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마무리하며 설거지를 하는 나에게 아들이 말을 걸어왔다. 식기세척기가 있으면 힘들게 그릇을 닦지 않아도 되는데 왜 그렇게 하나하나 설거지를 하고 있냐고. 가뜩이나 힘든데 괜스레 아이의 잔소리 같아 식기세척기는 땅 파면 나오느냐며 어서 씻으라고 화장실로 보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다양한 가전제품이 우리 삶 깊숙이 들어온 것처럼 느껴졌다. 내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만 하더라도 식기세척기는 커녕 가정용 의류건조기, 로봇청소기, 에어프라이어와 같은 가전제품은 찾아볼 수 없었으니 말이다.
우리집은 항상 무언가를 사면 고장이 나서 못쓸 때까지 사용하는 편이다. 오죽하면 집에 방문한 친구가 청소기를 보고 ‘이게 작동이 돼?’라고 물을 정도니 말이다. 그런 내가 최근 큰맘을 먹었다. 공기청정기를 새로 구입하기로 한 것이다. 과거와 비교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다소 길어진 데다 아이의 호흡기가 약한 편이고, 다가오는 봄철 황사 등을 대비하기 위해 나름 큰 투자를 하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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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그래도 인터넷을 통해 제품군을 추려내고 있었는데, 가격부터 성능, 효과까지 너무 다양했다. 그중에서 가장 내가 가장 주의 깊게 살펴본 것은 에너지 효율이었다. 올해 공공요금이 동결된다고 하더라도 추후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고, 여기에 각종 환경 이슈가 머릿속을 스치며 아무래도 고효율 제품이 나을 거라고 생각하던 찰나 가격이 발목을 잡았다.
통상 효율이 높은 가전제품의 경우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고, 반대로 효율이 낮을수록 제품의 가격이 싼 경우가 많았다. 국가, 나아가 환경을 위해 효율이 높은 제품이 더 저렴해야 하지 않나 생각하며 혹시 이와 관련하여 정부 지원정책이 없는지 살펴보니 ‘고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지원사업’이 시행되고 있었다.
고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지원사업(이하 가전 지원사업)은 특정 계층을 대상으로 효율이 높은 가전제품을 구입할 경우 구매 비용의 일부를 지원(환급)해주는 것으로 환경보다는 복지에 가깝게 추진되고 있는 정책이었다. 2021년 처음 시작된 가전 지원사업은 올해로 벌써 3년째를 맞는데 보편적인 정책이 아니다 보니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것도 사실이었다. 2023년 기준 가전 지원사업은 가 유형과 나 유형으로 나뉘어 지원되고 있었는데 기준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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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가 유형은 장애인, 유공자, 기초생활수급자, 사회복지시설, 차상위계층, 생명유지장치 총 6개의 유형에 해당하는 개인 혹은 단체로 올해 정부의 두터운 복지 기조에 발맞춰 구매 건당 기존 10%에서 2배 상향된 20%에 해당하는 가전제품 구매비용을 지원받는다.(단, 2023년 1월 1일 이후 구매 건)
나 유형의 경우 다자녀, 대가족, 출산 가구까지 총 3개 유형으로 구매 비용의 10%를 지원받는다. 다만, 나 유형의 경우 2023년 배정된 예산인 69.6억 원을 소진하면 추가 접수가 불가하니 지원을 받을 예정이라면 빨리 신청하는 것이 좋겠다. 가·나 유형 모두 지원 한도는 30만 원으로 같다.
이미 작년 말에 고효율 가전제품을 구매했다고 아쉬워하지 않아도 된다. 현재 소급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22년 구매 건의 경우 올해 3월 31일까지 신청을 받고 있으니 서둘러 신청해야 한다. 참고로 올해부터는 당해연도 구매 건만 신청할 수 있도록 변경되었으니 이 부분 역시 잘 확인해두는 것이 좋겠다.

지원되는 가전제품은 총 11개 품목으로 고효율 가전에 대한 지원인 만큼 대부분 에너지효율 1등급 제품이어야 지원받을 수 있었지만, 몇몇 제품군에 따라 1~3등급까지 더 폭넓게 지원하고 있었다.
가입된 사업자가 한국전력이라면 한전 에너지마켓 홈페이지(https://en-ter.co.kr/)에 접속 후 에너지 효율화 탭의 고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지원사업을 통해 지원 신청할 수 있고, 기타 사업자라면 가입된 사업자 측에 별도로 문의하여 신청할 수 있다.
가전 지원사업은 새로운 가전제품을 구입하는 대상 가구의 에너지 복지를 위해 시행되는 정책이기도 하지만, 기존에 노후화된 저효율 가전제품을 교체할 때 고효율 제품으로 구매를 유도해 에너지 절약을 유도한다는 목적도 함께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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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부모가정인 한 씨는 가전 지원사업은 처음 들어본다며 “저소득층 대부분은 새로운 가전제품을 구입하기보다 중고로 구입하는 경우가 많아 이 부분을 고려해 현실적인 정책이 되도록 조금 더 고민해주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청년인 이수민 학생은 “최근 환경과 관련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자원도 희소하기 때문에 단순히 에너지 복지에 머무르지 말고 보다 보편적인 친환경 정책으로 지원이 확대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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