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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서 커피 ‘퇴출’

오는 9월 14일부터 전국 초·중·고 모든 학교서 커피 등 고카페인 제품 판매 금지

2018.06.25 정책기자 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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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시간이 짧아도 커피는 마셔야 했다. 종이 울리는 순간, 교실을 뛰쳐 나와 4층 계단과 운동장을 격렬히 가로질렀다. 본관 지하 매장의 자판기 앞에 서기 위해서다. 그 믿음직한 자태가 시야에 들어와도 기운이 빠지는 건 이미 줄을 선 아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길게 늘어선 줄은 공중전화 앞 뿐이 아니었다.

최악은 따로 있었다. 내 순서가 돼 동전을 자판기에 넣으려는 순간 수업종이 울리고, 난 또 다시 운동장을 가로지르고 4층 계단을 뛰어 오르는 거다. 커피 한 잔 마시기가 쉽지 않은 인생이었다. 지금도 커피하면 내가 생각난다는 동창들이 있으니, 나도 어지간히 커피를 즐겼던 것 같다.

오는 9월 14일부터 ‘어린이 식생활안전관리 특별법’에 따라 전국 모든 초·중·고 모든 학교에서 커피판매가 금지된다. (출처=KTV)
오는 9월 14일부터 ‘어린이 식생활안전관리 특별법’에 따라 전국 모든 초·중·고 모든 학교에서 커피 판매가 금지된다.(출처=KTV)
 

카페인은 몸에 좋지 않지만 커피는 맛이 있었다. 그 맛있는 커피를 아들(18) 녀석이 마신다. 그것도 심하게 말이다. 시험기간이면 잠들지 않기 위해서란다. 이미 많은 친구들이 고카페인 우유를 마시고 있으며, 친구들의 생생한 후기까지 무용담처럼 늘어놨다.  

듣도 보도 못한 고카페인 우유가 생소했다. 그 제품은 귀여운 스누피를 내세운 채 극단적인 양의 카페인을 품고 있었다. 스누피의 속 상황을 모르는 아이들이 혹시 그 우유를 덥석 집어 마시는 것을 상상하니 남의 일 같지 않았다. 

걱정됐다. 포털 속, 졸지 않기 위해 고카페인 우유를 섭취한 아이들의 후기는 차고 넘쳤다. 거의 부작용이었다. 속이 울렁거리거나, 심장이 빨리 뛰거나 집중이 더 안 되거나 흥분상태가 지속돼 며칠 간 잠을 못 이뤘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좌우지간 고카페인 식품은 청소년에게 적당하지 않았다. 

각 학교에서는 그간 교사들을 위해 판매했던 자판기 커피 포함 카페인인 함유된 모든 음료 판매를 할 수 없다. (출처=KTV)
각 학교에서는 그간 교사들을 위해 판매했던 자판기 커피 포함 카페인이 함유된 모든 음료 판매를 할 수 없다.(출처=KTV)
 

마시지 말라는 말에도 천천히 나눠 마셔 괜찮다던 아들도 별수 없었다. 결국 새벽까지 잠을 못 이뤄 밤을 새웠다고 했다. 고카페인의 위력을 알기에 더 이상 안 마실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고카페인 식품은 이뿐 아니었다. 갖가지 커피음료 외에도 대놓고 고카페인을 자랑하는 음료는 쉽게 구입할 있었고, 한 번씩 아들의 책상에 다 마신 고카페인 음료 캔이 뒹굴고 있었다. 

9월 중순부터 전국 초·중·고 모든 학교에서 커피 판매가 금지된다고 한다. 식약처는 학교에서 커피 등 고카페인 함유 식품 판매를 금지하는 ‘어린이 식생활안전관리 특별법’을 오는 9월 14일부터 시행한다 밝혔다. 

지금도 학교에서는 어린이 기호식품으로 지정된 탄산음료, 혼합음료, 유산균음료, 과·채 주스, 가공 유류 중 ‘고카페인 함유표시’가 있는 제품은 팔지 못한다. 이젠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자판기나 일반 커피음료도 팔지 못하게 된 거다.

식약처는 통상 체중 60kg의 청소년이 하루에 커피음료 1캔, 에너지음료 1캔만 마셔도 카페인 최대 일일섭취권고량인 150mg을 초과하게 된다고 밝혔다.(출처=KTV)
식약처는 통상 체중 60kg의 청소년이 하루에 커피음료 1캔, 에너지 음료 1캔만 마셔도 카페인 최대 일일섭취 권고량인 150mg을 초과하게 된다고 밝혔다.(출처=KTV)
 

사실, 청소년들의 카페인 섭취가 늘어나는 시기는 시험기간 뿐 아니다. 최근 중고생들의 동아리 모임 장소는 커피전문점이며, 아이들이 다니는 독서실에서는 믹스커피가 무료로 제공돼 하루에도 몇 개씩 마실 수 있다고 했다. 뿐만 아니다. 각성을 유발하기 위해 즐겨 마시는 ‘붕붕드링크’도 있었다. 에너지 음료와 자양강장제, 비타민C, 이온음료 등을 섞은 것으로, 이걸 마시면 기분이 붕붕 뜬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카페인 섭취로 겪을 수 있는 부작용은 총체적이다. 순간 집중력이 향상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사람에 따라 신경이 예민해지거나 가슴 두근거림, 두통, 혈압 상승, 불면, 불안, 초조, 위산분비촉진으로 인한 속쓰림이나 각종 미네랄의 흡수를 방해해 카페인으로 인한 부작용이 더 심각할 수 있다.

성장기 청소년은 더 심각하다. 성인보다 카페인 민감도가 훨씬 높고 카페인이 체내에 머무는 시간이 더 길다. 이에 철분 흡수를 방해해 빈혈을 일으키거나 소변을 통한 칼슘 배출을 촉진해 키 성장을 방해한다. 어릴 적 커피를 마시면 ‘키가 안 큰다’는 말을 듣고 자랐지만, 이는 어느 정도 과학적 근거가 있는 말이었다. 또한, 불면증, 신경과민, 기억력 손실, 심한 경우 카페인 중독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식약처 자료에 의하면 어린이 기호식품 우수판매업소는 나날이 줄고 있다.(출처=식약처)
식약처 자료에 의하면 어린이 기호식품 우수판매업소는 나날이 줄고 있다.(출처=식약처)
 

정부가 지정한 어린이와 청소년 카페인 1일 섭취 권고량은 체중 1kg 당 2.5mg 이하다. 몸무게가 40kg인 청소년의 경우 하루에 100mg 이하, 50㎏인 청소년은 하루 125㎎ 이하를 섭취해야 한다는 얘기다. 고카페인 우유는 500ml에 237mg, 아메리카노에는 최고 150mg의 카페인이 함유됐으니, 아메리카노 한 잔만 마셔도 하루 권고량을 웃도는 수치였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이러한 식품을 사 먹지 않아도 되는 교육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동의한다. 하지만 이는 길게 안고 가야 할 문제다. 마주한 현실은 청소년들이 고카페인에 몹시 쉽게 노출돼 있다는 거며 이는 인체에 득보다 실이 더 많다는 사실이다. 학교 내 카페인 식품 판매 규제가 학생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아울러, 필요한 것은 어른들의 각별한 관심이다. 




박은영
정책기자단|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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