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경제전망실 김준형입니다. 오늘 발표 이렇게 와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요.
제가 오늘 발표할 연구의 제목은 '환율 변동이 수출입과 무역수지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1페이지 보시겠습니다.
최근 환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수출 둔화와 무역수지 적자가 발생하고 있어 환율 변동이 무역수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최근 2/4분기 이후 미국의 가파른 금리인상 기조로 인한 달러화 강세로 원/달러 환율이 빠르게 상승하였고요.
통상적으로 원화가치가 하락하면, 즉 환율이 상승하게 되면 국내 생산품의 가격경쟁력을 높이며 수출 증가, 수입 감소, 즉 무역수지 흑자 폭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근에는 수출이 오히려 둔화되고 무역수지는 적자로 전환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수출입과 무역수지는 환율뿐만 아니라 대내외 경기, 원자재가격 등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최근의 환율 변동이 수출입과 무역수지에 기여한 정도를 식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최근의 환율 변동이 수출입과 무역수지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고,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2페이지 보시겠습니다.
환율이 수출입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단기와 중기로 구분해서 볼 수가 있는데, 단기적으로는 가격 경직성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상품가격이 어떤 통화로 결제되는가에 따라서 파급영향이 크게 달라질 수가 있습니다.
특히, 수출입가격이 달러로 결제된다면 원화가치의 하락은 무역수지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입니다.
이 결제통화에 따른 파급영향의 자세한 차이는 뒤에 박스를 참고하시면 될 것 같고요. 특히, 달러로 결제됐을 때 이 파급영향이 어떻게 되는지는 제가 뒤에서, 밑에서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021년 기준 전체 상품수출의 84%, 상품수입의 81%가 각각 달러화로 결제되고 있고요. 또한, 미국을 제외한 국가로의 수출과 수입에서도 상당 부분이 달러화로 결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달러 결제 비중이 높을 경우에는 단기적으로 달러가격이 경직적임에 따라, 원화가치뿐만 아니라 교역국 통화의 달러 대비 가치도 환율 변동의 파급영향에 중요한 요인이 됩니다.
첫째로, 원/달러 환율의 상승은 원화 기준 수입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지게 되고, 따라서 수입수요가 크게 감소하는 반면, 달러 기준 수출가격은 크게 변하지 않아 대외수요에 대한 영향은 작게 나타날 수가 있습니다.
반면에, 수출대상국/달러 환율의 상승은 대상국의 입장에서 자국통화 기준 가격이 상승하게 되는 것을 의미하며, 이로 인해 한국 수출품에 대한 수입수요가 감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가면 이러한 가격 경직성이 점차 완화됨에 따라 가격설정 통화의 중요성은 줄어들게 되며, 환율이 수출입에 미치는 영향에 구조적 요인의 중요성이 높아지게 됩니다.
특히, 중장기적으로 환율의 가격전가는 생산과정에서의 수입 중간재 비중, 혹은 기업의 시장지배력 등이 주요 결정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4페이지 보시겠습니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본 절에서는 미시 데이터를 이용한 패널 회귀분석을 통해 환율이 상품 수출입과 무역수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자 하였습니다.
상품수출 물량과 가격, 상품수입 물량과 가격을 각각 종속변수로 설정해서 분석을 시행하였고요.
분석기간은 2000년부터 2021년까지로, 그리고 미국을 제외한 국가로의 수출과 수입에서는 원/교역국 환율과 교역국/달러 환율을 모두 사용하였고, 미국은 원/달러 환율을 사용하였습니다.
관세청의 국가별, 상품별 수출입 자료를 이용하였으며, 각 상품의 수출입 중량을 물량으로, 달러금액을 중량으로 나눈 수치를 가격으로 사용하였습니다.
환율의 영향을 정확히 식별하기 위해 선행연구를 참조해서 여러 가지 변수들을 컨트롤하였고요. 또한, 모든 변수는 전기대비 로그 차분을 이용하고, 설명변수의 1~8차 시차변수, 즉 2년까지의 시차변수를 포함하였습니다. 환율의 영향이 식별이 어려운 원자재는 분석에서 제외하였고요.
또한, 이 분석에서 원/교역국 환율의 계수는 원화가치가 모든 통화 대비 하락한 영향으로, 교역국/달러 환율의 계수는 달러가치가 모든 통화 대비 상승한 영향으로 해석할 수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환율 변동의 단기 영향과 1년 누적, 중기 영향, 2년 누적을 구분하여 분석하였고요.
분석 결과, 단기에서 원화가치의 하락은 달러 기준 수출입금액을 모두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였으며, 수출금액보다 수입금액 감소 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출의 경우, 원화가치가 하락하더라도 달러 기준 가격은 1년 동안 시차를 두고 서서히 조정됨에 따라 수출 물량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원화가치가 1% 하락하면 미국과 미국을 제외한 국가로의 달러 기준 수출가격은 모두 0.65% 하락하였지만, 수출물량은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수입의 경우, 달러 원화가치가 하락하게 되면 수입품의 달러가격이 크게 변하지 않더라도 원화 기준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수입물량이 축소되면서 달러 기준 수입금액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지금까지 말씀드린 것은 달러가치의 기준이었고요. 원화 기준으로 보게 된다면 환율 상승에 따라 수출입금액 모두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5페이지 보시겠습니다.
중기에서는 원화가치가 하락하면 수출물량이 증가하면서 달러 기준 수출금액이 점진적으로 확대되었고, 수입물량은 감소 축이 축소되며 달러 기준 수입금액의 감소세는 둔화되었습니다.
또한, 달러가치가 모든 통화 대비 상승하게 되면 단기적으로 수출입물량이 크게 감소하면서 달러 기준 수출입금액이 모두 감소하였고, 중기로 갈수록 그 영향은 점차 약화되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명목가격이 상대적으로 경직적인 단기에서는 한국을 포함한 모든 교역국의 자국통화 기준 수입품 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입수요가 크게 감소하는 것을 확인하였고요.
특히, 달러가치가 모든 통화 대비해 1% 상승하게 되는 경우에는 미국을 제외한 국가로의 수출물량은 0.9% 감소하며, 한국의 수입물량은 0.67% 감소하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하지만 중기로 갈수록 가격조정이 점차 반영되며 수출입 모두 물량 감소세가 축소되었습니다.
종합하면, 무역수지 측면에서는 원화가치 하락은 무역수지 흑자 폭 확대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그 영향은 중기로 갈수록 강화되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단기에서는 주로 수입금액의 감소를 통해 무역수지가 조정되는 반면, 중기에서는 수출금액이 증가하며 무역수지에 대한 영향이 강화되었습니다.
한편, 단기에서는 미국을 제외한 국가로의 수출은 교역국 대비 달러화 환율이 더 주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글로벌 달러화 강세는 수출 둔화와 무역수지 적자 폭 확대에 기여한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밑에 테이블과 6페이지의 그림은 참조해 주시면 될 것 같고요. 그리고 7페이지로 가시겠습니다.
앞 절의 추정 결과를 이용해서 달러화 가치가 급등하기 시작한 올해 2/4~3/4분기의 환율 변동이 무역수지에 미치는 영향을 시산하고자 하였습니다.
특히, 올해 2/4~3/4분기까지의 글로벌 달러화 강세에 따른 무역수지의 총변화를 추정한 후 원/달러 환율 변동과 한국을 제외한 국가의 달러 대비 환율 변동의 기여도를 각각 구분하여 계산하였습니다.
분석 결과, 최근의 글로벌 달러화 강세로 인해 올해 2/4~3/4분기 무역수지 적자 폭이 총 60억 달러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고요.
특히 원/달러 환율 변동은 올해 2/4~3/4분기 무역수지 적자 폭을 20억 달러 축소하는 데 기여한 반면, 한국을 제외한 국가의 달러 대비 환율 변동은 동 기간 무역수지 적자 폭을 60억 달러 확대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따라서 이 결과는 원/달러 환율이 변동하지 않았더라면 무역수지 적자 폭이 20억 달러만큼 더 확대되었을 것을 의미하고요.
또한, 최근 글로벌 달러화 강세의 2년간의 누적 영향을 살펴보면 무역수지에 대한 누적 영향은 68억 달러 흑자인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원/달러 환율 변동은 2년 동안 130억 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분석이 되었으며, 한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의 달러 대비 환율 변동은 2년 동안 62억 달러 무역수지 적자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이 되었습니다.
8페이지로 가시겠습니다.
따라서 본 연구의 결론은 원화가치의 하락은 단기적으로 수입금액이 감소하면서, 중기적으로는 수입... 수출금액이 확대되면서 무역수지 적자 폭을 축소하는 것으로 분석이 되었습니다.
국제무역이 주로 달러화로 결제됨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원화가치의 하락이 수출물량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반면, 수입가격의 상승으로 인해 수입물량은 큰 폭으로 축소되는 것을 확인하였고요.
동일한 맥락에서 미국을 제외한 국가로의 수출은 원화와 교역국의 통화가치보다는 달러화와 교역국 통화의 상대가치가 더 주요하게 작용하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하지만 중기적으로는 가격이 점진적으로 조정되면서 원화가치의 하락이 수출물량에 미치는 영향이 점차 확대되는 것을 확인하였고요.
최근의 글로벌 달러화 강세는 단기적으로 무역수지 적자를 유발하고 있으나, 원/달러 환율 상승이 무역수지 적자를 일부 완화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분석이 되었습니다.
올해 2/4~3/4분기의 글로벌 달러화 강세는 전반적인 교역을 위축시킨 가운데 동 기간에 한국의 무역수지 적자를 60억 달러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였습니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 상승은 동 기간의 무역수지 적자 폭을 20억 달러 완화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분석되었고요. 이는 원자재가격 상승, 수출여건 악화 등에도 불구하고 원화가치가 하락하지 않았을 경우 현 수준보다 더 큰 폭의 무역수지 적자가 발생했을 것을 시사합니다.
중기에서는 원/달러 환율 상승에 가격조정 영향이 점진적으로 나타나면서 최근의 글로벌 달러화 강세는 향후 2년간 무역수지 적자 폭을 총 68억 달러 축소할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환율 변동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가 있고, 본고의 분석 결과에서는 환율 변동이 무역수지 불균형을 완화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상기하고 있습니다.
각국의 거시경제 여건에 맞는 통화정책은 환율 변동을 야기하면서 국가 간의 불균형을 완화하는 기제로 작용할 수가 있습니다.
글로벌 달러화 강세는 상대적으로 경기가 양호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은 미국 경제 상황과 그에 따른 미국의 통화정책 기조가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원화가치 하락은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며, 국내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고, 하지만 이와 더불어 무역수지 적자 폭을 완화하며 불균형을 완화하는 데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외환시장이 원활하게 작동하는 한 환율이 외환시장의 수급여건에 맞게 자율적으로 결정되도록 어느 정도는 용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거시경제 안정을 위한 정책과 함께 환율 급등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정책도 병행할 필요가 있고요.
특히, 인플레이션이 높게 유지되는 가운데 석유류와 전기, 가스 요금 등 수입물가에 밀접하게 연동된 품목의 가격 상승은 취약계층의 부담을 더욱 가중시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광범위한 지원은 물가상승세를 억제하는 정책 기조와 상충될 수 있는 바, 취약계층을 선별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중장기적으로는 환율의 거시경제 안정효과를 높이기 위해 국제상품 교역에서 원화거래 활성화를 위한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제교역이 대부분 달러화로 결제되는 경우 환율 변동의 수출에 대한 단기적인 영향이 미미하여 무역 불균형 조정이 제한되는 것을 확인하였고요. 따라서 중장기적으로 거시건전성 강화와 금융 및 외환시장 제도개선 등을 통해 국제교역에서 원화 사용이 활성화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 발표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질문·답변]
※마이크 미사용으로 확인되지 않는 내용은 별표(***)로 표기하였으니 양해 바랍니다.
<질문> 앞으로 2년 동안 환율 변동에 대한 수지 영향도 예측해 주셨는데요. 이때는 환율이 어느 정도로 고정됐다고 보시는 건지 궁금한데요.
<답변> 굉장히 중요한 질문이라고 생각하고요. 사실 2년 동안 누적 영향은 지금까지의 환율 변동이 앞으로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이야기고, 이 영향 자체는 지금 모형 안에서도 선형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향후에 나타나는 환율의 변동은 지금 제가 분석한 수치에 추가적으로 더해지거나 빼지거나 할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향후 환율에 대한 전망을 제가 여기서 한 것은 아니고요. 지금까지의 환율 변화가 어느 정도의 변화를 야기시킬 수 있느냐, 딱 거기까지만 제가 한 거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질문> 어쨌든 환율이 지금처럼 원화 약세가 되면 수출에 도움이 돼서 무역수지가 개선될 거다, 이런 취지이신 것 같은데 그러면 판단을 내리기는 어렵겠지만 금리를 급격하게 올리면 안 된다거나 혹은 외환시장에 과도하게 개입해서 환율을 억지로 내리는 것은 좋지 않다, 이런 견해로 이해해도 될까요?
<답변>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매우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는 게 제가 여기서도 말씀드렸듯이 '외환시장이 원활하게 작동하는 한'이라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특히 요즘 같은 경우는 외화부채가 굉장히 중요한 이슈인 것 같고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그 부분, 그런 외환시장이 경색이 이루어지지 않는 그런 한에서는 어느 정도는 이렇게 용인할 필요가 있다, 이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통화정책에 관해서도 사실 통화정책은 국내물가, 소비자물가에 좀 더 집중을 하는 것이 일단은 한국은행의 제가 알기에는 가장 첫 번째 목표인 것으로 알고 있고요.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까지는 제가 딱히 말씀드릴 것은 없을 것 같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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