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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예술가들 뒤에 위대한 ‘어머니’ 있었다

소설가 은희경, 무용가 안은미 등 예술가의 어머니 7인 ‘장한 어머니상’ 수상

2014.05.12 정책기자 최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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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18살 때 여고생의 신분으로 트로트 메들리 앨범을 내 360만 장의 판매 기록을 세운 트로트의 여제 문희옥, 도시와 자연을 영상에 담아 한국의 문화와 예술을 세계에 알리는 데 기여해 온 미디어 아티스트 김형수, 거추장스러운 것을 던져버리고 자유로운 영혼을 쫓는 이 시대의 춤꾼 안은미. 국내 정상급 예술인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 날의 주연은 따로 있었다. 이들의 어머니들이 상을 받는 무대에 꽃다발을 들고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어버이날이었던 지난 8일,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2014 예술가의 장한 어머니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 상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자녀를 훌륭한 예술가로 키운 어머니들의 헌신을 기리고 이들을 예술 교육의 귀감으로 삼기 위해 제정됐다. 지난 1991년 첫 수상자를 낸 이 상은 올해 24회째를 맞았다. 문체부는 추천 후보자를 대상으로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총 7명을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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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24회째를 맞는 ‘2014 예술가의 장한 어머니상’ 수상자와 수상자 자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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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분야 수상자인 피아니스트 문지영 양의 어머니 이복례 씨가 수상 후 유진룡 문체부장관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이 씨는 소아마비로 휠체어에 의지하지만 딸을 헌신적으로 뒷바라지해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키웠다.

국악인 이현아 씨의 어머니 김희숙 씨, 연극인 김광보 씨의 어머니 김갑연 씨, 소설가 은희경 씨의 어머니 이정애 씨, 피아니스트 문지영 씨의 어머니 이복례 씨, 미디어예술 작가 김형수 씨의 어머니 강경림 씨, 무용가 안은미 씨의 어머니 정창랑 씨, 가수 문희옥 씨의 어머니 김한순 씨가 올해 ‘예술가의 장한 어머니’로 선정됐다.

이날 시상식은 수상자 소개, 경과보고, 시상, 수상자 자녀들의 무용 공연, 미디어예술, 피아노 연주, 합창 순으로 진행됐다. 수상자들에게는 문체부 장관 명의의 표창과 금비녀 ‘죽절잠’이 수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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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수 미디어 아티스트의 어머니 강경림 씨는 다리가 불편한 아들에게 “장애는 조금 불편할 뿐”이라며 어릴 적부터 카메라를 쥐어주며 세상을 담으라고 격려했다. 강 씨의 수상 장면.

이날 자리를 함께한 유진룡 문체부 장관은 “수상하신 분들의 이야기를 살펴보면 자녀들은 어머니들이 가능하다고 믿는 곳까지 성장할 수 있음을 실감했다. 세월호 참사로 온 국민이 슬픔에 빠진 이 때 누구보다 큰 슬픔을 느끼고 계실 모든 어머니들에게도 힘과 위로가 되길 바란다. 문화예술이 어머니의 마음처럼 세상을 품어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첫 시상대에 오른 국악인 이현아 씨의 어머니 김희숙(54) 씨는 “현아는 7개월 만에 세상에 나온 800그램의 미숙아였다. 두 번의 수술 끝에 두 눈을 잃었다. 시각 장애인들이 갈 수 있는 길이 많지 않다. 안마는 시키고 싶지 않아 국악인의 길을 택했다.”며 울먹였다.

이어 “소리에 흥미와 소질을 보이는 아이를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해 정가(正歌:전통 성악의 한 갈래)에 입문시킨 결과, 지금은 국립관현맹인전통예술단 단원으로서 미국, 일본, 중국 등 해외 공연을 통해 우리 문화를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현아는 오늘 카네기홀 공연이 있어 참석하지 못하고 동생이 대신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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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예술가의 장한 어머니상’ 수상자들 앞줄 왼쪽부터 김희숙 씨(국악인(국악인 이현아 씨 어머니), 김갑연 씨(연극인 김광보 씨 어머니) , 이정애 씨(소설가 은희경 씨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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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줄 왼쪽부터 이복례 씨(피아니스트 문지영 씨의 어머니), 강경림 씨(미디어예술 작가 김형수 씨 어머니), 정창랑 씨(무용가 안은미 씨의 어머니), 김한순 씨(가수 문희옥 씨 어머니).

문학 부문 수상자인 은희경 씨의 어머니 이정애(80) 씨에게 딸 자랑을 부탁하자 “어릴 적부터 책을 친구 삼아 책만 읽었다.”며 딸에게 “자기 인생의 주인이 돼야 한다. 여성일수록 독립성을 갖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다할 것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에 은 씨는 “35살 될 무렵 두 아이의 엄마로 소설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을 때 어머니는 ‘왜 애들은 어떡하라고’ 이런 말을 한 마디도 안하고 무조건 응원해 주셨다. 그것이 어떤 지원보다 용기와 힘을 주었다. 소설가로 다시 태어난 데는 저의 첫 소설을 읽으며 격려한 어머니 덕분이었다.”며 어머니에게 공을 돌렸다.

스포츠형 머리에 한복을 차려입고 나온 안은미 씨는 외모부터가 이목을 끌었다. 안 씨는 “오늘 같은 날이 없었으면 여기 오신 어머니들이 자녀에게 무슨 일을 해주셨는지 몰랐을 것이다. 부모로서 자식에게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 지 알려주는 좋은 기회다. 지금까지 많은 무대에 섰지만 어머니께 꽃다발을 걸어드리는 것은 처음이다. 낳아주심에 감사 드린다.”며 어머니의 손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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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문희옥 씨와 그의 어머니 김한순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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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은희경 씨와 그의 어머니 이정애 씨.

제1회 백남준아트센터 국제예술상(2009), 2008 하이서울페스티벌 예술감독, 2003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개·폐회식 안무 등을 통해 특유의 자유롭고 파격적인 무대를 선보이고 있는 현대무용가 안은미 씨. 그 는 “본인이 힘든 건 드러내지 않고 남을 위해 많은 희생을 하며 살아오신 어머니를 보고 자란 덕에 예술가라는 어려운 직업을 여태까지 포기하지 않고 지켜올 수 있지 않았나 싶다.”라고 고백했다.

피아니스트 문지영 씨의 어머니 이복례(50) 씨의 사연도 눈물겨웠다. 이 씨는 “IMF의 여파로 운영하던 가게가 문을 닫아 생활이 어려웠다. 사는 게 힘들어 ‘체르니 40번까지 하면 그만 가르쳐야지’라고 생각했는데 40번 다 쳐갈 때쯤 지영이는 그 때부터 비로소 음악을 시작했다.”며 “집이 있는 여수에서 7년간 매주 한두 번씩 레슨을 위해 상경했다.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왕복 12시간이 걸리는 거리를 다녔지만 지영이가 단 한 번도 안 간다거나 힘든 내색을 하지 않았다. 나 역시 한 번도 아파서 누워본 적이 없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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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예술가의 장한 어머니상’ 수상자 자녀들이 ‘어머님의 마음’을 부르고 있다.

소아마비로 목발을 짚어야 걸을 수 있는 이 씨는 “내 장애는 피아노를 치고 싶어도 마음껏 칠 수 없는 딸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늘 같은 옷, 신발을 신으면서 돈을 아껴 딸의 레슨비와 교재비로 썼다.”고 귀띔했다. 그 결과 문지영 씨는 다카마쓰 국제 피아노 콩쿠르 1위(2014), 폴란드 루빈스타인 청소년 국제콩구르 공동 1위(2012) 등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이 밖에 어린 시절 더 많이 걷고 더 많이 보게 하기 위해 카메라를 쥐어주었던 어머니의 교육으로 오늘날 첨단 융합예술의 리더가 된 김형수 씨, 부산과 대구를 오가며 품팔이를 하고 포장마차에서 학고방 식당을 운영하며 6남매를 키웠다는 연극인 김광보 씨의 사연은 어머니의 힘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했다. 가수 문희옥 씨가 이날 행사를 마무리하며 부른 ‘어머님 마음’이 어느 때보다 더 짠하게 와닿았다.

▶ 예술가의 장한 어머니상이란?
어려운 여건에서도 자녀를 훌륭한 예술가로 키운 어머니들의 헌신을 기리고, 이들을 예술 교육의 귀감으로 삼기 위해 1991년 제정됐다.

▶ 2014 예술가의 장한 어머니상 수상자
- 국악 : 국악인 이현아 씨의 어머니 김희숙 씨
- 연극 : 연극인 김광보 씨의 어머니 김갑연 씨
- 문학 : 소설가 은희경 씨의 어머니 이정애 씨
- 음악 : 피아니스트 문지영 씨의 어머니 이복례 씨
- 미술 : 미디어예술 작가 김형수 씨의 어머니 강경림 씨
- 무용 : 현대무용가 안은미 씨의 어머니 정창랑 씨
- 대중예술 : 가수 문희옥 씨의 어머니 김한순 씨

정책기자 최정애 (프리랜서) cja309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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