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5월 31일. 전북 완주 용봉초등학교에서 보건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하송 교사는 생애 다시 한 번 겪기 힘든 경험을 했다. 심근경색으로 인해 호흡이 멈춘 동료교사를 심폐소생술을 통해 살려낸 것.
하 교사는 심폐소생술을 통해 귀중한 생명을 살려낸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8월 전라북도 소방안전본부에서 수여하는 ‘하트세이버(HeartSaver)’ 배지와 인증서를 수여받았다.
동료 교사의 생명을 살린 공로를 인정받아 하트세이버 배지와 인증서를 수여받은 하송 교사(출처=용봉초등학교) |
‘하트세이버’ 제도는 구급활동 중 귀중한 인명을 소생시킨 구급대원 및 일반시민들의 자긍심을 고취시켜 적극적인 응급처치를 유도하고, 심정지 환자 등의 소생률을 높이기 위해 만든 제도이다. 하트세이버로 선정된 사람에게는 순금 1돈으로 제작된 하트세이버 배지와 인증서가 수여된다.
하 교사는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던 날의 상황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학교 강당을 공사하던 기간이라 하루종일 ‘쿵’ 하는 소리가 들렸어요. 마침 복도를 지나가던 중에 오른쪽 방향에서 ‘쿵’ 하는 소리가 들렸는데, 왠지 위급한 상황일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 저도 모르게 소리의 근원지를 찾기 시작했어요.”
그의 감은 정확했다. 보육실과 사랑반, 여자화장실을 샅샅이 뒤진 그는 남자화장실에서 쓰러져 있는 안전지킴이 선생님을 발견했다. “바로 호흡과 맥박을 확인했는데 숨도 쉬지 않고 심장도 멎어 있었어요. 갑작스러운 상황에 정말 눈 앞이 캄캄했지요.”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하송교사는 학생들의 흡연 방지를 위해 흡연예방 책자를 발간하기도 했다. |
보통 다른 사람들은 이 같은 상황이 발생했을 때 당황해 구급차를 부르는 것 외에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보건교사로 근무하며 심폐소생술 등 응급조치 방법에 대해 열심히 공부한 하 씨는 지체 없이 응급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
“즉시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며 119에 신고해달라고 주변 선생님들께 요청했어요. 처음에는 반응이 없었는데 계속 실시하다보니 쓰러져있던 선생님의 심장이 뛰며 의식이 돌아오더라구요. 처음 겪은 일이라서 제가 해놓고도 믿기지 않았어요.”라며 하 교사는 당시를 회상했다.
쓰러져있던 지킴이 선생님이 의식을 차린 직후 119 구급대원이 도착했고, 빠른 심폐소생술 실시와 병원 이송으로 다행히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흡연 예방 캠페인을 벌고 있는 용봉초등학교 학생들과 하송 교사(출처=용봉초등학교 ) |
“병원으로 이송하면서 119 구급대원이 응급조치를 하는 동안 가슴이 아프다는 선생님의 다리를 계속 주무르며 안심시켜 드렸어요. 대학병원에 도착 즉시 응급으로 심장에 시술을 받았어요. 그런데 시술하신 의사선생님이 환자의 상태를 보더니 살아난 것이 기적이라며 정말 대단한 일을 했다고 극찬하시더라고요.”
하 씨의 심폐소생술 덕분에 새로운 삶을 살게 된 L모 지킴이 선생님은 “보름 전부터 가슴이 답답하고 체한 듯한 증세가 있어서 약국에서 소화제를 사먹으며 버텼다.”며 “쓰러진 당일은 특히 가슴이 답답해서, 화장실에 들어가 세수를 했는데 그 이후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 눈을 떠보니 화장실 바닥에 누워있고, 하송 선생님이 땀에 젖은 얼굴로, 감격한 채 연방 고맙다고 하더라.”며 당시의 상황을 떠올렸다.
“지금 살고 있는 삶은 하송 선생님 덕분에 덤으로 얻은 삶이에요. 그래서 앞으로 저보다 더 어려운 분들을 도우며 살려고 합니다.”라며 하송 교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동아리 활동으로 응급처치부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학생이 심폐소생술 실습을 해보고 있다.(출처=용봉초등학교) |
그 사건 직후 심폐소생술 교육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용봉초등학교에서는 심폐소생술 교육 자재인 ‘애니 인형’을 구입해 전 교직원을 상대로 심폐소생술 교육을 실시했다.
특히, 올해부터는 학생 동아리 활동에 응급처치부를 만들어 매주 수요일 5교시에 심폐소생술 및 각종 응급처치법을 교육하고 있다. 응급처치부로 활동하고 있는 한 학생은 “보건 선생님의 소식을 듣고 응급처치법을 더 열심히 배우고 있어요.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혹시 위험한 순간이 생기면 침착하게 대처해 소중한 생명을 살리고 싶어요”라며 해맑게 웃었다.
하송 교사가 학생 동아리 활동인 응급처치부에서 심폐소생술 방법을 교육하고 있다.(출처=용봉초등학교) |
하 교사는 “이번 일을 계기로 심폐소생술의 필요성을 더욱 절실히 깨닫게 됐다. 학생들에게 생명을 구하는 방법을 가르치며, 보건교사로서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며 “이론과 실습을 겸해 학생들이 실제 생황에서 당황하지 않고 소중한 생명을 살리도록, 앞으로도 열심히 지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소방방재청은 올해부터 ‘생명을 구하는 사람들’이라는 정책을 수립, 심정지 환자 생존율 향상을 위해 심폐소생술 교관 양성 및 일반인 심폐소생술 교육 보급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심폐소생술 교육을 희망하는 개인이나 단체는 각 지역 소방서 구조구급계에 교육을 신청하면 된다. 개인의 경우 각 소방서의 심폐소생술 교육센터에서, 단체의 경우 희망 장소에서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정책기자 이홍상(소방관) zerius@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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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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