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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의 특별한 2박 3일 77만 원 쓰고 30만 원 돌려받았다

'지역사랑 휴가지원 사업' 직접 다녀와 보니

2026.08.03 대한민국 정책주간지 <K-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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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특별자치도 영월군 청령포는 앞쪽으로는 강이 흐르고 뒤쪽에는 산이 버티고 있어 배를 타야만 들어갈 수 있다.
강원특별자치도 영월군 청령포는 앞쪽으로는 강이 흐르고 뒤쪽에는 산이 버티고 있어 배를 타야만 들어갈 수 있다.

4월 10일 오전 10시, 벼르고 있던 '영월 반값여행' 신청하는 날.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정시에 '영월형 반값여행 누리집'에 접속했다. 그러나 신청자가 한꺼번에 몰렸는지 화면이 좀처럼 넘어가지 않았다. 가까스로 본인인증을 마치고 주민등록증 등 필수 서류를 올린 뒤 여행계획 작성까지 끝냈다. 마지막 단계, 아무리 클릭해도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않았다. 선착순 모집이라 애가 탔다. 여행을 포기해야 하나 낙담하던 순간 남편의 승전보가 날아왔다. 신청에 성공했다는 소식이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우리 가족의 영월 반값여행이 시작됐다.

청령포에는 천연기념물 관음송을 비롯해 크고 오래된 소나무가 많다. 사진 고유선
청령포에는 천연기념물 관음송을 비롯해 크고 오래된 소나무가 많다. 사진 고유선

여행경비 50% 환급

반값여행의 정식 명칭은 '지역사랑 휴가지원 사업'이다. 인구감소지역으로 관광객을 유입해 국내 여행과 지역 관광소비를 활성화하기 위해 한국관광공사와 각 지방자치단체가 올해 처음 도입한 사업이다. 여행 전 사전 신청을 하고 지자체의 승인을 받으면 현지에서 사용한 여행경비의 50%를 지역화폐 등으로 돌려받을 수 있어 '반값여행'이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졌다.

2026년 현재 강원(평창군·영월군·횡성군), 충북(제천시), 전북(고창군), 전남광주(강진군·영광군·해남군·고흥군·완도군·영암군), 경남(밀양시·하동군·합천군·거창군·남해군) 등 16개 지자체가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사업이 시작된 올해 4월부터 7월 초까지 모두 18만 명이 반값여행을 신청했다. 

반값여행은 개인 및 가족 단위로 신청할 수 있지만 해당 여행지와 인접지역에 주민등록이 돼있다면 대상에서 제외된다. 우리 가족이 다녀온 영월의 경우 영월군민은 물론 원주시·태백시·횡성군·평창군민도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숙박 필수 여부와 환급 제외 업종 등 세부 조건도 지자체별로 다르므로 신청 전 공고문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영월군은 여행 시작 5일 전까지 신청을 마치고 군의 승인을 받아야 했다. 지역 숙박시설과 전통시장 이용도 필수였다. 숙박 전후 참가자 인증 사진과 전통시장 소비 영수증도 제출해야 한다. 신청자 명의로 여행경비를 결제한 영수증 합산 금액이 10만 원을 넘어야 한다는 조건도 있었다. 단 주유소·카센터·금은방·유흥업소 등에서 쓴 금액은 환급 대상에서 제외다.

조건을 모두 충족하면 1인당 최대 10만 원을 지역화폐로 환급받을 수 있다. 가족 단위 신청은 최대 5명까지 가능해 최대 50만 원까지 돌려받을 수 있다. 우리 가족은 3명이어서 60만 원 이상을 사용하면 최대 환급액인 30만 원을 받을 수 있었다. 통상 환급률은 50%지만 19~34세 청년에게는 70%가 적용돼 최대 환급한도는 14만 원이다.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영월서부시장은 강원도 향토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가게가 많아 관광객들에게 인기다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영월서부시장은 강원도 향토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가게가 많아 관광객들에게 인기다
짧고 노란 면을 육수에 말아먹는 올챙이국수는 강원도의 별미 중 하나다.
짧고 노란 면을 육수에 말아먹는 올챙이국수는 강원도의 별미 중 하나다.

든든한 환급에 즐거운 소비 경험

한 달 뒤 남편과 다섯 살 아들과 함께 2박 3일 일정으로 영월을 찾았다. 점심 무렵 도착해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시내에 위치한 서부시장이었다. 평일 낮인데도 시장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강원도 향토 음식인 메밀전병의 고소한 냄새가 시장 곳곳에 풍겼다.

한 가게에 자리를 잡고 메밀전병과 올챙이국수를 주문했다. 전병은 서울에서 먹었을 때보다 한층 깊은 맛이 느껴졌고 얇고 부드러운 피도 인상적이었다. 올챙이처럼 짧고 통통한 노란 면을 육수에 말아 먹는 올챙이국수는 이름부터 독특했다. 처음 맛보는 음식이라는 즐거움까지 더해졌다. 시장의 명물이라는 카스텔라까지 맛본 뒤에는 영화 '왕과 사는 남자'로 유명해진 청령포로 향했다.

단종의 유배지인 청령포는 앞쪽으로는 강이, 뒤쪽으로는 가파른 산이 둘러싸고 있어 섬 아닌 섬과 같은 곳이다. 입장권을 산 뒤 청령포로 들어가는 배를 타기 위해 선착장으로 이동했다. 영화의 인기로 배를 타려면 긴 줄을 서야 한다고 들었기에 긴장했지만 이날은 다행히 바로 배에 오를 수 있었다.

청령포 안에는 천연기념물 관음송을 비롯해 크고 오래된 소나무가 빼곡하게 들어서 있었다. 단체 견학을 온 학생들의 웃음소리를 빼면 비교적 고요해 숲길을 천천히 거닐기에도 좋았다.

저녁은 숙소에서 고기를 구워먹기로 하고 마트에 들렀다. 영월은 마트에서 쓴 금액도 환급 대상에 포함돼 부담 없이 장을 볼 수 있었다. 오랜만에 한우도 덥석 집어들었다. 쌈채소와 반찬, 아들이 먹고 싶다는 과자와 음료수까지 인심 좋게 담았다. 원래라면 가격을 한 번 더 따져봤을 장보기였지만 환급받을 생각에 손도 마음도 여유로웠다.

숙소는 동강 한복판에 터줏대감처럼 자리한 둥글바위 근처였다. 이층침대가 있는 카라반 형태의 숙소였다. 아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물하고 싶었다. 예상대로 아이는 처음 보는 이층침대가 신기한지 계단을 오르내리며 즐거워했다. 저녁으로 먹은 바비큐도 여행의 즐거움을 더했다.

동강의 물이 굽이쳐 돌아 나가는 길목을 따라 둥글바위 등 자연이 빚은 비경이 펼쳐진다. 사진 고유선
동강의 물이 굽이쳐 돌아 나가는 길목을 따라 둥글바위 등 자연이 빚은 비경이 펼쳐진다. 사진 고유선

자연에서 보낸 하루

다음 날은 동이 트자마자 동강변으로 내려가 아들과 함께 돌을 던지며 놀았다. 돌이 수면 위를 튕기며 날아가는 '물수제비'를 보여주고 싶었지만 생각처럼 쉽진 않았다. 강변에서 한참을 놀다 시내로 나가 오일장을 구경했다.

동강생태공원에 있는 유아숲체험원도 찾았다.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나무 놀이터와 그늘이 갖춰진 모래 놀이터, 목재 인디언텐트까지 갖춘 데다가 무료였다. 바로 옆에 조성된 곤충박물관도 아이와 둘러보기 좋았다.

시내 짜장면집에서 든든하게 배를 채운 뒤 숙소로 돌아와 물놀이를 즐겼다. 물장구를 치며 수영 대결을 펼치고 동강의 세찬 물결을 바라보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 시간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추억이 됐다.

마트에서 장을 봐 저녁을 해결한 뒤 밤하늘의 별을 올려다봤다. 이날따라 날씨가 맑아 별이 유난히 밝게 빛났다. 도시에서는 좀체 볼 수 없는 하늘이었다. 시원한 밤공기를 가슴 깊이 들이마시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국산 참기름 한 병까지 두둑이

마지막 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다시 서부시장에 들렀다. 주말이라 시장은 더욱 붐볐다. 북새통을 비집고 백년가게로 인정받은 한 가게에서 닭강정을 주문했다. 가게 처마에 매달린 제비집을 구경하는 것도 소소한 재미였다. 메밀전병 한 박스와 팥소가 든 수수부꾸미도 샀다. 첫날과 다른 가게였는데 맛이 비슷하면서도 미묘하게 달라 비교해 먹는 재미가 있었다. 다른 가게의 맛도 궁금했지만 이미 배가 불러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주차장으로 가는 길,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발길을 붙잡았다. 방앗간에서 국산 참깨로 기름을 짜고 있었다. 평소라면 싼 수입산 참기름을 샀겠지만 이날만큼은 환급을 믿고 한 병에 3만 7000원인 국산 참기름을 선뜻 샀다. 녹진하면서도 부드러운 풍미가 일품인 참기름은 지금까지도 고소한 향을 유지하고 있다.

다음 여행은 언제 가지?

집으로 돌아와 정산 신청을 하기 위해 영수증을 펼쳤다. 환급금 신청은 여행이 끝난 다음 날부터 15일 이내에 해야 한다. 

한 장 한 장 금액을 더해보니 2박 3일 동안 영월에서 쓴 돈은 총 77만 2610원이었다. 영월형 반값여행 누리집 '정산신청' 메뉴를 통해 모든 영수증을 찍어 올리고 환급을 기다렸다.

한 달쯤 지났을까. 심사 결과 3인 가족 최대 환급액인 30만 원 지급이 확정됐다. 환급금은 영월 지역화폐인 영월별빛고운카드로 들어왔다. 환급금은 올해 안에 사용해야 한다. 대부분 여행 지역 내 가맹점이나 지역 특산물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사용할 수 있다. 영월은 현지 가맹점에서만 오프라인 사용이 가능하다. 덕분에 한 번 더 영월을 찾을 이유가 생겼다.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이 많다. 장릉과 고씨굴, 영월동굴생태관, 어라연계곡과 별마로천문대, 한반도지형까지 다음 여행을 기다리는 영월의 명소가 너무 많다. 환급받은 지역화폐를 어디에 쓸지 고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음 영월 여행을 계획하게 된다. 반값여행이 지역에서 여행하고, 소비하고, 다시 그 지역을 찾게 되는 선순환을 만들고 있었다.

지역사랑 휴가지원 사업은 올 하반기 4개 지역을 추가 공모한다. 올해 시범사업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내년부터 대상 지역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사업 대상 지역과 신청 일정 등 자세한 사항은 대한민국 구석구석 누리집(visitkorea.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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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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