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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준 "도파민 중독 시대, 답은 화면 밖…수요일엔 나가서 즐기자"

'문화가 있는 날' 확대 시행 계기…'왕사남' 장항준 감독 단독 인터뷰
"문화는 행복·건강 위한 수많은 영양소…문화 편식 해소, 안 해본 것 해봐야"
청령포 8배·장릉 9배·영월 10배 등 관광객↑…'왕사남'이 입증한 문화의 연쇄효과

2026.03.31 정책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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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지난 18일 저녁 서울 대학로에서 창작 뮤지컬 '긴긴밤'을 깜짝 관람하며 오는 4월 1일부터 확대 시행되는 '매주 수요일, 문화요일'의 시작을 알렸다. 이날 퇴근길 문화 행보는 문화체육관광부가 '문화가 있는 날'을 기존 '매월 마지막 수요일'에서 '매주 수요일'로 확대하는 정책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이 같은 행보에 맞춰 4월 1일부터 '문화가 있는 날'은 '매주 수요일' 문화요일로 확대 운영된다. 이번 변화는 '문화 향유'를 특별한 날의 이벤트가 아닌 '일상의 습관'으로 전환하려는 정책적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공연·전시 할인과 특별 프로그램 등 다양한 지원이 더해지면서 문화의 문턱도 한층 낮아질 전망이다.

장항준 감독(사진=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윤종규,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장항준 감독이 지난 26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매드맨포스트에서 '정책브리핑'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윤종규,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최근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이하 왕사남)'로 누적 관객 1500만 명을 돌파하며 '천만 감독'에 이름을 올린 장항준 감독은 이번 확대에 대해 "김구 선생님이 원하던 '문화강국'이 되려면 우리 모두가 일상에서 문화를 사랑해야 하는데, 그동안 '문화가 있는 날'은 한 달에 한 번이어서 적다고 생각했다"며 "앞으로 매주 수요일을 문화요일로 진행한다고 하니 아주 좋은 시도"라고 평가했다. 

이어 "'문화가 중요하다'는 말은 많이 하지만, 어떤 팀이나 작품 하나가 세계적으로 성공하는 것만으로 '문화강국'이라고 보지는 않는다"며 "국민들이 자국의 문화는 물론 타국의 문화까지도 일상에서 소비하고 감상할 때 비로소 가치가 있는 '문화강국'이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왕사남'의 흥행이 보여준 문화의 파급력은 이번 정책의 취지와도 맞닿아 있다. 코로나19 이후 침체됐던 영화 산업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은 것은 물론, 촬영지인 강원도 영월에는 관광객이 크게 늘고 숙박·외식 등 지역 상권이 활성화되면서 인근 도시까지 방문이 확산되는 '연쇄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관객 수 1500만 명을 돌파한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역사적 배경이 된 강원 영월군 청령포에 지난 8일 관광객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최근 관객 수 1500만 명을 돌파한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역사적 배경이 된 강원 영월군 청령포에 지난 8일 관광객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장 감독은 이에 대해 "영월을 찾는 관광객이 늘고 음식점과 숙박업소는 물론 인근 지역까지 방문이 이어지는 것을 보고 문화 콘텐츠의 파급력을 직접 체감했다"면서 "문화를 통해 지역이 살아나는 모습을 보며 그 힘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정책브리핑은 '문화가 있는 날' 확대 시행을 한 주 앞둔 지난 26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매드맨포스트'에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장항준 감독을 만나 '문화가 있는 날' 확대의 의미와 문화 향유의 가치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매드맨포스트'는 '왕사남'의 컴퓨터그래픽(CG) 작업을 수행하는 시각적인 특수효과VFX) 전문 회사다.

다음은 장 감독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감독님께서 생각하시는 '일상 속 문화가 있는 삶'이란 무엇이며, 지금 우리 사회에서 왜 중요해졌다고 보십니까?

'문화가 중요하다'는 말은 많이 하는데, 어떤 팀이나 작품 하나가 세계적으로 떨치는(성공하는) 걸 '문화강국'이라고 얘기하지 않습니다. 그 나라 문화는 국민들이 자국의 문화는 물론 타국의 문화까지도 일상에서 소비하고 감상할 때 가치가 있는 '문화강국'이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제가 1990년대 중반에 처음으로 유럽 여행을 가고 그다음에도 자주 갈 일이 있었는데, 갈 때마다 느꼈던 건 경제적인 차이와 문화적인 뿌리 차이도 어느 정도 있었지만, 가장 큰 차이는 유럽 사람들은 저녁때 가족이나 친구들과 공연, 음악회, 인형극, 춤극을 보러 가기도 하고 거리에 수많은 뮤지션들이 공연을 해 자연스럽게 일상에서 문화를 즐기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때 굉장히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당시 우리나라에는 그런 모습을 보기 어려웠거든요. 그때는 '우리가 유럽 선진국에 비해 경제만 뒤처진 게 아니구나. 문화적으로는 한참 뒤처졌구나'는 생각에 '어떻게 하면 따라잡을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왜냐하면 이 사람들은 자기 문화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문화까지 즐기고 있었으니까요. 

장항준 감독은 "김구 선생님이 원하던 '문화강국'이 되려면 우리 모두가 일상에서 문화를 사랑해야 한다"며 "문화가 있는 날 확대는 아주 좋은 시도라고 생각하고 분명히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사진=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윤종규,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장항준 감독은 "김구 선생님이 원하던 '문화강국'이 되려면 우리 모두가 일상에서 문화를 사랑해야 한다"며 "문화가 있는 날 확대는 아주 좋은 시도라고 생각하고 분명히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사진=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윤종규,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근데 지금 한국은 이미 그들의 수준을 뛰어넘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가 그들처럼 문화를 향유하고 있는지, 각자가 일상에서 충분히 향유하고 있는가는 여전히 의문이 듭니다. 문화적인 빅뱅이나 창작은 되고 있지만, 진정으로 일상에서 문화를 향유하고 감상하고 누리고 있는지 생각하면 아직은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구 선생님이 원하던 '문화강국'이 되려면 우리 모두가 일상에서 문화를 사랑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기존의 '문화가 있는 날'은 한 달에 한 번이라 적다고 생각했거든요. 이제 매주 수요일, 한 달로 치면 네다섯 번으로 확대하는 것은 아주 좋은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분명히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 4월 1일부터 '문화가 있는 날'이 매주 수요일로 확대됩니다. 이런 변화가 국민들의 일상에 어떤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보시나요?

어떤 분들은 먹고 사는 데 문화가 무슨 상관이냐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살려면 탄수화물과 단백질만 있어도 살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오래 못 살죠. 분명히 병이 납니다. 즐기면서 못 살고 행복하게 살 수가 없죠. 

인간이 행복하게 살려면 단백질, 탄수화물 대신 비타민과 아미노산, 각종 칼슘 등 다양한 영양소들을 섭취해야 합니다. 결국에는 인간답고 건강한 몸이라는 것은 그 수많은 영양 성분들이 들어와 있어야 합니다. 문화는 단백질과 탄수화물을 제외한 수많은 영양소와 같습니다. 

쉽게 말하면 우리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나눌 때 경제적, 군사력의 차이를 거론하지만 저는 어떤 면에서 보면 가장 큰 건 문화적 차이라고 봅니다. 경제적으로 번영한 나라 중에도 반짝하다 망한 경우도 꽤 있거든요.

또한 '문화가 있는 날'이 확대되면 문화의 문턱이 굉장히 낮아질 것입니다. '문화가 있는 날'의 혜택을 통해 보다 다양한 분야의 문화 생활을 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문화가 있는 날' 영화관에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2025.8.29.(사진=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윤종규,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문화가 있는 날' 영화관에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2025.8.29.(사진=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윤종규,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일회성 참여를 넘어 지속적인 문화 향유, 문화 습관으로 이어지기 위해 가장 중요한 조건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평소 안 하던 것을 해야 합니다. 아무래도 문화적 혜택들이 다양하게 주어지기 때문에, 평소 대중적인 상업 영화만 봤다면 독립 영화를 한 번 찾아서 보거나 평생 가본 적이 없던 미술관, 공연장에 가거나 오페라 공연을 보러 가기도 하는 거죠. 

쉽게 말해 자기가 좋아하는 것만 하면서 사는 것은 어린이에 비유하면 평생 햄만 먹는 것과 똑같습니다. 햄이 맛있는 건 알지만, 전 세계에 다양한 음식과 맛있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데 평생 햄만 먹으면 안타깝잖아요. 문화도 마찬가지입니다. 문화적 편식을 해소하려면 안 해본 것들을 접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장 감독은 매주 수요일 '문화요일' 활용법으로 "평소 안 하던 것을 해보라"고 권했다. 이어 "도파민 중독 시대에서 해결해 주지 못하는 것들이 화면 밖에 엄청나게 많이 있다"며 "이 기회를 계기로 다양한 문화를 적극적으로 즐겨보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장 감독은 매주 수요일 '문화요일' 활용법으로 "평소 안 하던 것을 해보라"고 권했다. 이어 "도파민 중독 시대에서 해결해 주지 못하는 것들이 화면 밖에 엄청나게 많이 있다"며 "이 기회를 계기로 다양한 문화를 적극적으로 즐겨보길 바란다"고 제안했다.(사진=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윤종규,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이후 촬영지인 영월에 관광객이 늘어나는 등 지역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문화 콘텐츠가 지역경제와 관광 활성화에 어떤 역할을 한다고 보시는지요?

굉장한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뉴스에서 접했는데 청령포는 8배, 장릉은 9배 등 지금 영월의 관광객이 엄청나게 증가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인근 도시에도 영향을 미쳤더라고요. 얼마 전에 괴산과 제천에 갔다 왔는데, 그분들과 가끔 통화하면 숙박이나 음식점의 방문객이 엄청나게 늘어났다고 합니다.

영월에서 자주 가던 음식점 사장님들하고 전화 통화를 하면 그분들이 전보다 10배 장사가 잘되니 너무 좋아하시더라고요. 밤에 자다 보면 '감독님 덕분에 매일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라는 문자도 옵니다. 그럴 때면 '열기가 진짜 대단하구나'하고 느끼면서 제 기분도 좋더라고요(하하).

지난 19일 서울 강서구 코엑스 마곡에서 열린 2026 내나라 여행박람회에서 참관객들이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촬영지로 알려진 강원도 영월 부스를 찾아 여행지 정보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지난 19일 서울 강서구 코엑스 마곡에서 열린 2026 내나라 여행박람회에서 참관객들이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촬영지로 알려진 강원도 영월 부스를 찾아 여행지 정보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무엇보다 여행 계획이 없던 분들이 영화를 보고 '오래 안 걸리니 한 번 갔다 와볼까'하고 떠나신다고 하더라고요. 간 김에 '맛집은 어떤 게 있나', '역사에 대해 궁금하니 사육신이 있는 곳도 가보자' 이런 거죠. 그리고 단종 관련 문화적 콘텐츠나 장소들이 굉장히 붐업이 많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사실 해외여행도 좋지만, 국내에 특색 있는 작은 도시들이 훨씬 좋은 곳이 많습니다. 영화를 찍으면서 국내 작은 도시들을 많이 가볼 기회가 있는데, 가보면 정말 좋습니다. 

그러니까 문화를 통해 다른 지역과 도시들을 알 수 있는 것은 중요하고, 파급력도 상당하다는 것을 이번에 확실히 느꼈습니다.

◆ 이번 '문화가 있는 날' 확대는 정부뿐 아니라 문화예술계와 경제계를 대표하는 민간단체들과 함께 추진됩니다. 이런 민관 협력이 갖는 의미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당연히 민관이 참여하는 게 너무 좋습니다. 많은 민간 단체나 기업들도 아낌없이 협업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관 주도는 역사적으로 증명하듯이 반드시 한계가 있습니다. 정권이 바뀌게 되면 단절되거나 일시적인 유행처럼 끝나기도 합니다. 문화를 즐기는 것이 뿌리내려지려면 정부의 주도로 시작하더라도 민간에서 더 적극적으로, 더 신나서 참여해야 합니다. 많은 민간단체가 함께 참여해야 연속성을 갖고 지속될 수 있습니다.

김영수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이 18일 서울 종로구 아트코리아랩에서 열린 문화가 있는 날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협약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문체부 제공)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www.korea.kr)
김영수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이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아트코리아랩에서 열린 문화가 있는 날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협약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문체부 제공)

◆ 마지막으로 장 감독님은 매주 수요일 '문화요일'을 어떻게 보낼 계획인가요? 국민이 '매주 수요일'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팁을 알려주시고, 제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일단 수요일에는 안 나갈 것 같아요(하하). (평소 문화를 즐기는 사람으로서) 사람이 많은 날 굳이 나가려고 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런 것들, 즉 매주 수요일은 문화요일이라는 사실을 잘 모르시는 분들이나 별로 관심이 없었던 분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우리나라에 볼만한 공연이나 콘텐츠가 정말 많으므로 일단 나가서 즐기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안 해본 것들을 해보고, 먹어보지 않은 것들을 먹어보라고 하고 싶습니다. 문화적으로 다양한 것들을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평소 보지 않았던 독립 영화나 무용극을 한 번 관람해보는 것도 좋고, 뮤지컬을 제대로 본 적이 없는 분들은 대학로의 아주 조그마한 소극장에서 하는 1인극, 2인극도 보면 재미있을 것입니다. 가치 있는 작품들이 정말 많습니다.

도파민 중독 시대에서 해결해 주지 못하는 것들이 화면 밖에 엄청나게 많이 있습니다. 이 기회를 계기로 다양한 문화를 적극적으로 즐겨보길 바랍니다. 

즐기지 않는다면 없는 것과 매한가지입니다. 대한민국정부 대표 정책뉴스 포털 '정책브리핑(korea.kr)'에 들어가면 아주 유익한 문화적 정보들이 잘 분류 돼 있고 좋은 정보들이 많으니 도움이 될 것입니다. 

문화강국의 국민으로서 '문화요일'을 잘 즐겨주기를 바랍니다.

정책브리핑 최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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