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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뉴스에 매달리는 나도 감염병 스트레스?

2020.03.05 정책기자 한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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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일상이 무너졌다. 며칠 전 아이의 유치원이 휴원에 돌입한 뒤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외출을 자제하며 집에서 버티는 중이다. 자주 가던 집 근처 공공도서관은 무기한 휴관한 상태고 대형마트에 장 보러 가는 것조차 주변에서 가급적 삼가라고 만류하고 있다.

TV를 켜면 코로나 특보 방송이 줄을 잇고 점점 더 두려워지는 마음에 마스크와 손 세정제를 검색해보지만 그럴 때마다 품절이거나 개당 4000~5000원이라는 고가에 머리가 지끈 아파온다.

코로나19로 유치원이 휴원에 돌입해 아이와 집에서 외출을 자제하며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다.
코로나19로 유치원이 휴원함에 따라 현재 아이와 집에서 외출을 자제하며 어서 빨리 상황이 나아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2월 초, 우리나라에 코로나 확진자가 증가하기 시작할 무렵부터 나도 모르게 스마트폰을 잡고 끊임없이 관련 기사를 찾아보는 행동이 습관처럼 자리를 잡았다. 확진자가 몇 명인지, 어느 지역에서 확진자가 나왔는지를 정말 한 시간에도 몇 번씩 보고 또 보고 있다. 

기사를 통해 연일 악화되는 현실을 마주하다보니 가슴 한 쪽이 뭐에 막힌 듯 답답한 기분도 든다. 차라리 뉴스를 접하지 않는 편이 정신건강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안부 전화도 단체 카톡방도, TV 자막도 모두 코로나19 이야기뿐이니 그마저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그런데 이런 감정이 비단 나만의 문제가 아니란 사실을 알게 됐다. 주변 지인들을 포함해 꽤 많은 이들이 극도의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이 같은 심리 상태를 ‘감염병 스트레스’란 단어로 표현할 수 있다고 한다.

보건복지부 유투브를 통해 시청할 수 있는 '현장시선 진격의 따수 인터뷰' 코너에서 진행한 코로나19의 습격 스트레스 편(출처=https://youtu.be/eClOIwjz_oA).
보건복지부 유튜브를 통해 시청할 수 있는 ‘현장시선 진격의 따수 인터뷰’ 코너에서 진행했던 코로나19의 습격 스트레스 편.(출처=https://youtu.be/eClOIwjz_oA).


보건복지부 공식 유튜브에서 운영하고 있는 코너 중 하나인 ‘현장시선 진격의 따수 인터뷰’에서 국립정신건강센터 트라우마사업부의 홍지선 전문의는 감염병이 신체에만 영향을 주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신체적인 영향은 질병으로 인해서 영향을 받는 확진자 내지는 그 주변인들에게만 영향을 주로 미친다면 오히려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게 정신적인 스트레스”라고 답변하고 있다.

덧붙여 그는 “감염병이라는 것 자체가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다 보니까 불안과 공포 같은 증상을 경험하기도 하고 그것 외에도 우울감이라든지, 분노감이라든지 아니면 좌절감이나 무력감 같은 감정들을 경험하게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또 감염병 검색에 집착하는 것도 감염병 스트레스의 일종이라고 한다. 하루 종일 스마트폰을 잡고 코로나19 관련 뉴스를 찾아보는 요즘 나의 행동도 감염병 스트레스의 증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행동은 감염병으로 인한 불안과 공포에서 비롯되는 것일 수 있다고 전했다. 

감염병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될 때에는 마음 돌봄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너무 많은 정보를 찾으려고 이런저런 경로들을 살피기보단 믿을만한 기관의 정보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출처=https://youtu.be/eClOIwjz_oA).
감염병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될 때에는 마음돌봄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너무 많은 정보를 찾으려고 이런저런 경로들을 살피기보단 믿을만한 기관의 정보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출처=https://youtu.be/eClOIwjz_oA).


하지만 이 같은 증상을 경험했다고 해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겠다. 감염병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정상적인 반응으로 확진자나 격리자, 그의 가족들, 그리고 매스컴을 통해 뉴스를 접하게 되는 일반 시민들에게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홍 전문의에 따르면 감염병 최전선에서 대응하고 있는 의료인, 방역요원, 행정 인력들도 감염병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굉장히 크게 받고 있으며,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돌봄과 서로 간의 지지와 격려라고 이야기했다.

한편 확진자와 그 가족, 격리 경험자 등의 심리적인 안정을 돕고 코로나19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 및 스트레스를 예방하기 위한 심리지원과 관련 정보 제공을 위해 ‘코로나19 통합심리지원단‘이 설치돼 운영되고 있기도 하다.

국가트라우마센터 홈페이지.(출처=https://nct.go.kr).
국가트라우마센터 홈페이지에서 코로나19 관련 정신건강 자료들을 찾아볼 수 있다.(출처=https://nct.go.kr)


현재 국가트라우마센터(https://nct.go.kr)에 접속하면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심리지원 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도 최근 심리적인 불안감이 커지고 있어 이 정보를 통해 도움을 얻고자 했다.

격리자용, 확진자용 감염병 스트레스 마음돌봄 안내서를 비롯해 일반인용 재난 정신건강 안내지가 수록돼 있고 감염병 스트레스 카드뉴스, 마음지킴 청소년용 카드뉴스 등과 같은 정보들도 공개하고 있어 필요에 따라 확인해 보면 좋을 것 같다.

감염병 스트레스에 따른 정신건강 대처법을 설명하고 있기도 한데 그 내용을 공유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1. 믿을만한 정보에 집중하기 : 잘못된 정보는 스트레스를 가중시키고 올바른 판단을 방해
2. 정신건강 전문가 도움받기 : 힘든 감정은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정상적인 반응
3. 힘든 감정 털어놓기 : 가족, 친구, 동료와 소통하며 힘든 감정을 나눠보기
4. 자신의 몸과 마음 돌보기 : 충분한 수면, 운동, 건강한 식사 등으로 정신건강 지키기
5.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관심 기울이기 : 어린아이 수준에 맞춰 감염병에 대해 설명해주기
6. 격리된 환자 및 가족의 불안감, 스트레스 도와주기 : 당사자 및 가까운 사람과 솔직한 감정 나누기
7. 의료인과 방역요원 응원하기 : 감염병 최전선에서 스트레스 받는 분들에게 응원 보내기

국가트라우마센터에서 살펴 본 대처법에 따라 코로나19에 관한 이런저런 정보를 검색해 보는 것을 잠시 멈추고, 잠시 야외에 나가 운동을 하고 가족들과 힘든 감정도 나눠보는 시간을 가져봤다.
국가트라우마센터에서 제공하는 대처법에 따라 야외로 나가 가볍게 운동을 하고 가족들과 힘든 감정을 나눠보는 시간도 가져봤다.


지난 주말, 위 내용 중 몇 가지를 실천하며 스스로의 마음돌봄에 집중해 보고자 노력해 봤다. 가족들과 바깥으로 나가 운동을 해보고 요즘 느끼는 두려운 감정에 대해 이야기도 나눴다. 또 새벽까지 코로나19 정보들을 살피는 대신 아이와 깨끗이 씻고 잠자리에 일찍 들기도 했다. 

그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오늘은 이전보다 다소 편안해진 기분이다. 개인위생에 철저히 신경 쓰며 이 고비를 함께 이겨낸다면 곧 코로나19를 극복하고 다시 소중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란 믿음도 강해졌다.

혹시 나도 감염병 스트레스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 위 대처법을 한번 참고해 보면 어떨까? 스트레스가 심해 혼자 이겨내기 힘겹다면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해 보는 것도 괜찮다. 국가트라우마센터는 위기상담전화 또한 운영하고 있으며 확진자 및 그 가족은 ☎ 02-2204-0001, 격리자 및 일반인은 ☎ 1577-0199로 상담을 문의해 볼 수 있다.




한아름
정책기자단|한아름
hanrg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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