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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팔아보지 않았으면 말을 말어~

1913송정역시장, 아이디어 넘치는 청년들과 노련한 상인들이 이뤄낸 기적을 엿보다

2017.06.05 정책기자 이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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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광주송정역에서 내려 지하철과 연결된 지하도를 건너면 광주 1913송정역시장이다. 역에서 시장까지 거리는 200m정도 된다. KTX광주송정역으로 인해 104년의 역사를 지닌 송정역전매일시장이 1913송정역시장으로 변신을 했다. 2016년 4월 리모델링에 들어갔다. 

1913송정역시장 네온사인
1913송정역시장 네온사인.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서민경제 활성화 사업)와 광산구, 중소기업청 등이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젝트’ 지원을 한 결과다. 현대카드가 시장을 디자인했다. ‘바꾸기 위한 변화가 아니라 지키기 위한 변화’라는 콘셉트를 적용했다고 한다. 

입구에 1913송정역시장이라는 네온등을 달고, 아늑하게 하늘을 가려주는 차일을 쳤다. 노을이 지면 노란 조명이 반짝이는 별처럼 빛난다. 별빛이 비추는 것처럼 골목을 포근하게 만들어주는 마법이 시작된다.  

2016년 리모델링을 하기 전 시장의 모습(출처:광주광역시 광산구청)
2016년 리모델링을 하기 전 시장의 모습.(출처=광주광역시 광산구청)


역 앞에 위치한 시장으로 국밥집들이 문전성시를 이루던 때도 있었으나, 도로를 개설하면서 국밥집들은 건너편 도로로 이전해버렸다. 그래도 어머니들은 장바구니를 들고 저녁거리를 사러 갔었다. 하지만, 대형마트가 들어서면서 송정역전매일시장은 더욱 빠르게 쇠퇴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한다.

목요일 오후 7시경 1913송정역시장의 모습
평일 오후 7시경 1913송정역시장의 모습.


어둡고 한산하던 시장은 20~30대 여행객이 인증샷을 찍는 시장이 됐다. 이상하게도 이곳에 들어서면 모두가 영화나 드라마 속 주인공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된다. 

청춘들은 빈티지한 시장의 느낌이 좋다고 한다. 끝에서 끝까지 걸으면 빠른 걸음으로 채 몇 분이 걸리지 않는 시장이다. 서로 적당히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여행객들끼리 느낌이 전해지는 거리라고 할까. 

특이한 점은, 양복 차림의 비지니스맨들도 꽤 많다는 것이다. 배낭을 맨 자유여행객들과 산책나온 시민들도 편안한 차림으로 시장 분위기를 즐긴다. 

마치 ‘응답하라 1988’ 드라마 세트장 같은 느낌의 점포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개성 있는 간판들도 보이지만 촌티 나는 간판들도 정겹다. 

빵집, 국수집, 사진관, 채소전, 제분소, 국밥집, 어물전, 만두집, 통닭집, 방앗간 등 다양한 전집, 어묵집, 과일가게, 보리밥집 등 총 67개의 점포들이 나열해 있다. 

점포를 들어서면 점포의 내력이 쓰여 있다. 이곳에서 우리네 삶의 역사를 찾을 수 있다. 점포 앞 도로에는 점포를 열었던 연도를 표시해 놓았다.

과연 여행객들의 발길을 끌어당긴 1913송정역시장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청년 상인들의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한몫했다 볼 수 있다.  

역서사소
역서사소.

‘말’을 판다. 타는 말이 아니라 지방의 말 즉, ‘사투리’를 파는 곳이 있다. ‘역서사소’라는 이름마저 특이한 디자인상점이라고 할까. 실제로 이곳 경영자들은 디자인 업무를 겸하고 있다고 한다. 한가한 듯 했는데 매니저가 동분서주 할 정도로 바쁘다. 전라도, 경상도, 제주도 사투리에 디자인을 입혀서 파는데 누구나 깔깔대며 웃는다. 

실제로 읽어보기도 하는데, 뜻을 몰라도 재미있다. 모든 사투리는 해설이 있어서 어렵지 않게 이해가 되지만, 뜻을 모르고 읽는 것이 더 재밌는 것 같다. 

캘린더에는 전라도 사투리 ‘여간 좋은 오월’, 엽서에는 ‘우야꼬’라는 경상도 사투리가 써있다. 매니저는 “운도 좋았고, 이곳에서 오랜 경륜을 지닌 상인분들의 격려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홍보가 잘 돼서 빨리 성공한 것 같습니다.”라고 전한다.

계란밥
계란밥.


테이블이 3~4개 정도 될까한 작은 가게지만, 점포 앞 의자에 앉아서 대기를 하는 손님들이 많다. 그래도 테이블회전이 빨라서 지루하지 않게 기대하게 된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계란밥은 계란껍질을 벗기듯이 포장을 벗겨서 손에 들고 먹는다. 

그 재미에 청춘들은 열광한다. 히트의 요인은 바로 그것이었다. 또 하나, 저렴한 가격이다. 계란밥 기본이 2천 원이다. 그림디자인은 디자인 업체에서 만들었고 포장지는 직접 개발했다고 한다. 껌 종이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한다. 

젊은 청년 사장은 “이곳에서 창업하기를 정말 잘했어요. 운도 좋았구요. 직원들 월급, 재료비, 월세를 내고도 어지간한 직장인보다 수입이 많습니다.”라며 활짝 웃는다.

오며가며&커텐 다원침구
오며가며&커텐 다원침구


오며가며는 산낙지, 닭발볶음, 꼼장어, 돼지주물럭, 조기찌개 등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메뉴가 어르신들 취향이지만, 40대 고객들도 꽤 되는 것 같다. 부담 없이 편안하게 전라도 안주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다원 침구도 유행에 빠르게 대처하고 있는 듯하다. 다년간의 사업 노하우를 지닌 상인들의 뒷받침이 없었다면, 시장의 성공도 장담할 수 없었을 것이다.

서봄&한끼라면
서봄&한끼라면.


흑백사진을 찍어주는 서봄사진관. 마치 오래전 앨범 속에서 엄마 아빠의 결혼사진을 찾았을 때처럼 아련한 기억이 떠오르는 곳이다. 한 장에 5천 원인데, 핸드폰으로 뚝딱 찍는 사진이 아닌 가족들과 추억을 만들기 위해 온 젊은 부부들이 특히 많다. 

1시간 정도 기다려도 즐거운 곳~ ‘평범한 순간을 간직하고 싶은 기억으로’ 라는 문구처럼 특별한 흑백사진들에 매료당한 고객들이 많다. 

세계 라면 가게라는 부제를 갖고 있는 한끼라면. 마치 일본의 라면집을 연상시키는데 인기메뉴인 쇼유라면은 담백하고 깔끔하다.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비결에 대해 묻자 “무난한 맛이라서 좋아하는 것 같아요.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은 중간의 맛이라고나 할까요.”

1913광주송정역시장의 대표 먹거리
1913송정역시장의 대표 먹거리.


식빵집 앞에는 식빵이 나오는 시간이 되기도 전에 긴 줄이 늘어선다.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따끈따끈하고 개성 있는 식빵이 구미를 당긴다. 출장 왔던 비지니스맨들도 1~2개는 기본으로 사간다. 성인 5명이 들어서면 꽉 차는 식빵 가게의 빵은 금방 팔려버린다. 

삼뚱이라는 이름으로 삼겹살에 채소, 김치를 싸서 매운 양념을 입혀 구운 메뉴도 인기다. 부추무침까지 곁들여 주니 5천 원에 든든하다. 

갱소년은 다시 소년, 소녀로 돌아간다는 뜻이라고 하는데, 양갱전문점이다. 천연 재료를 사용해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과하지 않은 단맛이 많은 단골을 만들었다고 한다. 특이하게도 애완견과 애완묘를 위한 음료도 판매하고 있다. 

햇살손만두는 어머니에게서 만두 비법을 물려받은 형제가 운영하고 있다. 바로 옆에서 어머니가 떡갈비를 팔고 계신다. 통통한 새우가 한 마리 들어있는 만두는 칼칼한 양념소와 너무 잘 어울렸다. 동생에게 성공 비법을 물었다. “형이 먼저 시작했고, 저는 외국에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았어요. 어머님께서 가장 든든한 조력자이지만, 끊임없는 메뉴개발도 중요한듯 합니다.”

개미네방앗간-1913송정역시장 상인회장부부
개미네 방앗간. 1913송정역시장 상인회장 부부.

개미네 방앗간을 운영하는 상인회장에게 성공 비결을 물었다.

“비가 오면 신발이 젖고, 움푹움푹 패어있던 도로 등이 떠오르던 곳이었다. 건물은 낡아서 3곳 중 1곳이 비어있는 상태였다. 7시만 되면 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없어서 모든 점포가 문을 닫고 깜깜했다. 다 죽어가던 시장이 살아날 것이라는 생각은 못했다. 

비어있던 17개 점포에 청년 상인들이 입점했다. 기존 상인들은 시장을 살리기 위해 일본에 연수까지 다녀왔다. 청년 상인들은 독특한 아이디어로 점포를 열었다. 평일은 2~3천 명, 주말에는 4천 명 이상 찾고 있다. 리모델링 1주년이 되는 날까지 총 방문자가 65만 명 정도 된다. 

앞으로는 자생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시장이 되기 위해서 상인회장으로서 책무를 깊이 느낀다. 작년 개장했을 때 다들 6개월을 못 버틸 거라고 했다. 이번 5월 27일에는 서울에서 900명이 시장을 방문한다고 한다. 2017년 7월 말이면 확장공사가 돼서 더 커질 것이다.”

1913송정역시장의 KTX광주송정역 대합실
1913송정역시장의 KTX광주송정역 대합실.

기존 상인들과 청년 상인들이 정리해주는 1913광주송정역시장의 성공 노하우를 정리해보자. 

- 젊은이들의 아이디어와 연륜을 지닌 기존 상인들의 팀워크가 중요하다.
- 업종은 중복되지 않는 게 원칙이지만, 중복되는 경우 대화를 통해 결정한다. 같은 업종일지라도 메뉴에 차별화를 둔다.
- 모든 메뉴는 빠르게 나온다. 열차를 타기 위해 분주한 마음으로 들렀던 비지니스맨들도 3분이면 든든하고 알차게 식사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곳의 메뉴들은 모두 포장이 된다는 것도 특이한 점이다.
- 낡은 건물이지만 디자인을 입히면 멋진 점포로 살아난다. 버리지 않고 지키는 것이 성공의 비법이다.
-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입소문이 났고, 언론에 노출이 되었던 것도 성공요인이다.

청년창업자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취업이 힘드니 장사라도 해볼까 라는 섣부른 판단은 자제하는 것이 좋아요. 내게 맞는 창업을 하려면 중소기업청, 소상공인 홈페이지 등을 수시로 확인하세요. 혼자서는 힘들지만, 누군가가 손만 잡아줘도 든든하지 않습니까.

이렇게 지원을 받으면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줄어듭니다. 실패를 한다고 하더라도 젊으니까 경험을 쌓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불안감이 더 줄어들어요. 열심히 성공을 위한 아이디어를 찾게 됩니다. 1913송정역시장으로 오세요. 직접 오셔서 성공의 노하우를 잘 찾아보길 바랍니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이서경 amawi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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