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한 입주자가 자신의 카페를 모든 입주자에게 공개하면서 이곳 아파트의 공동 카페로 발전하게 되었다. 카페에서는 서로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입주민들이 교감을 갖고, 따뜻한 이야기들로 가득 가득 채워지는 것을 보면서 사이버상의 카페가 옛 시골 동네 마을 사람들이 자주 모였던 큰 정자나무 아래의 시정과 따뜻한 사랑방을 연상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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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하면서 문제점이나 궁금증, 또 어려운 점 등을 제기하면 그에 대해 답을 덧글로 달아주는 등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고 있는 것이다.
입주민 모두가 열린 마음으로 자신들의 문제와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고, 답하고, 또 이사 후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필요로 하는 주민들이 가져가 사용하라며 카페에 소개하고, 반대로 자신이 필요한 물건을 게시해 놓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하여 서로가 상부상조하며 아름답게 살아가는 것을 보고,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 아름답고 가슴뭉클한 이야기들을 몇 가지 소개해본다.
어느 분이 ‘사용치 않는 책상과 책장 셋트 특 A급이 있는데, 너무 아까워 글을 올린다’며 필요한 분에게 무료 제공하니 가져가라고 했다. 이에는 덧글이 10여 개나 올라와 있다. 최초 덧글을 쓴 ‘김서방’이라는 ID를 가진 분이 ‘잘 쓰겠다’고 했다. 그 다음 분은 ‘김서방이 가져가지 않으면 자신이 가져가겠다’고 적고 있다. 그랬더니 김서방이‘그 분에게 양보한다’라는 덧글이 올라와 있다. 이유인즉 아내가 반대한다는 것이었다.
이어서 ‘벼리’라는 ID를 가진 분이 ‘저희한테는 기회가 안오겠죠. ㅎㅎ’라고 적은 바로 다음에 ‘준하맘’이라는 분이 ‘제가 행운을 얻었네요. ㅋㅋ... 저는 아직 못봤는데(입주예정자라서) 애 아빠가 물건이 넘 맘에 든다고 하네요. 000 님께 감사합니다. 잘 쓰겠습니다. 가정에 좋은 일만 있으시길 기도할게요.’라고 화답하고 있다.
또 한 분은 ‘남자 와이셔츠 2장 있는데용…’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100달라구 했는데.. 점원의 실수와 저의 부주의로 95를 갖구와서 아무 일 없이 포장을 뜯구 남편을 입혔는데...목을 잠글수가 없다구.. 싫다구 안 입는다구 하더라구용... 제가 바빠서 와이셔츠 다림질을 못한 날 유일하게 다려논 셔츠가 그거 밖에 없을 때 입었구용...총 입은 횟수는 아마 와이셔츠 하나당 3번에서 4번 정도입니다.
제가 억지루 입혔는데.. 도저희 목이 넘 쪼인다구 해서 빨아놓은 상태구요 못하는 다림질이지만 정성껏 다림질해서 드릴게요...혹시 필요하신 분 계시면... 글 남겨주세요...’ 그러면서 셔츠의 색상과 타입까지 상세히 적고, 자신의 연락처도 함께 남겼다.
특히 남자 입장에서‘서영맘’이라는 분이 올린‘아줌마들만 보세요~ 아저씨들 절대 사절입니다!!’라는 제목이 단연 호기심을 끌었다. 살짝 들어가보니 첫 줄에 ‘.... 그래도 꼭 들어오셔서 글 읽으려는 아저씨들...아줌마들끼리 할 얘기가 많거덩요!!!’라고 적혀 있어 한대 얻어 맞은 기분이었다.
내용인즉 요리에 관한 내용이었다. 평상시 가정에서 쉽게 요리할 수 있는 것들을 아파트내 함께할 수 있는 분들끼리 모여 요리를 해보자는 것이었다. 역시 가정의 먹거리를 책임지고 있는 여성들의 관심사라 30여 개가 넘는 댓글이 이어졌다.
그러자 너무 많은 분들이 모일까 걱정을 했는데~~.‘에고.. 7분이나 오셔서.... 좀 무리한 요리 교실이었답니다. 사실은 수다 교실이엇죠~ 하하..’라고 이후에 ‘서영맘’이 적고 있다.
어느 내용보다 덧글의 수가 많았던 것은 지난 방학 때는 한 임산부가 방학 1개월 동안 수학, 과학 과목 무료 과외로 입주민 자녀들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랬더니 거의 폭발적이었다. 엄청난 덧글이 이어져 자녀들에 대한 교육적 관심이 어느 곳 할 것없이 얼마나 높은 가를 알 수 있었고, 특히 그보다 게시자의 아름다운 마음이 더 돋보였던 내용이었다.
그런가하면‘샬리’라는 ID를 가진 분, ‘8월 30일 새벽 4시에 이쁜 딸 낳았어여.. 2.7kg 좀 작게요.. 워낙 잘 챙겨주시던 여럿 분들이 생각나서여..’ 라는 글에는 20여 개가 넘는 축하 덧글이 대롱대롱 달렸다.
또 ‘임신하신 분이나 아기가 어리신분 중에 침대 필요하신 분 있음 연락주세요..’라며 신생아 침대를 내놓은 분,‘여자아이 11세 있으신 분~ 새 옷이 있거든요.’라고 옷가지 사진과 함께 글을 올린 분, 새 옷인데 선물하려고 해도 지금은 그 나이의 여자아이를 둔 가정이 주변에 없다며, 그리구선 ‘음, 오렌지쥬스랑 바꾸실 분 계신가요? 헤헤헤.... 아니면 쵸코아이스크림이나요. (*^^*)’라며 재미있게 적고 있다.
여느 아파트나 마찬가지로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는‘애완견 배설물’에 관한 애기도 나왔다. 또 엘리베이트 등에서의 흡연 문제를 나무라는 이야기도 빠지지 않고 있다. 장애인 주차장에 일반인들이 차를 세우는 것에 대해서도 충고가 있었다. 얼마전에는 입주 후 처음으로 알뜰시장이 열렸는데 이에 대한 느낀점과 문제점, 개선점들의 글이 모니트 형식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입주 후 얼마되지 않아 주위 환경과 사람들 모두가 서먹하니, 레옹(haleon2) 님의 경우 ‘얼굴뵈면 인사해요’ 라는 제목의 글에 많은 덧글이 달린 것을 보면서 이사로 흩어져 새로이 모인 주민들 서로가 안타까와 하며 공감하는 부분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jungg000님은‘예비엄마 친구 찾아요..’,‘휴직하고 집에서 놀고있는 예비엄마입니다.... 애기 가진지 얼마안되서 힘들고 답답하기만 하네요. 혹 저같이 집에서 쉬고 있는 예비맘 없나요? 뛰어다니는 애도 없어서 놀이터에 나가도 좀 웃길 것 같구.. 이런저런 얘기 나눌 친구 찾아요..’라는 전형적인 예비엄마의 울적한 마음을 잘 대변해주는 글도 볼 수 있었다.
또 맞벌이 부부의 경우 아이 맡길 적당한 곳이 어디 있는지, 자전거를 사고 싶은데 어디서, 어떤 종류를 사며, 값은 얼마쯤 되는지의 물음과 답변도 볼 수 있다. 그런가하면 아파트내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줄이자는 내용의 글도 볼 수 있고, 부동산 정보나 뉴스, 대출, 등기 문제 등 생활사 전반에 걸친 이야기들이 서로 나누어지는 등 카페 전반에서 흐뭇한 정감과 생동감이 넘쳐나고 있는 것이다.
필자 역시 카페 아나바다게시판에 올려진 글,‘제가..쓰레기봉투를 잘못사는 바람에...20L짜리로 구매해서...뜯기만 했는데...10L짜리로 교환이 안된다고 하네요...혹시 10L짜리 쓰시는 분들중에 20L짜리로 교환하실분은 ..연락부탁드립니다...’라는 글과 함께 동 호수가 적혀있는 것을 보고 직접 찾아가 교환해오기도 했다.
이처럼 정보 교환과 서로에게 필요한 것들, 또 경조사를 마음과 글로 챙겨주고, 서로 반성하고 고쳐야 할 점들을 충고하고, 더욱이 생활의 아름다운 이야기들로 차곡차곡 채워지고 있는 것을 보면서 이러한 아름다운 카페들이 다른 아파트들에서도 많이 활용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간혹 시골 고향을 찾을 때면 ‘서울 사람들은 한 아파트에 같이 살면서도 서로 이야기도 않고 누가누군지 모르며 산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한편으로는 서운한 적이 많았다. 하지만 이러한 카페가 도시 각 곳의 아파트마다 긍적적인 면으로 활성화 된다면 고향 사람들의 도시인들에 대한 생각은 기우가 될 것이다.
오히려 이같은 카페를 통하여 각 아파트마다 생기를 되찾고, 모두가 삶의 보람을 느끼고 공존하며 살아갈 수 있는 아름다운 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국정넷포터 박동현 (edutop@edupia.com)
※ 국정넷포터가 쓴 글은 정부 및 국정홍보처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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