 말했다.

당시 임 씨가 허드렛일부터 시작해 받은 급여는 박봉이었다. 날마다 격무에 지쳐 있던 그에게 사무직에 종사하는 친구들이 “너처럼 고생하면 여기서는 돈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고 한마디씩거들었다. 그때마다 임 씨는 “나는 지금 보이지 않는 돈을 벌고 있다”며 “기술력이 쌓이면 너희들도 인정하게 될 것”이라고 속으로 되뇌었다.

정비복을 단정히 차려입고 거울 앞에 설 때 어드바이저로서 임동혁 씨의 하루가 시작된다.
정비복을 단정히 차려입고 거울 앞에 설 때 어드바이저로서 임동혁 씨의 하루가 시작된다.

10년간 현장 근무 후 대학 진학해 이론 겸비
짧게는 3년, 길게는 5년 인내해야 진짜 기술자로 거듭나

허언이 아니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세계 경제가 허덕이는 격동기를 거쳤지만 기술로 먹고사는 사람은 끄떡없이 버텼다. 고비가 없었던 건 아니었다. 입사 10년 차쯤 자신의 역량이 한쪽으로 치우쳤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무 경험은 풍부한 반면 이론은 약했던 것이다. ‘기술의 원리를 공부하자’고 마음먹은 그는 2012년 야간대학(자동차과)에 입학했다. 한참 형님뻘, 동생뻘인 학생들 사이에서 공부하는 것이 뜻밖에 자극이 됐다. 자신이 해온 모든 것을 집대성해보자는 의욕이 솟았다. 그러다 보니 차량 정비에 대한 자부심이 가슴에 가득 찼다. 그것은 기술에 대한 새로운 안목으로 이어졌다. 임 씨는 그럴수록 이론과 실무의 간극을 메워 건설기계 명장으로 거듭나야겠다고 다짐했다.

“체계적으로 배우다 보니 기술의 원리가 자연스럽게 정리가 되더라고요. 경기인력개발원에서 이론을 배우긴 했지만 10년간 현장에서 근무하며 실무로만 기술을 익힌 탓에 한 번쯤 이론을 명쾌하게 정리해야 했어요. 2년간 대학을 다니면서 비로소 과제를 끝냈죠.”

흔히 차량 정비소에는 기술인이 기름때를 잔뜩 묻히고 일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오히려 반대다. 임 씨의 하루는 정비복을 단정히 챙겨 입고 거울 앞에 설때 시작된다. 차량이 서비스센터에 들어올 때 고객과 만나기 때문이다. 어드바이저는 뭔가 달라야 한다는 것이 그의 신조다.

“스물셋부터 기술을 배웠으니 서른일곱이라고 해도 15년 차 기술인입니다. 경력은 되는데 나이가 적으니 오히려 성장 가능성이 높아 어드바이저 업무를 맡은 게 아니었을까 싶어요.”

대산공사는 지난겨울 ‘신입 기술자’를 선발해 채용했다. 임 씨는 진득하게 기술을 배우고 싶어 하는 후배에게 “열심히 하라”고 격려했다. 몇개월 출근하고 ‘기술 배웠다’고 하는 젊은 청년들이 많아 안타깝다고 했다.

“요즘 신입 친구들은 조급해요. 빨리 기술을 배워 자리를 잡고 싶어 하죠. 그런데 기술이란 게 하루아침에 쌓이는 게 아니에요. 시간이 걸립니다. 짧게는 3년, 많게는 5년가량 투자해야 하죠. 그 시간을 묵묵하게 참고 인내할 줄 아는 사람이 진짜 기술자입니다.”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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