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밥심’이란 말이 있다. 우리나라 식생활에서 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현대에 들어 식생활이 다양해졌다지만, 아직도 우리나라 식단에는 밥이 빠지지 않는다. 하얀 쌀밥과 따뜻한 국, 몇 가지 반찬이 일반적인 집밥의 이미지다.
밥에 대한 인식은 시대에 따라 변해왔다. 최근에 들어서는 밥에 대한 오해도 많이 생겼다. 국민디자인단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약 61%가 쌀밥을 먹으면 살이 찐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쌀은 곧 밥이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런 편견을 타파하기 위해 지난 21일 서울 광화문 열린소통포럼에서 ‘쌀 소비 촉진을 위한 열린소통포럼’이 열렸다. 이번 포럼은 국민 주도형 쌀 소비 확대를 위해 소비자들의 관점에서 해결 방안을 논의하고 소통하기 위해 열렸다.
지난 21일 열린 ‘쌀 소비 촉진을 위한 열린소통포럼’의 참가자 단체사진.
이날 포럼은 국립식량과학원 김두호 원장의 인사말로 열렸다. 김두호 원장은 “쌀은 한민족과 함께해 온 문화인데 식생활의 변화 속에서 소비량이 많이 줄었다”며 “쌀 소비를 지켜가고 늘려가는 것이 국가적인 의제”라고 말했다.
서울시민청 남복희 위원장은 “우리 쌀을 지키지 않다가는 살아남을 수 없게 될 것”이라며 “우리 땅에서 나는 우리 쌀과 밀을 먹는 것은 독립운동보다 더 투철하게 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을 이었다.
포럼의 첫 번째 강연자 박영희 연구관이 ‘쌀 중심 식생활의 건강 영향과 효과’에 대한 강연을 하고 있다. |
이날 포럼의 첫 번째 강연은 ‘쌀 중심 식생활의 건강 영향과 효과’로, 한식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타파하는 시간이었다. 국립농업과학원 식생활영양과 박영희 연구관은 “한식은 균형잡힌 일상식으로, 식물성과 동물성 식재료의 비율이 영양학에서 가장 이상적인 8:2다”라고 말했다.
한식의 건강 효과는 임상연구를 통해서도 증명된 바 있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공동연구에 따르면, 한식, 미국 일반식, 미국 권장식을 섭취하는 임상연구 결과 한식을 섭취한 경우 체내 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 감소효과가 가장 컸다.
그러나 우리나라 식생활은 달라지고 있다. 쌀은 생필품에서 점점 기호식품화 되어가고 있다. 최근 수도권에서는 다양한 쌀 품종 중 선택해서 먹을 수 있는 쌀 편집매장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식생활이 변하면서 달라진 것도 있다. 비만 유병율이 증가하고, 사망 원인이 변화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사망 원인은 70년대 이전에는 호흡기 질환과 감염 질환이 상당수를 차지했지만, 70년대 이후부터는 식생활의 영향을 받는 심혈관계 질환이 늘었다.
포럼의 두 번째 강연자 조준현 연구사가 ‘아밀로스 함량 조절을 통한 가공용 쌀 품종 개발’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
쌀 소비량이 줄어드는 것과 동시에 쌀의 활용도는 나날이 다양해지고 있다. 국립식량과학원 논이용작물과의 조준현 연구사는 “쌀 소비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며 “1인 가구 증대, 맞벌이 가구 증가 등으로 집밥을 먹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가공식품 소비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쌀 가공식품 수요는 증가하는데 반해 국내산 사용률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조준현 연구사는 쌀 가공식품의 국내산 쌀 사용률은 2015년 기준 43.3%로 낮아 밥쌀용에서 가공용으로 쌀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공용 쌀은 밥쌀용 쌀 외에 모든 쌀을 가리킨다. 쌀가루용, 혼반용 유색미, 기능성, 향미, 양조용 등 식용과 화장품, 생분해성 플라스틱 등 산업소재용 비식용으로 나뉜다.
조준현 연구사는 농촌진흥청이 설립된 이후 쌀 285품종이 개발되었지만 대부분 밥쌀용에 집중했기 때문에 가공용 쌀 소비가 부족했음을 지적하며, 앞으로는 소비자 중심 기능성분 고함유 품종이나 생분해 플라스틱, 건축소재 등 산업소재용 품종 개발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세 번째 발표자 현웅조 연구사가 ‘수요자 참여형 품종개발 연구 현황’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
한편 농업 관련 정책은 환경에 발맞춰 변해가고 있다. 이번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 중 ‘지속가능한 농식품 산업기반 조성’이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 강연을 맡은 현의조 연구관은 “국정과제 지정과 함께 농촌진흥청 내부적으로 현장과 육종에 대한 검토가 있었다”며 “그동안 연구자 중심의 연구가 이뤄지고 있어서, 현장의 농업인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연구를 하기 위한 성찰이 있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앞서 세계적인 수준의 벼 품종 개발을 했으나, 보급 실적은 저조한 편이었다. 과거에는 품종 본연의 우수성이 중요했지만, 현대에는 품종 선택이 다양한 주변환경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농촌진흥청의 ‘수요자 참여형 품종개발(SPP)’연구가 탄생했다.
수요자 참여형 품종개발 연구는 과거 국가주도의 일방적인 품종개발과 보급이 아닌 개발 단계에서부터 중앙, 지방정부, 생산자, 유통업체, 소비자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참여, 협력하여 품종을 개발하는 프로그램이다. 수요자에게서 유리되어 있던 기존 연구와 다르게 수요자가 직접 연구에 참여하기 때문에 주인의식이 생기고, 바로 보급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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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자 참여형 품종개발 연구로 이천 지역에서 우리 쌀 ‘해들’이 탄생했다. |
수요자 참여형 품종개발 연구는 벌써 결실을 맺었다. 중부 지역 쌀 대표 브랜드 ‘임금님표 이천쌀’이 그 주인공이다. 경기도 이천 지역은 옛날부터 임금님에게 진상하는 이미지를 담은 명품 쌀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지만, 원료곡은 모두 일본 품종으로 재배 안정성과 품질이 낮았다. 때문에 재배 안정성이 개선되면서도 밥맛과 도정수율이 우수한 벼 품종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이천 지역의 농업인들이 직접 논에 시험을 했고, 여러 후보 품종들에 대한 평가가 이뤄졌다. 수확 후에는 소비자들이 직접 밥맛 평가를 해 최종 품종 선발을 했다. 이렇게 해서 기존 품종보다 키우기 쉽고, 밥맛은 더 좋은 국산 품종 ‘해들’이 탄생했다.
국민과 함께 만든 우리 쌀 ‘해들’은 2017년 신품종선정위원회에서 밥맛과 재배 안정성을 인정받아 최고 품질 벼로 선정됐다. 또 올해 9월 경기도 이천에서 본격적으로 출하되어 양재 하나로마트 등에서 성공적으로 판매되고 있다.
쌀로 만든 빵, 과자, 시리얼과 요거트. |
포럼 휴식시간에는 우리 쌀로 만든 음식들을 시식해볼 수 있었다. 테이블마다 쌀로 만든 빵, 쿠키, 시리얼과 요거트가 인원수에 맞게 놓아졌다. 평소 쌀로 만든 식품들을 잘 접해볼 기회가 없어 맛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 것도 잠시였다. 쌀로 만든 식품들은 모두 시중에서 파는 기존 제품들보다 건강한 느낌이 들면서도 맛있었다.
특히 인상깊었던 것은 쌀로 만든 요거트였다. 쌀요거트는 100% 쌀로 만든 제품으로, 전통 메주에서 추출한 토종 유산균을 이용한 제품이라고 한다. 곡물이나 유산균 특유의 냄새는 호불호가 갈리기 때문에 망고향 등 과일향을 첨가하였다고 하는데, 아직 시중에 판매되지 않는다는 것이 아쉬울 정도로 맛있었다. 우리 쌀을 활용한 다양한 식품들을 하루빨리 시중에서 만나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연 후에는 강연자와 참석자들 사이에 활발한 토론이 이뤄졌다. |
강연 후에는 강연자와 참석자들 사이에 활발한 토론이 이뤄졌다. 한 참여자는 ”바깥에서 식사를 하면 주로 외국 쌀을 먹게 된다“며 ”특히 우리나라의 관문인 인천공항에서도 우리 쌀과 김치를 안 쓴다는 사실이 굉장히 안타깝다“고 말했다.
조준현 연구사는 ”음식도 하나의 문화이기 때문에, 바뀌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며 ”그 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소비자들의 올바른 판단과 홍보가 필요하다“고 말하며 모든 사람들이 건전한 한식문화의 정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 가보니 정말 많은 사람들이 우리 쌀과 올바른 식문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강연자들이 거듭 강조했듯, 우리 쌀이 꾸준히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의식이 중요하다. 우리 쌀과 한식의 우수한 건강 효과를 국민 모두가 체감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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