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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마춤'’→ '안성맞춤'이 바른 표기

2006.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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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성시하면 떠오르는 말이 '안성맞춤'이다.
'안성맞춤'은 안성에 유기를 주문하여 만든 것처럼 잘 들어맞는다는 데서 유래한 단어로 '요구하거나 생각한 대로 잘된 물건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또 '조건이나 상황이 어떤 경우나 계제에 잘 어울림'(혼자 살기에 안성맞춤인 오피스텔/보부상과 같은 장사꾼들은 오히려 우리가 이용하기에 안성맞춤일 수도 있소.)을 표현할 때도 쓴다.

‘안성맞춤’이 바른 표기다. 상표권이라고 해서 표기법이 틀린 ‘안성마춤’을 사용하거나, 기타의 이유로 표기법을 무시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안성은 유기제품을 장인정신과 뛰어난 솜씨로 정성껏 만들어 품질이나 모양 등 기교면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만족시켰다. 특히 안성 유기가 다른 지방의 것보다 유명한 것은 서울 양반가들의 그릇을 도맡아 만들었기 때문이다.

안성에서는 두 가지 종류의 유기를 만들어 판매하였는데 하나는 서민들이 사용하는 그릇으로 이것을 ‘장내기’라고 하였고, 다른 하나는 관청이나 양반가의 주문을 받아 특별히 품질과 모양을 좋게 만들었는데 여기서 ‘안성맞춤’이란 말이 생겨났다.

이러한 전통에 근거하여 안성시는 올해 의미있는 행사를 했다. 이름하여 안성시 브랜드 ‘안성맞춤도시 안성(City of Masters)’ 선포식이다. 시는 ‘세계적인 예술문화도시로 만들기 위한 장기발전 전략인 안성 비전 2021을 만들어 살기 좋은 안성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 안성시는 ‘21세는 지역 간 치열한 경쟁 속에서 안성만의 개성과 특성을 찾아 강력한 도시 마케팅 전략과, 주요 안성시 산업인 농축산업이 한계에 봉착하여 10년, 15년 후에 무엇으로 먹고 살 것인가를 고민 끝에 새로운 비전과 전략을 담은 새 브랜드를 개발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안성시는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한 방안으로 농산물 유통업계와 손을 잡고 ‘안성마춤’ 브랜드를 내놓았다. 쌀, 한우, 포도, 배, 인삼 등 다섯 가지 특산물로 구성된 공동 브랜드인 ‘안성마춤’ 농축산물은 일반 제품에 비해 15~50% 정도 비싸게 팔리면서도 유통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안성마춤’은 최근 ‘2006 대한민국 명품브랜드 대상’에 선정돼 2년 연속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이 상은 국내에서 활동하는 모든 브랜드 중 매출액, 시장 점유율이 상승한 브랜드,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출한 브랜드에 주는 상이다. 즉 이제 ‘안성마춤’ 브랜드는 지역브랜드를 뛰어 넘어 대기업 브랜드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다는 의미다.

그런데 여기서 궁금한 것이 있다. 안성시가 브랜드 명칭을 왜 ‘안성마춤’이라는 표기법을 사용했는지 묻고 싶다. ‘안성맞춤’은 고유명사가 아니라 보통명사이다. 그런데도 굳이 맞춤법을 잘못 써가면서 엉뚱한 브랜드를 만든 이유를 모르겠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안성맞춤’은 어원의 유래가 뚜렷하고 오랫동안 사용해온 표현이다. 이 단어는 ‘안성-’에 다시 ‘-맞춤’이 결합하여 만들어진 말이다. 여기에서 ‘-맞춤’은 ‘맞추다’의 어간에 명사파생접사를 붙여 만들어졌다.

참고로 과거에는 ‘주문(注文)하다’란 뜻의 단어는 ‘마추다’로, ‘맞게 하다’란 뜻의 단어는 ‘맞추다’로 쓰던 것을, 두 가지 경우에 마찬가지로 ‘맞추다’로 적었다. 즉 과거에는 의미에 따라 ‘마춤’과 ‘맞춤’을 구별하여 적던 것을 ‘맞춤’ 한 가지로 적기로 했다.(한글 맞춤법 제55항)

이 때문인지 ‘맞추다’와 ‘맞춤’에 대한 표기법은 학교 시험에도 종종 나온다. 그런데 이렇게 공공 기관에서 잘못된 맞춤법을 고유 브랜드로 사용하면 어린 아이들에게도 혼란을 준다. 한때 침대 광고를 하면서 ‘침대는 가구가 아니다’라는 문구가 오랫동안 방송을 탔다.

이에 초등학생들이 시험을 보면서 ‘다음 중 가구가 아니 것은?’이라는 학교 시험에 당연히 ‘침대’를 정답으로 했단다. 마찬가지로 아이들이 ‘안성마춤’ 브랜드를 자주 보게 되면 결국은 ‘안성마춤’이 바른 표기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보도에 의하면 안성시청은 ‘안성마춤’ 브랜드로 생산하는 농산물 중에서 현재 배는 한 해에 20억 원어치를 미국과 대만에 수출하고 있다. 더불어 앞으로는 수출 품목과 지역을 확대해 나갈 것이고, 브랜드를 빌려주고 로열티를 받는 라이선스 사업도 추진할 방침이라고 한다. 제발 이제라도 브랜드 표기법을 ‘안성맞춤’으로 바르게 고쳐서 올바른 표기법도 함께 수출하기 바란다.

┃국정넷포터 윤재열 (tyoonkr@yahoo.co.kr)

<윤재열님은> 현재 수원 장안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며, 수필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홈페이지:http://tyoonkr.kll.co.kr). 일상적인 삶에서 느끼는 단상들을 글쓰기의 소재로 많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의 언어생활을 성찰하고, 바른 언어생활을 추구하는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시해설서 '즐거운 시여행'(공저), 수필집 '나의 글밭엔 어린 천사가 숨쉰다', '삶의 향기를 엮는 에세이' 등이 있습니다.

※ 국정넷포터가 쓴 글은 정부 및 국정홍보처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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