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60대 택시기사가 운전 중 심장마비로 쓰러졌지만, 타고 있던 승객이 이를 외면하고 그냥 사라진 일이 발생했다. 목숨이 달린 응급 상황임에도 나 몰라라 하는 비정한 세태에 한 국회의원이 ‘위급한 사람을 돕지 않고 지나치면 처벌할 수 있도록 법제화해야 한다’는 세칭 ‘착한 사마리아인 법안’까지 발의했다.
‘착한 사마리아인 법’은 자신에게 위험이나 피해를 초래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제삼자의 위험을 고의로 무시하며 돕지 않은 자에 대해 징역 및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한 유대인이 강도를 만나 피를 흘리며 죽어가고 있었는데 유대인 제사장조차 이를 보고 지나쳤지만 당시 유대인의 멸시와 천대를 받던 사마리아인만이 그를 도와줬다는 성경 내용에서 유래했다. ‘착한 사마리아인 법’은 유럽과 미국에서 ‘구조 거부죄’란 이름으로 실행된 지 오래다. 고(故) 다이애나 영국 왕세자비의 자동차 사고 현장에서 구조 대신 사진 촬영에 열중하던 파파라치들도 모두 같은 죄목으로 처벌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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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유조선 기름 유출로 오염된 태안 바다를 살리기 위해 100만 명이 넘는 자원봉사가 이어졌다. (사진=동아DB) |
유엔이 발표한 한국인의 삶 만족도 5.8점
OECD ‘더 나은 삶 지수’에서도 38개국 중 28위
우리 사회가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어려운 사람이나 위급한 상황에 처한 사람을 도와주는 모습은 이제 주변에서 좀처럼 보기 힘들어졌다. 특히 범죄나 갈등이 표출되는 현장에서는 호의를 베푸는 사람들을 더더욱 찾기 힘들다. 오히려 곤경 에 처하는 경우까지 비일비재하다.
지난 50년 동안 우리나라는 놀라운 경제성장을 이룩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지도 20년이 됐다. 경제가 성장하면 국민들 삶의 질도 좋아질 것이라 생각했지만 현실은 기대와는 다른 결과를 보이고 있다.
유엔이 발표한 ‘2016 세계행복보고서’에 나타난 한국인의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5.8점으로 157개국 중 58위였다. OECD 34개국 중에서는 33위로 최하위다. 최근 한 아웃도어 업체가 고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한국인 마음의 온도’ 역시 평균 영하13.7℃로 차가웠다. 한 나라의 삶의 질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지표가 자살률인데 우리나라는 OECD 내 독보적 1위다.
OECD가 집계하는 삶의 질 순위인 ‘더 나은 삶의 질 지수’에서도 우리나라는 올해 38개국 중 28위에 머물렀다. 특히 우리나라는 공동체 지수를 시사하는 ‘도움이 필요할 때 받을 사람이 있느냐’는 질문에 76%만이 ‘있다’고 답해 OECD 평균 88%에 한참 못 미쳤다. 꼴찌에서 두 번째다.
왜 우리는 행복하지 못할까.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가 갈수록 팍팍해지는 원인으로 ‘이기적 개인주의화’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불안 증폭 사회>를 펴낸 심리학자 김태형 씨는 “지금 한국 사람은 사회적으로 연대의 틀이 없는 상황에서 각자 파편화되어 살아간다”고 진단했다. 실제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가 2014년 9월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20대 54%, 30대 55.2%가 ‘이웃의 어려움과 관계없이 내가 잘 살면 된다’고 응답했다.
어려운 처지 이웃 돕는 것은 암묵적 규범
자기 이익만 챙기려 하면 사회 전체가 망가져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람들의 가치관이 물질 중심으로 치우치다 보니 자기가 우선이 되고, 남을 배려할 여유가 없어졌다”며 “하지만 ‘공유지의 비극’이란 용어처럼 자기 이익만 챙기려 하다 보면 공동체가 무너지고 사회 전체가 망가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다.
윤인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는 것은 일종의 암묵적 규범”이라며 “공동체 의식과 사회적 책임을 강화해 시민들 간의 연대감을 형성해야 우리 사회를 회복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과거 유조선 기름 유출로 오염됐던 태안 앞바다는 회복하는 데 최소 20년은 걸릴 것이란 예상과 달리 온 국민이 자원봉사에 나선 결과 수년 만에 완전 복원됐다. 올해 조선산업 침체로 지역경제가 어려운 데다 지진과 태풍 피해까지 겹쳐 실의에 빠져 있던 울산 시민을 다시 일으킨 것도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자원봉사자들의 따뜻한 손길이었다. 우리에겐 어려울 때 상부상조하는 공동체 의식과 연대감이라는 DNA가 여전히 남아 있다. 또한 숨은 영웅들의 가슴 따뜻해지는 선행 사례들이 우리로 하여금 희망을 잃지 않게 해준다.
송호근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시민이란 ‘자기 생존’을 위해 ‘남에 대한 배려’를 할 줄 아는 사람”이라며 “한국 사회는 시민의식의 각성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사회가 건강하게 발전하려면 물질이 아니라 신뢰, 소통, 협력, 연대, 공존, 네트워크와 같은 사회적 자본이 튼튼해야 한다.
곽금주 교수는 “남에게 베푸는 것도 모방”이라며 “방관자 효과라는 게 있다. 누군가 도와주지 않으면 아무도 도와주지 않게 된다. 누군가 먼저 나서야 한다. 우리 모두 ‘먼저 나서는 누군가’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연대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실천하려는 마음의 자세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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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통합위원회는 10월 31일 생활 속 작은 영웅 44명을 선정해 시상했다. (사진=국민대통합위원회) |
국민대통합위원회는 2014년부터 생활 속 귀감이 되는 ‘생활 속 작은 영웅’들을 발굴하고 있다. 우리 주변, 생활 속에서 갈등과 분쟁을 해결하고 통합과 화합에 앞장서온 사람으로서 통합, 정의, 신뢰, 나눔의 가치를 몸소 실천해온 인물을 발굴하고 널리 알려 긍정적인 사회 문화를 확산하고자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올해는 서울 교대역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자를 손을 다치면서까지 제압한 용감한 5명의 시민(변재성, 송현명, 이동철, 오주희, 조경환 씨), 자신은 지하 월세방에 살면서도 12년 동안 급여 2억8000만 원을 기부하며 홀몸노인을 도와주고 있는 정영찬 씨, 사우나에서 발생한 환자를 심폐소생술로 응급처치해 소중한 목숨을 구한 군인 김경섭 씨 등 44명을 선정했다. 국민대통합위원회 누리집(http://www.pcnc.go.kr/)에 들어가면 이들 작은 영웅들을 만날 수 있다.
국민대통합위원회는 또한 나부터 작은 실천을 통해 세상을 바꾸고 사회 갈등을 해소하자는 ‘작은 실천 큰 보람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대한민국 바로 알기를 비롯해 사회지도층 솔선하기, 안전·질서 세우기, 존중과 배려하기, 나눔과 봉사 실천하기 등 7대 실천 덕목을 선정해 추진하고 있다. 이런 작은 노력들이 쌓이면 구들장이 온돌방을 덥혀가듯 서서히 성과가 나오리라는 믿음에서다.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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