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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우리가 만들었어?"…KF-21 첫 조종사들이 말하는 '보라매'

양산 1호기 공군 인도…초도운용 조종사 4명이 전한 첫 비행의 순간
"강력한 엔진음에 벅찬 감동"…AESA 레이더 탐지·추적 능력 '인상적'
"우리 전술·운용에 맞춰 계속 발전"…2027년 하반기 전력화 목표

2026.11.06 정책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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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탑건 : 매버릭'의 주인공(톰 크루즈 분)은 극초음속 항공기 '다크스타'에 올라 '마하 10'을 찍는다. 현재로선 터무니 없는 영화 속 설정이긴 하지만 마치 '슈퍼맨'처럼 지구를 배경으로 하늘을 가로지르는 모습은 압권이었다.  

한물 간 구형 F-14 전투기를 몰고서 압도적인 성능의 최신 전투기들을 격추시키는 매버릭의 무용담은 약간 과장돼 보였지만, 영화 내내 전투기 조종사가 칵핏(조종석) 안에서 느낄 법한 중력가속도의 무게감은 고스란히 전해졌다.

영화 속이 아닌 지금 대한민국 영공에서도 새로운 도전이 시작됐다. 우리 손으로 개발한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 양산 1호기가 지난 9월 22일 공군에 인도되면서다. 

2001년 국산 전투기 개발계획이 처음 천명된 지 25년 6개월, 2015년 체계개발에 착수한 지 약 10년 9개월 만이다. 개발자와 생산자의 손을 거친 KF-21이 이제 대한민국 영공을 지킬 공군 조종사들의 손에 들어왔다.

예천으로 향하는 KF-21 양산 1호기를 FA-50 경공격기와 TA-50 전술입문훈련기, T-50 고등훈련기가 함께 호위하는 모습.(사진=공군 제공)
예천으로 향하는 KF-21 양산 1호기를 FA-50 경공격기와 TA-50 전술입문훈련기, T-50 고등훈련기가 함께 호위하는 모습.(사진=공군 제공)

4.5세대급 한국형 다목적 전투기인 KF-21은 노후한 F-4와 F-5 전투기를 대체하고 미래 전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됐다. 최대 속도는 마하 1.8. 1600여 회의 비행시험과 1만 3000여 시험조건 검증을 거쳐 비행 성능과 안정성을 확인했고, 공대공 무장 발사와 공중급유 시험 등을 통해 실제 운용에 필요한 능력을 검증했다. 지난 5월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이제 공군의 운용 경험을 축적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KF-21의 첫 비행을 맞이한 하늘의 풍경이다. 지난 9월 22일 사천에서 예천으로 향하는 양산 1호기를 FA-50 경공격기와 TA-50 전술입문훈련기, T-50 고등훈련기가 함께 호위했다. 훈련기에서 경전투기를 거쳐 한국형 전투기로 이어지는 국내 항공기 개발의 발자취가 한 편대에 담긴 셈이다. KF-21은 그렇게 우리 항공산업이 쌓아온 기술의 결실인 동시에, 앞으로 공군이 직접 운용하며 완성해 나가야 할 새로운 전력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전투기는 개발에 성공했다고 곧바로 전력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조종사는 기체의 특성과 비행절차를 몸에 익히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훈련해야 한다. 정비사와 지상요원 역시 새로운 기체에 맞는 운용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공군이 KF-21 최초 운용대대인 제156전투비행대대를 재창설하고 조종사와 정비사 등 초도운용요원 교육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공군은 2027년 하반기 전력화를 목표로 운용 기반을 다지고, 2030년대 초반까지 100대 이상의 KF-21을 순차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이제 관심은 개발의 성공을 넘어 실제 운용의 현장으로 향한다. 영화 속 매버릭이 기체의 한계에 도전했다면, 현실의 KF-21 조종사들은 새로운 전투기를 공군의 핵심 전력으로 만들어가는 임무를 맡았다. 제16전투비행단 156전투비행대대 4명의 KF-21 초도운용 조종사들에게 그들이 직접 경험한 KF-21의 첫 비행과 새로운 하늘의 이야기를 서면 인터뷰로 들어봤다.

KF-21 초도운용 조종사들. 왼쪽부터 이후인, 한재석, 지용훈, 전범석 소령.(사진=공군 제공)
KF-21 초도운용 조종사들. 왼쪽부터 이후인, 한재석, 지용훈, 전범석 소령.(사진=공군 제공)

S(Scene)#1. 간단한 자기소개

한재석 소령 : 제16전투비행단 156전투비행대대 한재석 소령입니다. KF-21로 기종 전환하기 전에는 제20전투비행단에서 KF-16 전투조종사로 근무했습니다. 2020년 공군 보라매공중사격대회에서 탑건을 수상한 경력이 있습니다.
지용훈 소령 : 같은 대대 지용훈 소령입니다. 이전에는 KF-16, FA-50, F-35 전투조종사로 근무했습니다. 이번 KF-21까지 3번째 기종 전환으로 전투조종사 중 가장 많은 기종전환 경험이 있습니다.
이후인 소령 : FA-50 전투조종사로 약 1200시간 비행경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술무기 교관(제29전술개발훈련비행전대)으로 근무하면서 다수의 조종사 교육에 참여한 경험이 있습니다.
전범석 소령 : F-16을 주기종으로 약 1200시간 비행 경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술무기교관 과정을 수료하고 전투비행대대에서 실전적인 전투 운용능력을 쌓아왔습니다.

"강력한 엔진음이 울릴 때…그 벅찬 감동 아직도 생생"

S#2. 처음 KF-21을 타고 날아올랐을 때 심정

한 : 강력한 엔진음이 울리며 기체가 박동할 때의 그 벅찬 감동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한편으로 내가 이 조종간을 잡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땀방울이 흘렀을지 뭉클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지 : 우리 손으로 만든 조종간을 잡고 엔진을 예열하며 "이걸 우리가 만들었다고?" 하는 마음에 믿기지 않았습니다. 첫 비행 당시 느낀 그 감동과 연신 내뱉었던 감탄, 그 순간을 만들어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한 마음이었습니다.
이 : 처음 활주로를 박차고 뛰어오른 그 순간 "정말 내가 KF-21을 타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개의 엔진이 내뿜는 강한 힘, 그 힘이 온몸에 닿자 이 힘으로 우리 강산을 지켜내야겠다는 생각이 뒤따랐습니다.
전 : 처음 조종간을 붙잡았을 때 설렘보다 막중한 책임감이 마음을 짓눌렀습니다. 지금 내가 잡은 이 조종간이 우리 공군의 새로운 역사를 쓴다는 그 감정, 아직도 잊지 못하는 순간입니다.

S#3. 국산 플랫폼이 주는 강점

지 : 전력화되어 사용되던 기존의 체계와 다르게 개발 과정에서 개선점이 적극적으로 반영되었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이었습니다. 특히 조종사, 정비요원, 개발사의 서로 다른 의견이 빠르게 공유되었기에 앞으로 무한하게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 : 우리 공군의 전술과 운용 개념에 맞춰 계속해서 발전시킬 수 있다는 점, 운용단계에서 직접 경험한 내용을 빠르게 반영한다는 것 그 자체가 국산 플랫폼의 가장 큰 강점입니다.

힘차게 날아오르는 KF-21 모습.(사진=공군 제공)
힘차게 날아오르는 KF-21 모습.(사진=공군 제공)

AESA 레이더 직접 써보니…"표적 탐지·추적 능력 인상적"

S#4.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

한 : AESA 레이더의 동시·다수 추적 능력뿐만 아니라 이 정보들을 더 넓고 직관적인 화면을 통해 한번에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었습니다.
이 : AESA 레이더의 표적 탐지·추적 능력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처음 탑승했을 때보다 많은 개선이 이루어졌기에 앞으로도 더욱 발전해나갈 미래가 있다는 것이 기존 전력화 전투기와 다른 차이점입니다.

S#5. 가장 도전적이었던 순간

한 : 모든 것이 최초인 이 기종에는 완성된 훈련체계도, 교범도 없습니다. 그렇기에 제가 딛는 모든 걸음이 후배들의 이정표가 되리라 생각하며 임하다 보니, 매번 비행을 나서는 그 순간순간이 가장 어려운 도전이었습니다.
이 : 저에게 가장 어려웠던 도전은 공중에서보다 지상에서 개선점을 논의할 때였습니다. 서로 다른 기종을 운용했기에 쉽게 해결되지 않는 의견 차이를 좁히고 개선해 나가는 그 순간들이 쉽지는 않았지만, 의미 있는 경험이자 도전이 되었습니다.
전 : 비행훈련 중에 공대공, 공중급유라는 두 가지 임무를 동시에 수행했던 순간이 떠오릅니다. 높은 집중력과 판단력을 필요로 하는 임무였기에 실수하지 않기 위해 부단히 애썼던 것 같습니다. 

"'KF-21 최초의 조종사'…후배들에게 이정표 남기겠다"

S#6. KF-21 조종사로서의 자부심과 책임감

한 : 'KF-21 최초의 조종사'라는 이름이 아무래도 가장 큰 자부심입니다. 또한 제가 내딛는 이 작은 발걸음이 후배들의 이정표가 될 것이기에 한 걸음 한 걸음 조심해서 내딛겠습니다.
지 : 그동안 군생활을 하면서 타군 전투기를 타고 타군의 전술을 익히는 것이 보통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손으로 만든 전투기를 타고 우리가 만든 전술로 공중 전장을 지배한다는 것, 그게 제 자부심입니다. 이 부푼 마음을 갖고 후배들이 나아갈 길을 알려주는 그런 멋진 선배가 되고 싶습니다.
이 : 새로운 무기, 훈련체계, 전술, 운용 노하우 등 모든 것을 우리 손으로 만들었다는 것이 가장 큰 자부심이자 가장 큰 책임감입니다. 제가 한 모든 것이 후배들의 교과서가 되는 만큼 앞으로도 '최초'를 넘어 '최고'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전 : 우리가 공중에 비상할 때마다 그 모든 순간이 새로운 기준이 되며, 내가 먼저 이끌어간다는 것이 가장 큰 자부심입니다. 앞으로도 이 자부심을 마음속에 품고 더 높이 비상하겠습니다.

상공에서 바라본 KF-21 모습.(사진=공군 제공)
상공에서 바라본 KF-21 모습.(사진=공군 제공)

◆ [알아두면 재미있는 이야기] KF-21은 어떤 전투기일까

하늘을 지키는 전투기라고 하면 어떤 모습이 떠오를까? 빠른 속도로 하늘을 가르거나, 적 항공기를 추격하는 장면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전투기의 세계는 생각보다 훨씬 다채롭다. 공중에서 적 항공기와 맞서는 임무부터 지상의 표적을 정밀하게 공격하는 임무까지, 전투기는 기종마다 서로 다른 강점과 역할을 갖고 있다.

대한민국 공군이 여러 종류의 전투기를 운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KF-16은 미국 F-16 계열을 바탕으로 국내에서 생산한 전투기로, 공대공과 공대지 임무를 폭넓게 수행한다. F-15K는 강력한 무장과 항속 능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작전을 수행하며, F-35A는 레이더에 포착되기 어렵도록 설계된 저피탐 기술과 첨단 센서융합 능력을 갖춘 5세대 전투기다. 국산 T-50 계열을 기반으로 개발한 FA-50은 경공격기로서 임무를 수행한다. 각기 다른 전투기들이 힘을 합쳐야 공군의 작전 능력도 높아지는 셈이다.

그렇다면 전투기 이름에 붙는 '세대'는 무엇을 뜻할까? 일반적으로 4세대 전투기는 기동성과 레이더, 유도무장 등 현대적인 전투 능력을 갖춘 기종을 가리킨다. 여기에 레이더와 항공전자장비, 정보처리 능력 등을 발전시킨 전투기는 4.5세대급으로 분류된다. 저피탐 설계와 센서융합 등 첨단기술을 통합한 5세대 전투기도 있다. 다만 세대 구분만으로 전투기의 우열을 가릴 수는 없다. 실제 작전 능력은 무장과 센서, 조종사의 숙련도, 다른 전력과의 연계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대한민국 공군의 전투기 전력에 새로운 날개가 될 기종이 바로 KF-21이다. KF-21은 노후 전투기를 대체하고 우리 손으로 전투기를 개발·생산할 수 있는 기술과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된 한국형 전투기 사업의 결과물이다. 2015년 체계개발에 착수한 뒤 2021년 시제 1호기를 공개했고, 2022년 7월에는 최초 비행에 성공했다. 이후 시험비행과 개발 절차를 거치며 실전 배치를 위한 준비를 이어 왔다.

KF-21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AESA 레이더다. 여러 송수신 모듈을 활용해 레이더 빔의 방향을 전자적으로 제어하는 기술로, 표적을 탐색하고 추적하는 능력을 유연하게 운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KF-21은 일반적으로 4.5세대급 전투기로 평가되지만, 첨단 항공전자장비와 무장 체계를 발전시키며 대한민국 전투기 기술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고 있다.

물론 '국산 전투기'라고 해서 모든 부품을 국내에서 만드는 것은 아니다. 핵심은 우리나라가 항공기의 설계와 체계 개발, 각종 장비의 통합을 주도하고 자체적인 개발·생산 역량을 확보한다는 데 있다. 전투기를 직접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은 단순히 항공기 한 대를 만드는 것을 넘어, 앞으로 성능을 개량하고 관련 산업과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반을 갖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전투기의 세계에는 또 하나 알아두면 재미있는 구분이 있다. 비행대대와 편대다. 비행대대는 항공기와 인력을 운용하는 부대 단위인 반면, 편대는 여러 항공기가 함께 비행하며 임무를 수행하는 단위다. 편대의 규모는 임무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전투기 한 대의 성능만큼이나 여러 항공기와 인력이 어떻게 협력하느냐가 중요한 이유다.

대한민국의 하늘을 지키는 전투기들은 서로 다른 역할을 수행하며 공군의 작전 능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리고 KF-21은 그 전력에 새로운 가능성을 더하는 기종이다. 우리 하늘을 지키는 동시에 전투기 개발 역량까지 키워 나가는 것, 그것이 KF-21이 갖는 의미다. 대한민국의 기술로 만들어진 '보라매'가 앞으로 어떤 활약을 펼칠지 주목된다.

정책브리핑 황희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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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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