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난 추석에 가족들에게 줄 명절선물을 사러 마트에 들렀다가 높은 물가때문에 빈손으로 돌아올수밖에 없었다. 대신 직장동료와 함께 ‘해외 직구(직접구매)’로 선물을 공동 구매했다. 최근 얇아지는 지갑을 사수하려고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국내소비자가 해외에서 물건을 직접 구매하는 이른바 ‘해외직구족’이 늘고 있다. 그런 분위기를 반영, 정부가 올해 해외 직구와 관련한 몇 가지 정책을 개선해 눈길을 끈다. 목록통관제도와 반품 관세 환급절차 개선, 개인통관 고유부호 부여가 그것.
하나하나 살펴보면, 먼저 6월부터 도입된 ‘목록통관제도’를 통해 수입신고 없이 간편하게 배송상품을 받아볼 수 있게 됐다. 목록 통관은 특송업체가 구매자 성명, 주소, 품명 등 통관목록만을 세관장에게 제출하고 별도의 수입신고 절차는 생략하는 제도다. 이에 따라 에는 하루는 족히 걸렸을 통관시간이 단 5분 에 해결돼 상당한 시간을 절약할 수 있게 됐다. 정부는 해외 직구 ‘목록통관’ 대상을 현행 6개 품목에서 일부 식·의약품을 제외한 모든 소비재로 확대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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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록통관제도를 통해 목록통관 대상 물품을 5분 만에 통관받을 수 있게 됐다. |
다만, 목록통관에 해당하는 제품들은 소액, 즉 미화 100달러 이하, 미국발 물품은 미화 200달러 이하여야 한다. 또 상품의 합계금액이 목록통관 기준금액 이하더라도, 목록통관 배제대상 물품과 목록통관 대상 물품이 섞여있는 경우 목록통관할 수 없다.
직장인 조정현(37)씨는 비타민, 샴푸와 함께 아마씨를 구입했다가 한 달이 넘어서야 물건을 받아볼 수 있었다. “(목록 통관 제도에 대해) 미리 알았더라면 씨앗을 구매하지 않았을 텐데 모르고 구매했더니 한 달이나 걸렸다.”며 아쉬워했다. 제외 물품을 구매할 계획이라면 오랜 기간 상하지 않을 제품들과 함께 구매해야 한다. 목록통관 배제 대상 물품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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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록통관 배제대상 물품 목록 (출처=관세청) |
앞으로 해외직구 상품을 반품할 경우 관세사를 거치지 않고 개인이 직접 수출신고를 하고 수입 당시 납부한 세금의 환급신청을 할 수 있다. 관세청에서는 7월부터 개인 소비자가 직접 간이 수출신고서와 환급신청서류를 제출해 반품·환불에 따른 관세 환급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학생 김예은(28) 씨는 지난해 국내에서 팔지 않는 디자인의 옷을 구매했다가 큰 낭패를 봤다. 물건에 하자가 있어서 반품하면서 이미 지불한 관세를 돌려받으려고 했더니 관세사에게 각종 증빙서류를 제출하고 수수료까지 지불하라는 것이다. 김 씨는 “당시 환급 절차가 너무 복잡해서 그냥 관세를 돌려받지 않을까도 생각 했었다.”며 “앞으로 간편하게 환급받을 수 있다고 하니 정말 좋다.”고 말했다.
환급을 받으려면 우선, 가까운 세관에 방해 ‘신고인 부호’를 발급받은 뒤 관세청 인터넷 통관포털에 접속해 수출신고서를 제출한다. 신고인 부호는 수출신고를 할 때 필요했던 것으로, 그동안 개인에게는 발급하지 않았다. 수출신고서 작성에 이어 반품을 할 때는 특송회사나 우체국을 통해 판매처로 보낸 뒤, 관세청 통관포털에서 환급신청서를 작성하면 된다. 이런 작업을 마치면 세관은 물품이 외국무역선이나 항공기에 적재된 것을 확인한 뒤 환급금을 지급하게 된다.

관세청은 지난 7월 14일부터 해외직구 물품 반품을 개인이 직접 할 수 있게 개선했다. 사진은 인천공항세관 창고에 유치된 물품들. (사진=위클리공감)
이 밖에도 해외직구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정보 유출에 대비하는 방안도 마련됐다. 물품 구매 시 주민등록번호 대신 개인통관고유부호를 기입할 수 있도록 한 것. 이 제도는 2011년 12월부터 실시했지만 최근 개인정보 도용 사례가 많아지면서 재조명받게 됐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갈 점은 이 제도는 선택이지 의무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지난 8월 7일부터 실시된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정부는 개인통관고유부호를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물론 주민등록번호를 그대로 사용해도 무방하다.
개인통관고유부호는 관세청 전자통관시스템(http://portal.customs.go.kr)에서 발급받을 수 있다. 발급받기 위해서는 별다른 회원가입 절차 없이 공인인증서만 있으면 된다. 만약 공인인증서가 없다면 팩스 등을 이용해 세관에 직접 신청할 수도 있다.
다만, 초기 발급을 받기 위해 관세청 사이트에 방문하면 보안소프트웨어를 내려받아 설치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한 번만 발급 받으면 계속 사용이 가능하다. 또 수입신고내역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통보되기 때문에 불법 도용을 예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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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통관고유부호 발급사이트(http://portal.customs.go.kr) (사진=관세청 전자통관시스템) |
지금까지 해외직구 정책의 달라진 점을 살펴봤다. 개인적으로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유의점이 있다. ‘해외 직구 맹신하지 말 것’과 ‘충분히 따져볼 것’이다. 필자는 수입품이니 무조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샴푸를 구매한 적이 있는데, 막상 써보니 별로였다. 결국 새로 산 샴푸는 빨래비누로 전락하고 말았다. 따라서 국내외 제품들의 품질을 꼼꼼하게 비교하고 따져본 뒤 해외직구를 활용할 것을 추천한다. 정책이 개선됐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반품 절차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또 선물할 생각이라면 충분한 기간을 고려해 구매해야 한다. 참고로, 필자는 가족들에게 줄 추석 선물을 해외직구한 뒤 몇 주가 지나서야 받아볼 수 있었다. ‘닷 돈 보고 보리 밭에 갔다가 명주 속옷 찢는다’는 말이 있듯 돈 몇 푼 아끼려고 해외직구했다가 손해보는 일이 없도록 꼼꼼하게 따져보고 구입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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