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 수 없이 수많은 밤을 내 가슴 도려내는 아픔에 겨워 얼마나 울었던가 동백 아가씨~”
사위와 장인이 함께 부르는 이미자의 ‘동백 아가씨’는 조용했던 병실을 가득 채웠다. 오랜 군 생활 퇴임 후 내려놓지 못했던 권위의식으로 이웃과 편하게 어울리지 못했던 장인이었다.
그런 장인을 찾아가 무료함을 달래고자 고스톱을 가르쳐 드리고, 좋아하시는 약주를 함께 하며 옛날 노래를 구성지게 함께 불렀던 살가운 사위다. 그 후 장인은 당뇨를 시작으로 달갑지 않은 치매까지 앓게 되었다. 요양원에 계신 장인을 아들들과 함께 찾아가면 함박웃음으로 손주들을 반기는 모습에 묵직한 가족애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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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원에 계신 장인어른과 함께한 시간. |
부천에 사는 조원표(53) 씨의 이야기다. 부천 소안초등학교에서 교사로 재직 중인 조 씨는 각종 공모전에 응모하며 자신의 숨겨져 있던 글쓰기 재능을 발견했다. 삶의 경험과 스펙트럼을 넓히고자 시작했던 공모전에서 약 200여회 이상의 수상을 한 놀라운 기록의 보유자이다.
그는 국민대통합위원회(위원장 한광옥)가 주최했던 ‘내가 쓰는 아빠 엄마 자서전’ 스토리 공모전에서도 지난 10월 국민대통합위원장상을 받았다. 치매에 걸린 장인과의 추억을 포함하여 자신의 성장과정을 통해 받았던 가족의 사랑을 진솔하게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공모전은 부모세대의 인생 이야기를 자녀들이 정리하는 ‘세대 공감 자서전’ 캠페인을 통해 세대 간 벽을 허물고 대화 단절 등 갈등을 치유하고자 추진됐다. 공모전에는 총 204명이 응모하였으며, 전문가 심사를 통해 총 28명의 수상자가 선정됐다.
아빠의 추억을 차곡차곡 담아드리고자 참가한 학생, 부모와의 아픈 과거를 치유하고자 참가한 일반인 등 다양한 감동 스토리들을 ‘내가 쓰는 아빠 엄마 이야기’라는 책자로 발간하기도 한 공모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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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표 선생은 ‘내가 쓰는 아빠 엄마 자서전’ 스토리 공모전에서 지난 10월 국민대통합위원장상을 받았다. |
“초등학교 교사를 하면서 우리사회의 소통부재가 참 심각하다는 것을 느끼게 됐어요. 부모세대와 자녀세대가 단절되어 있다는 것을 많이 절감하게 됩니다. 소통이 안 되니 부모가 아이의 문제도 못 느끼죠. 아이의 문제는 100% 부모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부모자격증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가 많죠. 세대 공감 필요성 인식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공모전에 제 이야기를 나누게 됐습니다.”
조 씨는 공주의 한 산골마을에서 7남매의 막둥이로 태어나 자랐다. 어린나이에 시집 온 어머니는 30대에 남편을 잃고 홀로 됐다. 첩첩산중 산골이라 재배할 수 있는 농작물은 고추와 벼농사가 전부였다. 생계를 위한 논밭 한 마지기 없었던 힘든 살림살이라 19세의 나이에 아버지 자리를 채워야 했던 큰 형을 따라 힘을 모아 살았다. 어머니와 7남매는 힘들지만 소박한 행복을 일궈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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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대학원 졸업식에서 어머니와 함께한 모습. |
“제겐 큰 형님이 아버지와 같은 존재에요. 형님은 귀도 잘 들리지 않는 청각 장애인임에도 불구하고 홀로된 어머니를 모시고 동생들 뒷바라지를 하며 집안을 이끌어 가려고 남의 논을 지었어요. 온종일 손이 부르트고 허리가 끊어지는 아픈 고통을 참으면서 오직 농사일에만 전념하셨던 형님의 깊은 속내도 모르고 매일 일만 시킨다며 형님을 원망하고, 일하다가 화장실 핑계로 몰래 도망가서 친구들과 놀다가 온 적도 여러 번 있었죠.”
큰 형은 심성도 착해서 동네 사람들의 집에 전기가 나가면 달려가서 고쳐주고, 신발이나 장화가 헤어지면 때워 주고, 가끔 술에 취해 땅바닥에 쓰러져 있는 동네 분들을 업어서 집에 모셔다 드리는 등 그야말로 동네의 손과 발 역할을 자처했다. 비록 배우지도 못했고 가진 것도 없이 귀까지 잘 안 들리는 불편한 몸이었지만, 남을 돕고 베푸는 삶을 살았던 형이다.
“급기야 동네사람들은 교회 다니던 형을 ‘하나님’이라고까지 불렀어요. 하하! 그만큼 천사 같은 분이세요. 또한 제게는 인생의 소중한 멘토이기도 해요. 형님의 뒷바라지로 재수 끝에 교대 진학을 했지만 한참동안 진로를 정하지 못해 방황을 했어요. 그때 ‘겸손히 낮은 자와 함께 하며 섬긴다면 의미 있지 않겠냐’며 교사로서의 길을 권유하셨죠.”
소안초등학교 1학년1반 제자들의 귀여운 단체사진.
형의 권유로 시작하게 된 교직생활을 벌써 25년째 채워가고 있다. 집에서의 멘토가 큰 형이었다면 밖에서의 멘토는 초등학교 담임선생님이다. 사회에서 방황하고 흔들릴 때마다 선생님을 떠올리며 맘을 다잡곤 했던 그였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중학교에 제때 진학을 못했어요. 은사님이 그때 집까지 찾아오시고 배움의 끈을 놓지 않도록 격려해 주셔서 제가 교사가 될 수 있었죠. 당시 교실 청소를 직접 하시고, 쓰레기를 먼저 줍는 등 항상 솔선수범의 자세를 보여주셨어요. 항상 아이들에게 ‘사랑해요. 예뻐요.’라는 말을 쉬지 않고 해주셨어요. 그 당시 남자 선생님으로부터 그런 달콤한 격려를 듣는다는 건 흔치 않은 일이죠. 그 분의 격려가 어찌나 행복감을 주는지 말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2016년 ‘생활 속 작은 영웅’으로도 선정된 초등학교 시절 조동수 선생은 40년째 교통봉사를 쉬지 않고 있다고 한다. 아버지를 일찍 여읜 조 씨에게 큰 형과 은사님은 아버지와 같은 멘토 역할로 항상 고마움을 느끼게 해 주는 존재이다. 그 고마움이 공모전에 응모하게 된 계기도 되었다고 한다.
사랑에 빚진 자의 마음으로 조원표 선생은 환경운동, 경제교육, 교육관련 자문단 활동 등 학교와 가정안팎으로 자신을 필요로 하는 봉사의 자리에서 종횡무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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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교사를 꿈꾸는 큰아들 졸업연주회에서. |
“늘 빚진 마음이죠. 두 분으로부터 받은 사랑으로 가정에서는 두 아들을 잘 키울 수 있었고, 학교에서 만나는 아이들을 좀 더 진정성 있게 따뜻하게 대하고자 노력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좋은 부모 역할이요? 좋은 멘토가 되려고 노력하세요. 아이의 소리에 충분히 귀 기울여 주세요. 부지런히 소통하세요. 생활 속 경청과 소통이 단단한 세대 공감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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