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금요일에 뭐해?”
“금요일에 콘서트가 있어! 거기에 갈 거야”
“설마 그랜드 케이팝 페스티벌?”
9월 4일 금요일에 그랜드 케이팝 페스티벌(Grand K-Pop Festival)이 열린다는 소식을 들은 뒤 외국인 친구에게 함께 함께 페스티벌에 가자고 제안하려던 필자는 깜짝 놀랐다. 이미 친구가 그랜드 케이팝 페스티벌에 갈 계획을 세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놀람과 반가움이 섞인 표정으로 9월 4일 금요일에 함께 공연장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친구를 보며 코리아 그랜드 케이팝 페스티벌의 홍보가 잘 됐다는 것과 함께 케이팝의 인기를 다시 한 번 실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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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4일 금요일. 잠실 주경기장에서 그랜드 케이팝 페스티벌이 열렸다. |
이번 그랜드 케이팝 페스티벌은 메르스로 인해 주춤하던 외국인 관광객이 다시 회복세를 보이는 시기에 발맞춰 그 회복세를 더욱 가속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외국인 친구인 앤지는 중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자라고, 캐나다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2주 전에 한국에 왔다. 그랜드 케이팝 페스티벌은 8월 6일 이후 한국을 방문한 관광객을 1순위로 무대에서 가까운 곳으로 배정했다. 앤지는 2주 전에 입국했기 때문에 1순위에 해당됐다.
페스티벌이 열리기 하루 전날, 몇 시쯤에 가면 좋을지를 의논하면서 앤지는 “오후 2시부터 티켓교환을 시작하는데, 좋은 자리를 얻으려면 일찍 가야하느냐?”고 물었다. 3만 명의 관람객을 대상으로 하고, 한국관광공사가 19개국 30개 해외시자의 사전 마케팅을 진행했기 때문에 관람객들이 많이 모일 것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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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각국에서 모인 외국인 관람객들이 들뜬 표정으로 콘서트를 기다리고 있다. |
티켓교환이 시작될 때에 맞춰 도착한 잠실 주경기장은 외국인들로 가득했다. 들뜬 표정으로 기념사진을 찍는 외국인들 사이에는 좋아하는 가수의 응원도구를 들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로 반복해서 안내방송이 울려 퍼지고 있었고, 외국인 자원봉사자들도 곳곳에서 안내를 돕고 있었다.
경기장에 도착한 앤지와 티켓 교환부스로 향했다. 외국인들을 위한 콘서트인 만큼 앤지와 필자는 티켓을 교환하는 줄도 달랐고, 좌석도 달랐다. 외국인 티켓부스가 6개로 2개인 내국인 티켓부스의 3배였는데도 외국인 관람객의 줄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
대기시간 끝에 앤지는 무대에서 가장 가까운 C구역 좌석을 배정받았고, 필자는 가장 먼 3층 G구역을 배정받았다. 잔여좌석이 발생했을 경우에 한해서 내국인들에게도 개방을 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내국인들은 대부분 G구역을 배정받았다.
티켓팔찌와 함께 좌석 티켓도 함께 주는 다른 구역들과 달리 G구역은 좌석이 정해져 있지 않았는데, 대부분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를 보기 위해 달려온 앳된 얼굴의 학생들이 자리를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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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랜드 케이팝 페스티컬과 함께 진행된 관광 관련 업계의 홍보 및 이벤트 부스들. |
티켓교환 후 입장시간까지 지루할 틈이 없도록 다양한 부대행사도 마련돼 있었다. 페이스페인팅 행사를 기다리는 줄이 길게 서있었고, 롯데월드와 강원도, 한국관광공사 등 다양한 홍보부스에 외국인들의 관심이 몰렸다.
입장 시간 전까지 앤지와 대화를 나누면서 앤지의 한국어 실력과 함께 한국 문화에 대한 깊은 관심을 새롭게 확인할 수 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한국 프로그램을 즐겨봤다는 앤지는 요즘도 ‘비정상회담’과 ‘안녕하세요’ 등 한국 토크쇼를 즐겨본다고 했다.
오히려 필자보다 더 많은 한국 예능과 드라마를 알고 있는 앤지는 “한국 가수들을 직접 보는 이런 콘서트가 처음”이라며 “감기에 걸렸지만 콘서트를 포기할 수 없었다.”고 기대에 부푼 표정으로 콘서트가 시작되기만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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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에 서툴지만 한국어로 대답했던 한나와 마유, 세라(왼쪽부터). |
행사장에서 만난 다른 외국인들도 모두 설렘 가득한 표정으로 입장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캐나다에서 온 한나와 세라, 그리고 일본에서 온 마유는 어학당에서 함께 공부하는 친구들이었다.
한나와 세라는 한 달 전인 7월 한국에 와서 내년 1월까지 6개월 동안 한국어와 한국에 대해 공부할 계획이라고 했다. 콘서트 다음 날 일본으로 돌아간다는 마유는 “전부터 한국에 4번 넘게 자주 여행을 왔다.”며 익숙한 모습을 보였다. 영어로 질문했는데도 서툴지만 한국어로 대답을 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한국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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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틴아메리카에서 한국을 찾은 에릭, 오스카 그리고 메페(왼쪽부터). |
라틴아메리카에서 온 유쾌한 외국인들도 있었다. 페루에서 교환학생으로 온 메페, 멕시코에서 교수로 온 오스카, 그리고 역시 멕시코에서 온 관광객 에릭은 서로를 친구라고 소개하며, “한국에서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한국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함께 뭉쳤다.”고 설명했다.
메페가 콘서트 소식을 발견해서 함께 오게 됐다는 이들은 “소녀시대가 가장 좋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에릭은 “최근에 나온 소녀시대의 신곡 ‘라이온 하트’도 너무 좋다.”며 곧 소녀시대를 직접 보게 된다는 사실에 들뜬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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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에서 온 교환학생들, 에밀리와 지어스 그리고 조이(왼쪽부터). |
또 다른 외국인들은 유럽에서 온 교환학생들이었다. 각각 네덜란드와 노르웨이, 영국에서 온 지어스와 에밀리, 조이는 저마다 소녀시대와 샤이니, 엑소 등 좋아하는 가수들도 달랐다.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그랜드 케이팝 페스티벌을 발견하고 공짜라는 사실에 놀랐다.”고 말했다.
특히 조이는 “중국에서 엑소를 보기 위해선 비싼 돈을 주고 티켓을 사야했었는데, 공짜로 이들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어메이징!”을 연발했다. “한국문화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고, 무엇보다 케이팝에 대해 잘 모르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을 알릴 수 있을 것 같다.”며 공연의 의도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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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투비와 EXID, 엑소(EXO)의 첸(위에서부터) 등 국내 최정상급 케이팝 스타들이 대거 출연했다. |
이윽고 시작된 그랜드 케이팝 페스티벌은 “아이 러브 코리아!”를 외치며 힘차게 막을 올렸다. 브라질, 인도, 프랑스, 태국 등 정말 세계 각국에서 모인 관람객들이 ‘케이팝’으로 하나가 되는 자리였다.
사회를 맡은 EXID의 하니와 한석준 아나운서는 유창한 영어와 중국어 실력을 자랑했다. 전광판에서도 외국인 관람객들을 위해 중국어와 일본어, 영어로 자막을 내보냈다. 무대에 등장한 가수들은 다양한 나라의 인사말을 건네며 관람객들을 환영했고, 외국인 관람객들 역시 야광봉을 흔들며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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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서트 중간 중간 코리아 그랜드 세일 홍보영상과 한국의 아름다움에 대한 영상 등을 보여주며 한국을 알린 점도 눈에 띈다. |
관객석에서 만난 한국인 여학생은 “그냥 좋아하는 가수를 보러왔는데, 외국인들이 이렇게나 많이 한국 가수를 보러 온 것을 보니 뭔가 마음이 뿌듯하다.”며 “새삼 한국 문화를 좋아하고 관심을 가지는 외국인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것을 알게 되니 자부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필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일부는 “한류가 과대평가 됐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랜드 케이팝 페스티벌에서 만난 외국인들은 “한국 문화, 특히 케이팝은 정말 인기가 대단하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이 날 만난 세계 각국의 관람객들이 보여준 한국에 대한 애정과 관심은 한국 문화에 자부심을 가지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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