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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패럴림픽서 메달 꼭 딸 겁니다”

[세밑을 달리는 사람들] 아이스슬레지하키 국가대표 한민수 선수

2016.12.30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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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6일 오전 9시, 갑작스러운 한파에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지만 경기 이천시에 위치한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훈련원은 아이스슬레지하키 국가대표 선수들의 훈련 열기로 후끈거렸다.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2018년 3월 9~18일) 출전을 목표로 8월부터 시작된 지루한 합숙이 끝나는 날이라 그리운 집으로 돌아갈 생각에 설렁설렁 훈련을 끝낼 법도 한데 모두들 조금이라도 더 근육을 키우기 위해 이를 악문 모습이었다.

아이스슬레지하키는 아이스하키와 비슷한 경기다. 스케이트 대신 양날이 달린 썰매(슬레지)에 앉아서 한다는 차이만 있을 뿐, 스틱을 사용해 퍽(Puck)을 상대 골대 안에 넣는 것은 똑같다. 1994년 노르웨이 릴레함메르에서 열린 패럴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선수들은 모두 뇌병변, 하반신 마비 등 여러 가지 이유로 하체가 자유롭지 못하지만 하나같이 보디빌더처럼 상체 근육이 예술이다. 그중에서도 한민수(46·강원도청) 선수는 180cm가 넘는 큰 키와 우람한 체격으로 눈에 확 띈다. 대표팀 왼쪽 수비수를 맡고 있는 그는 국내 아이스슬레지하키의 산증인이자 맏형이다.

2014년 소치동계패럴림픽 러시아전에서 한민수 선수가 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동아DB)
2014년 소치동계패럴림픽 러시아전에서 한민수 선수가 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동아DB)

부상 방지, 후배와의 경쟁 위해 매일 2시간씩 운동
아이들에게 장애 부끄러움 심어주고 싶지 않아 더 열심히 운동

그는 지난 8월부터 시작된 합숙훈련이 이날로 끝나고 연말까지 휴가지만 쉴 수는 없다고 했다.

“내년 4월에 열릴 평창 테스트이벤트 국제아이스슬레지하키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당장 1월 3일부터 소속 팀인 강원도청과 국가대표 동계훈련이 이어진다. 훈련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몸을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 훈련이 없는 날에도 하루 2시간씩은 꾸준히 웨이트트레이닝을 해왔고, 집에 가서도 그렇게 할 예정이다.”

“그렇게 매일 운동만 하면 가족들의 원성이 많을 것같다”고 하자 “옛날엔 아내에게 ‘쉬는 날엔 애도 같이 보고 그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잔소리도 많이 들었다”며 웃는다.

“이젠 아내도 아이들도 다 이해해주고 내가 운동하는 걸 당연하게 생각한다. 하루라도 운동을 쉬면 내가 못 견딘다. 후배들이 나를 운동 중독이라고 놀리는데, 경기 중 다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어린 후배들과의 경쟁에서 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몸을 만들어야 한다.”

한민수 선수는 두 살 때 의료 사고로 관절염을 앓으며 다리를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게 됐다. 그래도 운동을 좋아했다. 학창 시절엔 목발을 짚은 채 축구를 할 정도였고, 20대에는 백두대간을 종주하는 게 취미였다. 설악산 대청봉 정상에도 올랐다. 서른 살이 되던 해 골수암으로 전이되며 결국 다리를 절단해야 했다.

“처음엔 취미로 장애인 역도와 휠체어 농구를 했다. 그러다 2000년 국내 최초 아이스슬레지하키 클럽인 ‘연세 이글스’가 생기면서 당시 감독님으로부터 제안을 받았다. 처음엔 몸만 힘들고 재미가 없어 그만두려고 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일본과 노르웨이의 경기를 보게 됐는데 정말 역동적이고 재미있었다. 나도 그렇게 하고 싶었다. 그때부터 전념하기 시작했다.”

아이스슬레지하키는 상당히 거칠고 위험한 운동이다.

“경기를 하다 보면 손가락 골절은 물론이고 칼날에 손이 베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선수들에게 부상은 하나의 훈장 같은 존재다. 선수들은 오히려 부상이 이 종목의 매력이라고 말할 정도다. 그래도 가장 무서운 건 부상이다. 더구나 나는 불혹의 나이를 훨씬 넘었기에 한번 다치면 젊은 선수들보다 회복하는 데 두세 배 시간이 더 걸린다. 회복도 완벽히 안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늘다치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꾸준히 스트레칭하고 웨이트트레이닝하는 걸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은퇴 후 지도자로 후배에게 도음 주고 싶어
러시아 킬러로 유명

선수 생활을 포기할 뻔한 우여곡절도 많았다.

“2006년 강원도청 실업팀이 창단됐고, 이 팀에 입단하면서 비로소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됐다. 그 전에는 평일엔 회사 생활하며 돈을 벌고 주말에 시간을 내 운동해야 했다. 일과 운동을 병행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어서 포기하고 싶은 적도 있었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었는데, 경기장에 들어서는 순간 장애인으로서 내가 아닌 진짜 나를 찾아가는 느낌이 든다. 그 흥분은 경험해본 사람만이 알수 있다.”

어려움도 많았지만 아이스슬레지하키 선수를 하길 정말 잘했다고 느꼈을 때도 있었을 것이다.

“솔직히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들이 아빠의 장애를 부끄러워하고 나 때문에 불행하다고 생각할까봐 걱정을 많이 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아빠는 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 선수’라는 말을 많이 했다. 나자신도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기 위해 이를 악물고 더 열심히 운동했다. 그 덕분인지 아이들이 밝고 사랑스럽게 자라줬다. 어느 날 큰아이가 친구들에게 ‘우리 아빠는 국가대표’라고 자랑해 함께 견학을 온 적도 있다. 그때의 뭉클했던 감정이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그는 40대 후반의 나이다. 지도자로서의 준비도 차근차근하고 있다. 이미 지도자 자격증 2급과 장애인전문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해놓았다.

“아직까지 장애인 지도자가 없다. 썰매를 탈 때나 스틱으로 퍽을 칠 때 미묘한 스킬이 있다. 그건 직접 썰매를 타고 경기를 뛰어본 같은 장애인만이 알수 있고 가르칠 수 있는 부분이다. 비장애인 지도자와 장애인 지도자가 서로가 가진 노하우를 공유하며 선수들을 가르친다면 우리나라 아이스슬레지하키가 한 단계 더성장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는 2010 밴쿠버와 2014 소치에 이어 2018 평창까지 세 번째 패럴림픽 출전을 앞두고 있다.

“패럴림픽에 세 번이나 출전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영광스러운 일이다. 은퇴할 나이가 지났는데도 선수 생활을 계속하는 것은 메달의 꿈 때문이다. 평창 때는 꼭 후배들과 함께 후회 없는 경기를 해서 대한민국에 아이스슬레지하키 최초의 메달을 선물하고 싶다.”

우리 국가대표팀의 메달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미국, 캐나다, 러시아가 독보적인 3강 체제를 이루고 있다. 솔직히 지금 실력으로 메달 획득은 힘든 게 사실이지만 러시아와의 경기에서 좋은 기억이 많다. 더 열심히 준비해 좋은 결과를 거두고 싶다.”

한민수 선수는 ‘러시아 킬러’라 불릴 정도로 러시아전에 특히 강하다. 소치동계패럴림픽 러시아전과 올해 1월 열린 월드챌린지대회 러시아와의 3, 4위 결정전에서 각각 골을 넣으며 한국을 승리로 이끌었다. 그의 눈은 이미 2018년 평창을 향하고 있었다. 그곳에서 멋진 피날레를 장식하고 지도자로서의 새 삶을 시작하기 위해 오늘도 구슬땀을 흘리는 그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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