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공에서 날렵한 맵시를 자랑하던 F-5 한 대가 활주로 상공을 선회하다가 폭음과 함께 사뿐히 활주로에 내려앉았다. 활주로 옆에 늘어서서 긴장된 눈빛으로 전투기를 주시하던 대대원들은 캐노피를 열고 조종사가 내려서자 일제히 환호와 박수갈채를 터뜨린다. 9. 8(월) 한반도 영공방위의 최전방을 담당하는 공군 제10전투비행단 201전투비행대대가 10만시간 무사고 비행의 대기록을 달성한 순간이다.

이번에 수립된 기록은 단일전투비행대대가 세운 기록으로는 공군 역사상 최고의 기록으로, 제8전투비행단 103대대가 지난 1988년 '8만시간 무사고'로 한국기네스북에 등록되었던 기록에 무려 2만시간이나 보탠 국내 최고의 기록이다.

201대대는 1976년 율곡사업으로 도입된 F-5機를 주기종으로 창설된 첫번째 대대로, 그동안 초계 비행 임무 및 야간비행, 적의 크고 작은 도발에 대비한 비상출동 등 실전과 다름없는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며 한반도 영공을 완벽하게 수호해왔다.

또한 10전투비행단은 민항기를 비롯한 주변 항적이 많아 조종사들이 잠시라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민감한 지역이다. 주변지역은 인구밀도가 높은 대도시이기 때문에 대민사고 발생 가능성에도 항상 대비해야 한다.

이처럼 전투비행대대로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1978년 2월 24일부터 지금까지 26년 6개월여 동안 단 한건의 사고도 없이 총 10만 시간의 비행임무를 완수하여, 공군 역사에 대기록을 남기게 되었다. 긴 시간만큼 대대의 역사에 자랑스럽게 남을 사건들도 많았다.

1980년 6월엔 격렬비열도 근해에서 대간첩 작전을 수행, 북한 간첩선을 격침시키는 공을 세웠다. 대대창설 6년만인 1982년엔 우리 기술로 만든 최초의 국산 전투기인 제공호 1호기를 인수하였고, 1983년 2월엔 북한 이웅평 소령의 귀순 유도작전을 이끌기도 했다.

이어서 1986년 2월엔 중공 MIG-19기의 유도작전을 담당했으며, 1996년 5월에도 MIG-19기를 타고 귀순하는 북한 이철수 소령의 유도작전을 성공적으로 완수하여 최정예 전투비행대대의 진가를 발휘했다.

각종 사격대회 및 주요 검열에서 14회나 우수대대로 선정되기도 한 201대대는 지난 2000년 10월, 90,000시간 무사고 비행기록을 수립했고, 이후 3년여간 꾸준한 비행안전관리 노력으로 마침내 10만시간 무사고의 쾌거를 이루어냈다.

이같은 대기록이 수립되기까지 지휘관을 비롯하여 조종사는 물론, 정비, 관제 등 각 분야의 全대대원이 투철한 책임감과 사명의식으로 임무에 정진해 왔다. 또한 조직관리를 위한 부대의 제도관리 노력도 각별했다.

'인솔매'라는 대대 구호가 그 대표적인 예. 201대대원들은 "인화단결하고, 솔선수범하는 보라매"의 앞글자를 딴 '인솔매'가 되기위해 인화단결과 자발적인 비행안전 예방활동을 생활화하고 있다.

"인솔매 제안 제도"를 통해 비행안전 저해요인 및 대안 발굴을 통한 건설적 제안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또한 조종사와 정비사의 유대강화 및 상호 이해 증진을 위해 조종사들의 "일일 정비체험"제도를 실시하고 있으며, 전 대대원이 비행 중 자신이 경험했던 아찔했던 순간을 공개하여 재발을 방지하고, 함께 대처방안을 연구할 수 있는 "비행비화록"을 매월 작성하여 공유하고 있다.

201대대 대대장 박대홍 중령(공사 32기)은 "이번 기록은 인솔매 정신에 따라 전 대대원이 인화단결을 다지고 자발적인 비행안전예방활동을 생활화한 결과 이룩한 기록"이라며, "이번 10만시간 기록을 계기로 더욱더 비행안전 관리에 최선을 다해 완벽한 영공방위 임무를 완수하는 믿음직한 전투비행대대가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공군본부 정훈공보실>

“이 자료는 국방부의 보도자료를 전재하여 제공함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