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절을 하다가 엉덩방아를 찧는다. 무릎에서
‘쿵’ 소리가 날 정도로 세게 엎드린다. 고개를 숙이다 전통모자 ‘아얌’이 떨어지거나 복건이
흐트러져 손으로 붙든다. TV 드라마나 오락프로그램에 나오는 코믹 장면이
아니다.
명절 때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절을 할 때 왼손을
오른손 위로 올려야 하는지, 오른손바닥으로 왼손 등을 덮어야 하는지 헷갈린다. 바닥에 왼쪽
무릎을
먼저 대야 하는 건지 양쪽 무릎을 동시에 대야 하는 건지 도통 알 수 없다. 이처럼
복잡한 전통예절을 배울 수 있는 행사가 열려 찾아가봤다.
리베어린이집 아이들이 절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
올바른 큰절 방법 아시나요?
“여자는 오른손을 왼손 위에 올리고 절을 합니다. 왼쪽 다리를 먼저 내리고 오른쪽 다리를 마저 내리세요. 엉덩이가 완전히 바닥에 닿으면 허리를 굽히세요. 이때 아얌이 떨어지지 않게 조심해야 해요. 속으로 하나, 둘, 셋 숫자를 센 뒤 천천히 일어나세요. 공수자세를 한 뒤 목례합니다.”
설을 며칠 앞둔 2월 중순, 경기도 안산시에 있는 안산시행복예절관. 이곳의 김동란 선생님이 리베어린이집 원아 25명에게 큰절을 바로 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었다.
시끌벅적했던 아이들은 한복을 차려입은 뒤 언제 그랬냐는 듯 얌전하게 앉았다. “오늘 배운 절은 언제 하나요?”라며 떠들던 것도 잠시, 손을 머리 위에 올리고 천천히 다리를 꿇는 모습이 자못 진지했다.
어려워하던 아이도 연습을 반복하자 지도교사의 도움 없이도 능숙하게 절을 했다. 한 아이는 “이번 설에는 세배를 잘 해서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리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이들이 자못 진지한 태도로 예절교육에 참가하고 있다. |
잠깐의
교육에 달라진 아이들
“어른과 있을 때는 먼저 무릎을 꿇고
앉아야 해요. 어른께서 ‘이제 편히 앉거라’ 하면 그때‘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하고 편히 앉는 거죠. 물건을 가리킬 때도 손가락으로 찌르는 게 아니라, 한 손을
펴고 다른 한 손을 그 밑에 받치는 거예요.”
아이들은 절하는 법을 익힌 뒤 어른과
함께 있을 때의 태도와 말씨에 대해 배웠다. 대답할 때 단어만 짧게 내뱉던 아이들은
곧 “○○입니다” “아니오, ○○이 아닙니다” 라며 종결어미를 분명하게 사용했다.
임영희 관장은 “몸에 배지 않아 어색하겠지만 자꾸 반복하면 반말에
가깝던 말씨를 고칠 수 있다”며 “특히 아이들의 경우, 부모나 교사가 몇
차례 주의를 주면 어느 순간 몸에 익혀 태도나 말씨가 금세 좋아진다”고
말했다.
리베어린이집 원장 안선자씨는 “아무리
시대의 흐름이 빠르다 해도 고유예절의 멋은 변함이 없는 것 같다”며 “아무래도
공부, 규칙만을 강조하다보니 예절을 가르치는 데 소홀하게 되는데 앞으로는 명절예절
외에도 다도예절, 식사예절 등을 가르치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예절교육을 마친 뒤 아이들이 한복을 개고 있다. |
“예절에 관심을 갖는 이가 늘고 있어요”
수업이 끝난 뒤 행복예절관 임영희 관장을 만났다. 임 관장은 “이 같은 특별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은 명절을 앞두고 올바른 인사법을 배우길 원하는 이들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녀는 이어 “최근 인사법을 배운다거나 다도예절, 차례법 등을 배우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많은 이들이 대인관계에서 소통의 어려움을 겪는 원인을 예절교육의 부재로 보고 있어요. 사람을 만나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인사예절을 배운다거나 다도를 통해 개개인의 행동과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하나의 대안이 된 거죠. 또한 가치관의 부재와 도덕성의 결여로 인해 여러 가지 사건이 발생하면서 청소년 교육에 예절교육을 도입하려는 움직임도 생겼습니다. 하지만 일회성에 그치는 교육이 많아 안타깝습니다.”
임 관장은 또 “기본예절이라는 것은 남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마음에 바탕을 둔 덕목인데, 그런 덕목이 무너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도 했다.
“사회에서 통용되는 기본예절을 가정에서 배우고, 학교에서 익혔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그런 것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아요. 생활이 바쁘고, 공부가 중요하다보니 그렇게 된 거겠죠. 자신의 태도나 언행이 일치하는지 모르고, 오로지 자신의 기준으로 모든 것을 평가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행복예절관 임영희 관장은 “어른께 공손하게 대답하는 것도 효도의 한 방법”라고 말했다. |
임 관장은 “예절이란 ‘지켜야하는 규칙, 규율’로, 예절을 배우면 먼저 자신의 행동이나 생각이 옳은지를 생각하게 되고 그에 맞게 바른 행동을 하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노력이 습관이 된 뒤에야 완전한 변화가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아이들의 경우 예절을 배우면 소속감이나 책임감도 기를 수 있어요. 예를 들면 엄마를 도와 음식을 나른다든지, 어른의 신발을 정리한다든지 하는 간단한 일을 통해 가족의 일환으로서 참여한다는 생각이 드는 거죠.”
“공손하게 대답만 해도 효자·효녀”
임 관장은 마지막으로 “효도하는 아동·청소년을 키우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효도하는 것을 돈으로 물건을 사 드리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그 아이들이 프로그램을 마친 뒤 ‘예’ ‘고맙습니다’ 하면서 공손하게 대답하는 것부터가 효도라는 것을 알 때 보람을 느껴요. 가정에서 효도하는 아이가 사회의 일꾼으로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가정에서, 학교에서 응당 배워야 하는 예절을 ‘예절관’이라는 기관을 통해 배우고 익힌다는 점이 아쉬우면서도, 이곳을 통해 고유예절의 미덕을 이어간다는 점이 다행스러웠다.
고개만 숙이는 것이 인사라고, 그것이 예절의 기본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인사가 상대에 대한 고마움과 겸손을 주고받는 감정교환의 한 방법임을 잊지 말아야할 것이다. 이번 설에는 올바른 자세로 고마움과 겸손을 표현해보자.
<박스> 절하는 법 (도움말 : 안산행복예절관)
<남자 절하는 법>
공수자세에서
눈썹 위로 손을 올렸다가 바로 바닥을 짚는다. 이때 남자는 왼손이 오른손 위에 있어야한다.
왼다리를 내린 뒤 오른쪽다리를 내리고 엉덩이를 바닥에 댄다. 양 팔꿈치를 바닥에
대고 이마를 서서히 바닥으로 가져가되 완전히 닿지 않도록 주의한다. 속으로 하나,
둘, 셋을 센 뒤 팔꿈치를 펴고 상체를 천천히 일으키며 일어난다. 반절을 한다.
<여자
절하는 법>
양손을 당의 밖으로 꺼내 공수자세를 한 뒤, 손을 눈썹 위로 올린다.
이때 여자는 오른손이 왼손 위에 있어야하고, 손바닥이 보이지 않도록 주의해야한다.
왼다리를 접은 뒤 오른다리를 내린다. 엉덩이를 완전히 바닥에 대고 허리를 굽히되,
아얌이 떨어지지 않도록 한다. 속으로 하나, 둘, 셋을 센 뒤 엉덩이를 들고 상체를
천천히 일으키며 일어난다. 반절을 한다.
정책기자 김수정(대학원생) crystar1983@hanmail.net
문의처 : 문화체육관광부 정책포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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