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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관순 열사 순국 100주년을 기리는 특별한 체험

음악이 있는 시 낭송회 ‘아우내의 새’ 무관중 온라인 공연 관람기

2020.04.01 정책기자 윤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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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하늘 가만히 우러러 보며 유관순 누나를 생각합니다. 옥 속에 갇혔어도 만세 부르다 푸른 하늘 그리며 숨이 졌대요.’

초등학교 음악시간에 선생님의 오르간 반주 소리에 맞춰서 목청껏 불렀던 노래이다. 그래서일까? 3월만 되면 유독 유관순 열사가 생각난다.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에 소장된 기미독립선언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 소장된 기미독립선언서.

 

지금으로부터 101년 전이다. 1919년 3월 1일 파고다공원(지금의 탑골공원)에 모인 사람들은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전국 방방곡곡에 메아리치듯 울러 퍼졌다. 우리의 평화적인 시위에 다급해진 일제는 총칼을 휘두르면서 저지했다. 하지만 독립을 향한 우리의 강한 의지를 꺾을 수 없었다.

이화박물관에 소장된 이화학당 재학 시절 유관순 열사의 생전 모습.
이화박물관에 소장된 이화학당 재학 시절 유관순 열사의 생전 모습.

 

일제는 학생들이 모이는 것을 막기 위해 휴교령을 내렸다. 이화학당에 재학 중인 유관순 열사는 독립선언서와 태극기를 숨긴 채 고향 천안으로 내려갔다. 4월 1일 천안 아우내 장터에서 만세운동을 주도했다. 이때도 유관순 부모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일제의 총칼에 숨을 거뒀다. 

유관순 열사는 현장에서 체포되어 3년형을 선고 받고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되었다. 그는 감방에서도 독립만세를 벌이다 독방에 갇혔고 끔찍한 고문을 받다가 끝내 후유증으로 옥사했다. 그때 나이가 18세였다. 그는 일본군 앞에서 ‘나는 대한사람이다. 나라를 위해 독립만세를 부르는 것도 죄가 되느냐’라며 당당하게 말했다.

꽃다운 어린 나이에 차디찬 감옥에서 죽어간 유관순 열사는 3.1운동을 상징하는 인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서 초등학교 음악교과서에 실렸던 노래뿐만 아니라 책, 영화 등 많은 작품에서 유관순 열사의 짧은 생애를 기리고 있다. 문정희 시인은 유관순 열사가 아우내 장터에서 벌였던 만세운동을 ‘아우내의 새’라는 시에서 절제된 언어로 표현했다.

'아우내의 새' 공연 포스터에 등장한 유관순 열사.
‘아우내의 새’ 공연 포스터.

 

지난해 11월 13일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수요 공연에서 음악이 있는 시 낭송의 밤 ‘아우내의 새’를 공연했는데 청중들의 반응이 좋았다. 올해는 유관순 열사가 순국한지 10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하여 문정희 시인의 장시집 ‘아우내의 새’를 음악과 함께 낭송하는 공연을 대한민국역사박물관과 세종문화회관이 함께 준비했다. 이른바 유관순 열사 순국 100주년 음악이 있는 시 낭송회 ‘아우내의 새’다.

유관순 열사의 삶과 죽음을 담아낸 감동적인 시와 아름다운 음악이 어우러진 공연이다. 여느 때 같았으면 공연장 객석에 앉아서 무대에 오른 공연을 관람했을 것이다. 그런데 코로나19로 공연도 멈췄다. 대신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측에서 관객들에게 잊을 수 없는 특별한 공연을 준비했다. 이른바 무관중 온라인 공연이다.

무관중 온라인 공연 무대.
무관중 온라인 공연 무대.


박물관에서 예고한 대로 3월 26일(목) 오후 3시쯤 스마트폰으로 유튜브에 접속했다. 3시 정각이 되자 무대에 자리 잡은 조은아 예술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클래식 공연단이 연주하기 시작했다. 이어서 사회를 맡은 조은아 예술감독이 오늘의 공연을 소개했다. 음악이 있는 시 낭송회답게 ‘아우내의 새’를 지은 문정희 시인과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주진오 관장이 번갈아가면서 무대에서 시를 낭송하고, 중간에 성악가 강혜정 소프라노와 이응광 바리톤이 노래를 들려주었다.

시 낭송.(사진 제공=대한민국 역사박물관)
‘아우내의 새’를 낭독하는 문정희 시인과 주진오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관장.

 

유관순 열사의 만세운동을 시로 승화시킨 작품이어서 시의 내용이 결코 가볍지 않았다. 문정희 시인의 고음이 유관순 열사의 독립을 향한 거침없는 행동을 보여주는 듯 극적으로 표출됐다면 주진오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관장의 저음은 유관순 열사의 여린 마음을 들여다보는 듯 담담하게 이어졌다.

시 낭독 후 이어지는 노래는 한국인의 정서에 어울리는 곡이었다. 특히 ‘아리랑’은 편곡이나 연주에 상관없이 언제 어디서든 듣고 있으면 괜스레 울컥해진다. 한국인의 정서와 맞닿아 있는 곡이다. 스마트폰과 마주한 나는 지금의 공연이 오로지 나를 위한 공연이라는 착각이 들었다.

객석에 앉아 있으면 온전히 공연에 집중하기 힘들 때가 많다. 누군가 몸을 뒤척이거나 부스럭거릴 때도 있다. 그런 사소한 잡음이 없는 공연이어서 공연에 대한 몰입도가 컸다.

시 낭송 후 이어지는 노래와 연주.(사진 제공=대한민국 역사박물관)
시 낭송 후 이어진 노래와 연주.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고 조속히 생활 방역으로 전환해 국민의 피로를 덜 수 있도록 15일간의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기간(3월 22일∼4월 5일)으로 정했다.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덩달아 코로나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예술 국공립단체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공연, 전시 콘텐츠를 국민들이 한 번에 쉽게 확인하고 즐길 수 있도록 통합 안내 페이지(www.culture.go.kr/home)를 개설해 문화예술 온라인 공연과 전시 정보를 제공한다.

3월 26일 오후 3시 라이브 공연은 끝났다. 하지만 공연을 제때 관람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4월 3일(금) 오후 7시 30분에 네이버TV에서 녹화 중계한다. 또한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유튜브에도 클립 영상을 올릴 예정이다.

유관순 열사가 감옥에서 온갖 고문을 받았던 고난을 생각한다면 지금 우리가 겪는 코로나19 사태는 정부의 철저한 방역과 의료진의 헌신적인 노력, 국민의 적극적인 협조로 충분히 이겨낼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힘내자 대한민국!



윤혜숙
정책기자단|윤혜숙
geowins1@naver.com
시와 에세이를 쓰는 작가의 따듯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저만의 감성으로 다양한 현장의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이메일 연락처: geowins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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