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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인재가 좋은 일자리 만나 ‘상생’ 꽃피워

[문재인정부 4년, 내게 찾아온 변화] 지역균형/상생형 지역 일자리

상생형 지역 일자리 현장, 광주에 가다

2021.05.03 대한민국 정책주간지 <공감>

광주 광산구 빛그린산단 18만 평 부지에 세워진 광주글로벌모터스(GGM). 외부는 아직 공사가 진행 중이지만 차체공장 안으로 들어서자 최첨단 장비들이 쉴 새 없이 돌아갔다. 생산라인은 100% 자동화로 이뤄져 용접용 로봇 69대를 포함해 모두 118대의 로봇이 바삐 움직였다.

차체공장을 지나 조립공장으로 발길을 옮기자 축구장 7개 크기의 광활한 면적이 눈앞에 펼쳐졌다. 이곳은 차체공정과 도색공정을 거쳐 만들어진 뼈대를 기반으로 각종 부품을 조립하는 곳이다. 이곳에선 차체공장과 달리 많은 과정에서 인력이 직접 움직였다. 이처럼 조립공장을 갖춘 이유는 일자리 확대를 위해서다.

문재인 대통령이 4월 29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광주글로벌모터스에서 열린 ‘광주글로벌모터스 준공 기념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4월 29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광주글로벌모터스에서 열린 ‘광주글로벌모터스 준공 기념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노사 상생형 광주글로벌모터스 첫발

정부가 지역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 창출을 위해 야심 차게 추진하는 상생형 지역 일자리를 구현할 자동차 제조공장이 완공됐다. 이른바 광주형 일자리 사업자인 광주글로벌모터스가 연간 최대 10만 대의 완성차 생산 능력을 갖춘 공장 건물과 설비 구축을 마무리하고 4월 5일부터 단계적으로 시험 생산에 들어갔다. 2019년 12월 착공에서부터 완공까지 약 1년 4개월이 걸렸다. 국내 완성차 공장 신설은 1998년 르노삼성자동차의 부산공장 이후 23년 만에 처음이다.

시험 생산은 본격적인 양산체제에 돌입하기 전 마지막 단계의 공장 설비 시운전이다. 실제 판매할 차와 똑같은 과정을 거쳐 차를 생산한 뒤 모든 부분에 대한 성능과 품질을 점검하는 과정이다. 차체(프레스)부터 시작해 도장, 조립 등 순차적으로 생산라인을 타고 시험 생산하는 차종은 현대자동차가 개발한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광주글로벌모터스는 시험 생산을 통한 검정을 거친 뒤 9월부터 본격적인 양산체제에 돌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1년 생산 및 출시 예정 물량은 1만 5000대, 2022년부터는 연간 7만 대 생산이 1차 목표다. 광주글로벌모터스가 생산하는 자동차는 개발과 마찬가지로 판매도 2대 주주인 현대차가 맡는다. 현대차의 차종 개발 능력과 판매 네트워크가 광주형 일자리와 결합하는 셈이다.

광주글로벌모터스는 노·사·민·정 상생 합의를 바탕으로 2019년 9월에 출범한 합작법인이다. 자기자본금(주주 출자금) 2300억 원과 타인자본(대출) 3454억 원 등 모두 5754억 원을 투입해 자동차 제조 기반을 구축하는 동시에 광주형 일자리를 만드는 게 법인 설립 취지다.

광주시 산하 재단법인 광주그린카진흥원이 483억 원(지분율 21%)으로 1대 주주며 현대차가 437억 원(19%)을 출자해 2대 주주다. 또 광주은행(260억 원·11.3%)을 비롯해 호반건설, 호원, 지금강 등 광주를 기반으로 한 금융사와 건설사, 자동차부품회사 등 33곳이 합작법인 설립에 힘을 보탰다. 사회통합형 합작법인임을 감안해 시민주주가 필요하다는 지역 여론에 따라 광주시는 앞으로 증자를 통한 시민 참여 방안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520여 명 인력 중 90% 이상 지역 출신

광주글로벌모터스가 무엇보다 주목 받는 것은 양질의 일자리 제공이 기업 설립의 주요 취지인 만큼 이 지역에 거주하거나 지역 학교 출신을 우대해 인력을 뽑았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양산체제 가동 일정에 맞춰 광주글로벌모터스의 인력 채용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4월 23일 기술직(생산직) 신입사원 2차 합격자 145명 중 1명을 제외한 144명이 광주·전남 지역 인재다. 연령대별로 20대가 104명, 30대 37명 등 20∼30대가 141명으로 대다수를 차지해 청년 일자리 창출에 기여했다. 이번 기술직 2차 신입사원 선발로 1교대 기준 목표 인원인 520여 명을 모두 채웠으며 이 가운데 90% 이상이 지역 출신이다.

2021년 2월 광주·전남 지역 대학을 졸업하고 광주글로벌모터스에 입사한 한 사원은 “신입 초임 연봉은 주 44시간 기준 3500만 원으로 책정됐다”며 “광주시가 주거·교통·교육·의료·문화 등 여러 생활·복지 지원 혜택을 제공하는 게 매력”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3월에 실시한 기술직 신입사원 2차 공개채용에는 4300여 명의 지원자가 몰려 31.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비수도권의 제조업 밀집 산업단지에서 만성적인 구인난을 겪고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박광식 광주글로벌모터스 부사장은 “앞으로도 신규 채용을 지속해 직접 고용을 1000명까지 늘릴 계획”이라며 “공장 가동이 본격화하면 협력업체 등을 통한 간접 고용 효과가 5년 이내 1만 20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공장 착공부터 완공까지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급 영향도 적지 않았다. 공장 건설에 투입된 44개 장비 업체 가운데 광주·전남 업체는 42개였으며 연인원 투입 인력 13만 7209명 중 지역 인력은 10만 9354명으로 79%를 차지했다. 또 건축·토목·전기·기계 등 분야에 참여한 54개 업체 가운데서도 30개 지역 업체가 받은 직접 공사비가 전체의 63%를 차지한 것으로 광주시는 파악했다.

광주광역시 광산구 빛그린산단의 광주글로벌모터스 공장 모습.(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광주광역시 광산구 빛그린산단의 광주글로벌모터스 공장 모습.(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지역이 주도하는 사회 통합형 일자리

완성차 공장 신설을 통한 광주형 일자리는 국내 최초로 지역이 주도하는 사회 통합형 일자리 모델이다. 정부 예산 배정이나 특정 기업의 사업 타당성 검증과 투자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는 근본적으로 성격이 다르다. 지역 내 경제주체 간 사회적 합의로 수직적 원·하청 거래 관계와 불합리한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타파를 꾀한다는 점에서 지역 혁신 운동으로도 볼 수 있다.

이런 혁신적 일자리 사업이 공개적으로 제시된 것은 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4년 6월 지방선거로 출범한 민선 6기 광주시가 상생형 지역 일자리를 표방하며 연구용역과 지역 노사민정 협의기구의 논의 등을 거쳐 2016년에 광주형 일자리 추진 계획과 구상을 공식 제기했다.

당시 연구용역을 맡은 노동연구원은 광주형 일자리 모델의 개념을 이렇게 정의했다. ‘자동차산업의 신규 투자 유치를 위해 전략적 사회적 연대를 활성화해 새롭게 일자리를 창출하는 동시에 그를 통해 지역 노동시장의 구조화된 왜곡을 개혁하는 방법론을 구축하고 확산하는 것이다.’ 또 핵심 목표는 ‘일자리의 양적 확대와 더불어 질적인 수준의 개선, 특히 노동시장 전반의 상향 평준화’라고 정리했다.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탄력을 받기 시작한 것은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인 2017년 3월 광주형 일자리 모델을 적극 지원하고 전국으로 확산시키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취임 직후부터 100대 국정과제에 광주형 일자리를 반영해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 방안 마련에 착수하고 광주시는 노·사·민·정이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기구(더 나은 일자리위원회) 논의를 통해 2017년 6월 ‘광주형 일자리 실현을 위한 포괄적 기초협약’을 체결해 발표했다.

기초협약의 핵심은 적정 임금, 적정 노동시간, 노사 책임 경영, 원·하청 관계 개선 등 이른바 4대 정책과제다. 광주시는 이를 토대로 2018년부터 국내외 완성차와 부품업체를 대상으로 투자 유치 활동에 나섰고 그해 6월 현대차가 투자의향서를 제출하면서 합작법인 설립에 급물살을 탔다. 2019년 들어서는 1월에 광주 노사민정협의회의 ‘노사 상생 발전 협정서’ 채택, 9월 광주글로벌모터스 법인 설립, 12월 공장 착공 등으로 이어졌다.

광주글로벌모터스 정관에는 “본 회사는 광주광역시와 현대자동차 주식회사가 체결한 ‘지역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지속 창출을 위한 완성차 사업 투자협약’을 바탕으로 협력적 노사상생 모델의 구축, 적정임금 수준 유지, 적정 노동시간의 구현, 동반성장과 상생협력 도모, 소통·투명경영 실현의 원칙을 준수해 설립된다”고 명시해놓았다.

노동자들, 주변 생활 환경 개선에 기대감

무엇보다 이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주변 생활 환경 개선에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광주시는 정부의 지원금에다 자체 예산을 더해 모두 1785억 원을 투입하는 광주형 일자리 관련 지원 인프라 구축 사업을 확정해 추진하고 있다. 완성차 공장을 포함한 빛그린산단 내 입주 기업과 직원들을 위해 임대주택, 어린이집, 개방형체육관, 직업훈련 및 교육 시설, 산학융합지구, 노동인권회관, 노사동반성장지원센터 등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2021년 1월 입사한 한 사원은 “2020년 착공한 공동 어린이집이 2021년 상반기에 완공된다”며 “어린이집이 들어서면 회사 근처로 집을 옮길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광주형 일자리 통합지원센터, 문화·예술 공간, 다목적 강당, 건강증진실과 산재예방시설, 각종 편의시설 등을 갖춘 노사동반지원센터는 5월 공사에 들어가 2023년 5월 완공 예정이다. 또한 체육시설과 작은 도서관을 갖춘 개방형 체육관은 4월 중 공사 발주와 업체 선정을 마치고 공사에 들어가 2022년 5월 준공한다.

광주순환고속도로에서 빛그린산단까지 진입 도로 6.5km 신설 사업은 전액 국비 456억 원이 투입돼 2021년 하반기 공사에 들어가 2023년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주거 여건도 빠르게 개선된다. 임대주택은 빛그린산단 인근 광주 광산구 산정·장수동 일대 800가구 규모로 지을 계획이다. 2월 국토교통부가 신규 공공택지 지구로 지정해 광주형 일자리와 연계한 주거단지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2022년 상반기 지구 지정을 완료하고 2023년 지구 계획이 승인되면 2025년 착공하고 2029년 완공 예정이다.

한 사원은 “광주시가 주거단지 조성이 완료될 때까지 임시로 광주 북구 임동과 남구 효천지구의 임대주택을 공급하고 입주자에게는 보증금과 임대료, 대출 이자 등을 보조해줘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고용시장 희망 여는 상생형 지역 일자리

광주형 일자리는 지역 제조업의 혁신과 일자리 창출을 선도하는 모델이다. 특히 정부가 선정한 첫 번째 ‘상생형 지역 일자리’이기도 하다. 정부는 2020년 4월부터 개정·시행된 국가균형발전 특별법에 따라 상생형 지역 일자리를 선정해 행정·재정 지원을 뒷받침하고 있다. 지역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지자체와 기업, 노동자, 주민 등이 노동 여건과 복리후생 등에 대한 합의를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사업이 선정 대상이다.

2020년 6월 광주형 일자리를 시작으로 10월 강원 횡성형과 경남 밀양형 일자리, 2021년 2월에는 전북 군산형과 부산형 일자리 등 지금까지 모두 5건의 모델이 상생형 지역 일자리로 선정됐다. 선정된 지역의 기업에 대해 정부는 지방투자촉진보조금, 투자세액 공제, 정책자금 융자, 신용보증 등을 지원한다. 또 해당 사업장의 노동자에게 기숙사 임차비, 직업훈련 및 교육, 산업단지 통근버스, 복합문화센터, 직장어린이집 건립 등 각종 복지 지원 자금을 지자체를 통해 제공한다.

광주형 일자리 협약이 등장한 뒤 이를 모델 삼아 지자체 주도로 상생 협약과 투자 유치 계약을 체결한 사례가 6건이다. 또 지역의 산업 여건과 고용 사정에 맞춰 협약 체결을 추진하는 경우도 10여 건에 이른다. 광주형 일자리 모델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는 상생 협약 체결을 마무리한 5개 지역 지자체 추산을 근거로 협약이 순조롭게 이행될 경우 모두 2조 9000억 원의 투자가 이뤄지고 이를 통해 직간접으로 창출되는 일자리가 최소 2만여 개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상생형 지역 일자리의 핵심 가치는 상생과 연대다. 투자 부진에 따른 지역 경제의 침체와 고용 한파를 해소하면서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개선하는 게 상생형 지역 일자리의 목표다. 이를 위해 지역 현장에서 다양한 유형의 새로운 투자 및 고용 모델이 지속해서 나와야 한다. 지역 현장에서 성공 모델이 등장하면 전국으로 확산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광주형 일자리는 얼어붙은 고용시장에 새로운 희망의 길을 열어갈 쇄빙선이 될 수 있다.

대한민국 정책주간지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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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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