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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의 세계시장 접속이 내 꿈

한국문학번역원 김사인 원장

2018.03.28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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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한국문학번역원 원장은 외국문학을 전공하고 번역이나 한국문학 평론 분야에서 활동해온 전문가들이 주로 맡았다. 지난 3월 5일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문학번역원장에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교수이자 시인인 김사인(62) 씨를 임명했다. 순수 한국문학 전공자가 이 자리를 맡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문학번역원 김사인 원장.
한국문학번역원 김사인 원장.

“국문학 전공자로서, 작가로서 번역원장이라는 중책을 맡고 포부를 말할 수 있어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번역원은 정부의 위임을 받아 운영하는 공공기관이죠. 한국문학, 한국어 콘텐츠의 세계화를 위한 전략을 수립하는 기관이기도 하고요. 자칫 번역원이라는 이름 때문에 기능적인 측면만 생각하실 수 있는데요. 해외 번역과 출판뿐 아니라 한국문학과 한국어 콘텐츠 전체에 대해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한국어 콘텐츠의 총괄적인 외교 업무를 하는 것이 번역원의 임무이자 역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조용하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전하는 김사인 원장은 본인의 임기 동안 번역원의 임무를 적극적으로 재규정해보겠다고 소신을 밝혔다. 번역이라는 기능적인 측면뿐 아니라 한국문화 총체의 진로를 세계문학이라는 지평 속에서 고민하고 모색하는 정책의 단위로 번역원을 꾸려가고 싶다고.

“지난 20여 년 동안 세계문학이라는 무대 위에 한국문화 콘텐츠를 하나라도 더 알리고 소개하기 위해 애써왔던 게 그동안 번역원의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노고에 힘입어 한국 작가가 노벨상 후보로 거명되고, 맨부커상 등 성취도 이뤄냈죠. 반면 정작 한국문학이라는 측면에서 고민은 소홀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한국문학 전공자답게 김 원장은 ‘한국문학이란 무엇인가, 한국문학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을 다시 상기할 때라고 했다. 이 물음에 대한 고민을 일정 수준에서 병행해나가지 않으면 우리 번역 출판이 양적으로 늘어나는데도 불구하고 그것이 단발성 문학 상품으로 해외에서 소비되고, 한국문화 총체에 대한 이미지나 개념을 형성하는 데는 성공하지 못할 수 있다고 했다.

“한국문학이라고 하면 황석영, 한강, 이승우 등 서울 중심의 엘리트 문단 문학에 무의식적으로 길들여온 측면이 있지 않나 싶어요. 엘리트 문학이 이룬 성취는 중요해요. 그러나 번역원은 장차 더 넓은 범위의 한국어 문학 전체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그것을 반영한 사업을 펼쳐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는 공간적으로 한반도 광역 내에서 이루어지는 문학 이외에 북한문학, 해외 동포들에 의해 이루어지는 범한국어 문학까지 번역원의 사업 속에 넣고 싶다고 전했다. 그간 제약되어 있던 한국문학 콘텐츠의 다양성과 다층성 쪽으로 풀을 넓힐 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한다고.

시인 역량 살려 중·장기 사업 펼칠 것

“2006년 대산문학상을 수상했어요. 문학재단에서 수여하는 상에는 해외번역출판 지원금이 책정되어 있어요. 지원금까지 책정되어 있는데, 제 시집을 번역하겠다고 나서는 역자가 한 분도 없었습니다. 2010년 미국 아이오와대 창작프로그램을 수료하고 하버드대에서 한국학연구소 교환교수로 갈 때 번역이 필요했어요. 책을 낸 인연이 있는 출판사에 부탁해 팸플릿을 만들었어요. 번역된 지 10년 가까이 되는데도, 내고 싶다고 나서는 영어권 출판사가 없어서 못 내고 있는 실정이에요. 제 시가 한국에서는 아주 나쁜 시가 아니라고 주관적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해외 독서시장이나 출판사의 감각은 아닐 수 있죠. 이것이 냉엄한 현실이에요. 번역원이 앞서 돌파하고 설득해 한국문학을 성공적으로 세계문학에 올려 자리 잡아야 할 현실이기도 하고요.”

시인이기도 한 김 원장은 작가들이 유능한 에이전시와 결합하지 않고는 세계문학에 진출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의역과 오역 등 번역을 둘러싼 작가적인 고민도 당연히 깊은 편이다. 

“이런 문제는 그동안 기관 구성원들의 개인 취향의 차원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해외 진출 초창기에 어쩔 수 없는 관계였다고 봅니다. 지금 시점에서 제가 해야 할 일은 기존 번역원이 만든 성과를 존중하는 가운데 취약한 지점을 보강하고 균형을 잡아나가는 것이죠.”

2017년 번역원 지원을 받아 출간된 도서들. 1) (영어) 편혜영, <홀>. 2) (영어) 배수아, <올빼미의 없음>. 3) (일본어) 한강, <희랍어 시간>. 4) (스페인어) 황석영, <낯익은 세상>.(사진=한국문학번역원)
2017년 번역원 지원을 받아 출간된 도서들. 1) (영어) 편혜영, <홀>. 2) (영어) 배수아, <올빼미의 없음>. 3) (일본어) 한강, <희랍어 시간>. 4) (스페인어) 황석영, <낯익은 세상>.(사진=한국문학번역원)

김 원장은 한국문학이 해외시장과 성공적인 접속을 이룰 수 있도록 에이전시 네트워크를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민간 출판사들과의 협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번역원의 역량을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올해 사업 중 자랑하고 싶은 사업은 미국 코넬대출판부와 함께 진행하는 앤솔로지 출간사업입니다. 100년 동안 한국문학의 시대별 주요 작품을 30여 편 추려서 세권으로 출간할 계획입니다. 이 텍스트가 출간되면 영어권에서 한국 현대문학의 큰 윤곽에 대한 상상을 해보는 성과가 생기는 거죠. 김동리, 황순원, 김승옥, 조정래, 박민규, 편혜영 등 다양한 세대의 작가들과 작품들로 엮었습니다.”

김 원장은 이런 성과물이 전임 원장들의 꾸준한 노력 덕분에 생긴 결실이라고 공을 돌렸다. 그런 작업을 꾸준히 해왔기에 한국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조금씩 저변을 확대할 수 있었다고. 10년째 운영되고 있는 교육기관인 번역아카데미가 국내외 번역상을 이끌면서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었던 것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격년으로 진행하던 서울국제작가축제에 대한 욕심도 내비쳤다. 앞으로는 매년 시행으로 활성화해서 세계적인 수준의 문학축제를 만들고 싶다면서 포부를 전했다. 작가들만의 축제가 아니라 독자들이 함께할 수 있는 축제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해볼 계획이라고.

“1990년대 초 일본에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만 전담해서 번역하는 해외 언어 전문가가 40~50인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 노력이 쌓여 지금은 그의 작품이 출간되면 세계 동시 출판이 가능해진 것입니다. 번역은 하루아침에 당장 이루어지는 사업이 아닙니다. 꾸준히, 지속적으로 해나가야 할 사업입니다. 10년 후, 20년 후 세계시장의 먹거리를 준비하는 일이죠.”

김 원장은 국문학 전공자를 현장에 투입한 뜻을 잘 생각해서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연구하는 번역원을 만들어보겠다며 의욕을 내비쳤다.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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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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