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 복무에만 전념하다 보니 전역 후 취업은 어떻게 해야 할지 무엇부터 준비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제대군인지원센터에서 진로 상담을 받고 경력 정리를 하면서 다시 시작할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6월 15일 찾은 서울제대군인지원센터. 상담실 곳곳에서는 제대군인들이 전문 상담사와 마주 앉아 이력서와 경력기술서 등을 점검하고 있었다. 교육장에서는 취업 전략을 배우기 위한 교육이 한창이었다.
수년간 군 조직에서 국가 안보를 책임지며 임무를 수행해온 군인에게 전역은 또 다른 출발점이다. 군에서 쌓은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미래를 설계해야 하는 중요한 전환기이기 때문이다. 부대운영과 조직관리, 위기대응, 목표달성 능력 등 군 경력은 충분히 경쟁력 있는 자산이지만 이를 새로운 직무와 연결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하는 곳이 바로 국가보훈부 제대군인지원센터다. 서울을 비롯해 전국 10개 지역에서 운영 중으로 제대군인을 대상으로 맞춤형 전직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원 대상은 취업맞춤특기병, 경상이자(공상으로 전역한 군인), 저소득 모범장병 등 5년 미만 우선지원대상 의무복무 제대군인을 비롯해 중기복무 제대군인(5년 이상~10년 미만), 장기복무 제대군인(10년 이상) 등이다.
서울제대군인지원센터의 도움을 받아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 한 제대군인은 "군 경력을 민간 기업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설명하는 방법부터 면접 준비까지 세심하게 도움을 받을 수 있어 든든하다"고 전했다.


1대 1 전직 컨설팅부터 창업 지원까지
2004년 문을 연 서울제대군인지원센터에는 취업상담팀, 기업협력팀, 교육행정팀, 창업지원팀 등 20명의 전문 인력이 상주하며 제대군인의 사회 정착을 지원하고 있다.
센터는 개인별 경력과 역량을 분석해 맞춤형 진로 설계를 지원하고 취업연계와 직무교육, 창업지원까지 전직 과정 전반을 아우르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원 분야는 크게 '취업상담', '기업협력', '교육지원'으로 나뉜다. 취업상담 분야에서는 1대 1 전직지원 컨설팅을 통해 개인별 취업 목표를 설정하고 경력·역량 분석,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 작성, 모의면접 등을 지원한다. 해외취업 전문상담사를 배치해 해외 진출도 돕고 있다.
기업협력 분야에서는 다양한 기업과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발굴하고 우수 인재를 추천한다. 채용박람회 등 구인·구직 행사를 운영하는 한편 기업과의 업무협약(MOU) 체결과 제대군인 고용우수기업 인증제를 통해 안정적인 고용 기반 확대에도 힘쓰고 있다.
교육지원 분야에서는 취·창업에 필요한 직업교육훈련 정보를 제공하고 직업훈련기관 입교 지원, 교육비 지원, 사이버연수원 운영 등을 통해 제대군인의 직무 역량 강화를 지원한다.
특히 올해부터는 격월로 '취업역량강화 워크숍'을 열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취업 준비 전략과 최신 채용 트렌드 분석, 디지털 취업 역량 강화 교육 등을 제공하고 있다.
서울센터는 전국 제대군인지원센터 가운데 유일하게 창업지원팀을 운영하는 점도 눈에 띈다. 센터 내 '창업보육실'은 예비 창업자와 초기 창업기업을 대상으로 사무공간과 전문 컨설팅을 제공한다. 2019년 7월 첫 입주기업을 선정한 이후 2026년 6월까지 총 7개 기업을 지원했으며 입주기업에는 최대 1년간 창업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취업 경쟁력 높이는 맞춤형 지원
제대군인지원센터에서 안내하는 제대군인 활용 지원제도도 다양하다. 대표적인 제도가 직업능력개발교육비 지원이다.전역 후 3년이 지나지 않은 중장기복무(5년 이상) 제대군인 가운데 미취업·미창업자가 대상이다. 기간제근로자(2년
이내의 기간제 근로·일용근로·단시간근로 등)와 창업 1년 미만, 월평균 사업소득이 최저임금 이하인 소규모 사업자도 지원받을 수 있다. 지원 금액은 1인당 최대 150만 원이다. 수강료의 80%를 국비로 지원하며 본인부담률은 20%다.
전직지원금 제도 역시 제대군인의 관심이 높다. 5년 이상 19년 6개월 미만 복무한 군인연금 비대상 제대군인 가운데 전역 후 6개월 이내 실업 상태인 경우 신청할 수 있다. 중기복무자는 월 58만 원, 장기복무자(10년 이상~19년 6개월 미만)는 월 81만 원을 최장 6개월간 지원받을 수 있다.
사이버교육 과정도 꾸준한 호응을 얻고 있다. 5년 이상 복무한 중장기복무 제대군인과 전역 예정자가 대상이며 1인당 월 3과목, 연간 최대 12과목까지 수강할 수 있다. 수강신청은 전월 10일 오전 9시부터 20일 자정까지 가능하며 21~24일 검증·승인 절차를 거친다. 교육비는 보훈부가 지원하며 교재비는 본인부담금 50% 조건으로 1인당 최대 6권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군 경력을 민간 언어로 바꾸는 것이 중요"
최근 제대군인의 취업 희망 분야는 한층 다양해지고 있다. 방산기업과 공공기관, 안전관리, 물류·유통, 생산관리 분야에 대한 관심이 꾸준한 가운데 ICT, 드론, 전기·소방·산업안전 등 전문기술 분야로의 진출 수요도 늘고 있다.
복무 기간에 따라 선호 직종에도 차이가 나타난다. 중기복무 제대군인은 소방·경찰·군무원 등 안정성과 공공성을 갖춘 직종을 선호하는 반면 장기복무 제대군인은 군에서 쌓은 전문성과 조직 운영 경험, 리더십을 활용할 수 있는 민간기업과 전문 분야 직무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태승 서울제대군인지원센터장은 제대군인이 가장 크게 체감하는 어려움으로 변화하는 채용 환경에 대한 정보 부족과 경력 전환의 부담을 꼽았다. 김 센터장은 "오랜 군 생활 이후 민간 취업시장에 진입하는 중장기복무 제대군인은 직무 선택과 진로 설계 과정에서 많은 고민을 안고 있다"며 "군에서 축적한 경험과 전문성을 민간 채용시장에서 요구하는 역량으로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희승 서울제대군인지원센터 상담사도 성공적인 전직의 핵심으로 '군 경력의 민간화'를 꼽았다. 장 상담사는 "조직관리와 인력운영, 위기대응 등 군에서 쌓은 경험은 민간에서도 충분히 활용 가능한 역량"이라며 "자신의 경력을 지원 직무와 연결해 설명할 수 있어야 취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장 상담사의 컨설팅을 통해 취업에 성공한 김상훈 씨는 해군특수전전단(UDT) 폭발물처리반(EOD) 출신으로 2024년 6월 전역 후 현재 공항에서 폭발물 처리와 위해물품 대응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김씨는 "환경은 달라졌지만 업무의 본질은 크게 다르지 않다"며 "군에서 쌓은 전문성은 사회에서도 충분히 활용될 수 있는 만큼 자신의 강점과 취업 목표를 명확히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센터 지원을 받아 시설관리직으로 재취업한 이승현 예비역 해군 중령은 현재 서울제대군인지원센터 멘토로 활동하며 후배들의 전직을 돕고 있다. 그는 "취업은 결국 스스로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며 "센터의 다양한 지원 제도를 적극 활용하되 자신의 진로를 주도적으로 설계하고 꾸준히 준비할 때 더 큰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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