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인생에서 가장 즐거운 날이었어요!”
지하철 1호선 도원역 바로 앞에 있는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미국과 뉴질랜드의 16강전 경기가 개최됐다.
6월 1일 늦은 밤, 필자와 함께 경기를 관람했던 최진현(14) 군이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을 나오며 했던 일성(一聲)이다. 얼마 전, 우리나라가 포르투갈과의 16강전 경기에서 3:1로 석패했지만 다른 참가국들의 토너먼트는 계속해서 펼쳐지고 있다.
필자와 FIFA U-20 월드컵 16강전에 동행한 최진현(14) 군.
6월 1일, 필자 일행은 좋은 기회를 얻어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미국과 뉴질랜드의 16강전 경기를 관람했다.
필자와 동행한 사람은, 현재 필자가 일하고 있는 한국외대 다문화교육원 ‘LG와 함께하는 사랑의 다문화학교’ 언어인재과정 4기 중국어권 최진현 학생이다. 중국인 아버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진현이와는 작년부터 인연이 닿아 매우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나름 괜찮은 좌석으로 예매했다.
진현이에게 FIFA U-20 16강전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이야기하니 누구보다도 기뻐하며 “FIFA라는 곳에서 주최하는 국제경기를 볼 수 있다는 게 꿈만 같다.”고 너무 좋아했다.
사실 필자도 축구경기장은 처음 와봤을 정도로 생소한 곳이다. TV 생중계로는 잘 챙겨보지만 타 국가의 경기를, 그것도 경기장에 직접 가서 관람하는 것이 떨떠름하기도 했다.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국제대회라는 데 가치를 두고, 즐거운 마음으로 경기장에 들어섰다.
마침 날씨도 쾌청해 진현이와 밖에 있는 의자에서 간단히 치킨과 음료수를 먹었다. 주변에는 우리 같은 일행들이 많았다. 가족, 연인, 친구, 축구복을 입은 동호회 등 여러 그룹이 옹기종기 모여 햄버거, 치킨을 먹으며 서로 웃음꽃을 피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축구 경기 관람을 앞둔 경기장 밖의 모습은 평화로움 그 자체였다.
국제축구경기를 직접 관람한 게 처음이라, 초반에는 집중하는 데 애를 좀 먹었다.
이윽고 미국과 뉴질랜드의 16강전 경기가 시작됐다. 전반전 초반에는 필자와 진현이는 경기장 분위기에 잘 적응하지 못했다. TV 생중계에 익숙했던 터.
선수들이 모는 공을 잘 따라가야만 했다. 그리고 리플레이(다시보기)가 없으니 더욱 경기에 집중해야만 했다. 하지만 오히려 이게 좋았던 것 같다.
필자와 진현이는 각자 ‘변두리 해설자’가 되어 서로에게 팀 분위기를 묘사하며 경기에 빠져들고 있었다. 눈앞에서 생생하게 펼쳐지는 선수들의 목소리와 공을 차는 모습, 골키퍼가 골을 막는 모습, 코너킥을 하는 모습이 눈으로 인화되니 짜릿할 따름이었다.
교복을 입은 학생, 군인, 자국을 응원하는 미국인들의 응원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집중과 환호! 6골이 터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은 열기가 가득했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축구는 골이 많이 터져야 보는 묘미가 쏠쏠해진다. 그런데 이 날 경기는 무려 6:0의 스코어로 미국이 승리했다.
후반부에 우리가 소위 말하는 골 ‘포텐’이 터진 것이다. 무려 다섯 골이 후반전에 기록됐다. 그것도 우리가 앉은 골대 앞에서 말이다. 계속 골을 넣고 환호하는 미국팀의 모습, 1분도 되지 않아 추가 골이 들어가고 경기종료 휘슬이 울리기 직전에 들어가는 골을 보며 우리는 경이로움을 감출 수 없었다.
우리는 딱히 응원할 팀을 정해놓진 않았는데 미국 선수들이, 그것도 우리 앞에서 계속 골을 넣으니 자연스럽게 “USA!”를 외칠 수밖에 없었다. 응원을 온 주변 미국인들의 분위기는 ‘흥분의 도가니’를 연상케 했다. 진현이와 필자도 미국을 연호하며 큰 소리로 응원했다.
6-0 패배. 안타까운 장면이었다.
하지만, 경기가 끝나고 전열을 가다듬는 뉴질랜드 선수들의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경기시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 버렸다. 종료 직후, 풀이 잔뜩 죽어있는 뉴질랜드 골키퍼와 선수들의 모습이 참으로 안타까웠다. 퇴장할 무렵 뉴질랜드 선수들이 동그랗게 모여 있는 장면이 뭉클했다. 아마도 ‘결과가 좋지 않았지만, 최선을 다해 경기했으니 너무 낙심하지 말자.’ 같은 격려를 주고받았을 것이다. 혼신의 힘을 다한 미국과 뉴질랜드 선수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정말 즐거워했고, 기뻐했던 최진현 군.
경기 도중에도 ‘너무 재밌다’며 감탄사를 연발하던 진현이가 경기장 밖을 나오면서 “제가 14년 동안 살아오면서 이런 재밌는 경기는 보지 못했어요!”라며, 무척 신나는 모습을 보여줬다. 돌아가는 길에도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너무 할 이야기가 많은지 “자세한 이야기는 집에서 하자.”는 진현이의 모습이 너무도 귀엽고 즐거워보였다.
‘처음 경험하는 것’의 힘은 위대하다. 꼭 내가 하려는 것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더라도 간접적인 경험이 나에게 유의미한 가치로 다가온다면 이런 일련의 경험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추동력을 제공해줄 수 있다.
즉, 아이들의 학원 공부나 책상에서 이뤄지는 사고의 과정도 물론 중요하지만, 드넓은 세계무대에서 펼쳐지는 땀과 열정의 장을 자신의 눈으로 ‘직접’ 경험하고 나름의 깨달은 바를 내면화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더욱 값진 자양분이 될 수 있다.
전반전과 후반전 사이의 시간! 이렇게 매점이 붐비고 있었다.
경기장 안에서 먹는 간식은 꿀맛이었으리라.
필자는 진현이가 이런 기회를 통해 미래를 향한 불안한 마음을 떨쳐내고 학업을 포함하여 지금 열심히 하고 있는 일들에 믿음과 자신감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진현이는 중국어권 다문화가정 학생이라 중국어도 아주 잘 구사한다. 조만간 HSK(공인 중국어 능력시험. 1-6급까지 있으며 6급이 가장 높은 급수임) 5급에 도전한다고 하니 한국어와 중국어를 동시에 자유롭게 구사하는 이중언어능력 인재가 반드시 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한국어와 엄마(아빠)나라 언어를 동시에 구사하는 능력은 다문화가정 학생들의 가장 큰 강점이자 장점이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국가가 발전하는 데 큰 보탬이 될 것이다.
아무쪼록 이번 관람이 진현이에게 큰 울림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여하튼 진현이에게 좋은 경험과 추억을 선물해준 것 같아 필자 또한 기분이 무척 좋았다. 중학교 1학년이 된 진현이는 이번에 학급반장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다문화가정 학생으로서, 이런 국제대회 참관 경험이 글로벌 리더십을 함양하고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하는 마중물이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참, 우리나라가 아쉽게도 8강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FIFA U-20 대회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6월 11일, 결승전이 진행되기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있으니 우리 땅에서 열리는 국제축구대회에 관심을 기울였으면 한다.
필자 일행도 우리나라의 경기가 아니었지만 정말 즐겁게 관람했고, 주변 사람들의 반응도 아주 좋았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전형 wjsgud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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