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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어릴 때부터 게임에 그닥 관심이 없었다. 남들 흔히 가는 오락실도 가지 않았다. 요즘 말로 ’겜알못‘이었다. 게임이 나쁘다고 생각한 건 아니지만 나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다.
그런 내가 잠시 정부가 지원하는 게임 제작자 양성 과정에 참여해 그 결과물로 게임을 만들게 됐다. 물론 내 역할은 그래픽 쪽이었지만 게임에 대해 처음 생각해볼 기회가 됐다.
지난해 열린 e스포츠 국제대회에서 응원하는 관중들의 모습이 새롭게 다가왔다. |
아쉽게도 그 재미있는 생각은 오래가진 못했다. 곧 다른 분야에서 일하며 살다 보니 다시 게임을 떠올리게 된 건 최근이었다. 지난 가을 어쩌다 e스포츠 국제대회에 가게 됐고 관중석에서 스트레스가 몽땅 사라진 표정들을 봤다. 이제 게임은 더 이상 혼자 하는 게임이 아닌 함께 응원하며 보는 게임으로 바뀌어 있었다.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 운전해서 직접 쇼핑하는 걸 체험해보며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 |
이뿐만이 아니었다. 박람회나 전시회에서 본 기능적 게임들은 실제로도 유익했다. 교육이 주는 고루하다는 인식이 싹 사라졌다. 안전이나 질병 등 정보를 알려주는 게임은 한 번 하고 나니 머리에 쏙 들어왔고 장애 체험 게임은 어떤 체험과도 비교할 수 없을 공감을 주었다.
게임은 콘텐츠 시장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인기 유튜버 대도서관이 게임과 미디어에 대해 이야기 하는 걸 들었다. |
특히 코로나19로 게임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게임산업은 지난 10년 간 연평균 9.8% 성장세를 보였고, 한 해에만 64억 달러 수출로 무역수지 흑자의 8.8%를 차지하는 수출산업이 됐다.
지난 해 e스포츠 국제대회를 보니, 또 다른 면으로도 즐거움이 넘쳤다. |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7일 게임산업 진흥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게임산업의 중장기 정책방향을 제시하며 4대 핵심전략과 16개 역점추진과제를 마련했다.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적극적인 규제·제도 개선으로 혁신 성장을 지원하고 창업에서 해외시장 진출까지 중소 게임기업에 대한 단계별 지원을 강화한다. 아울러 게임에 대한 인식 제고 및 과몰입 대응을 강화하고, e스포츠 생태계 조성 및 저변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재난 상황 게임을 VR을 통해 보니 더욱 실감이 나고 알기 쉽다. |
게임은 무궁무진한 4차 산업과도 밀접하다. AI, 블록체인, 빅데이터 기술 등이 들어가 어우러져 있다. AI는 각 상황에 따라 게임 이용자의 특성을 엄밀히 분석해 그에 맞는 적절한 수준의 콘텐츠를 제공한다. 또한 빅데이터 등은 개발자에게 이용자들의 분석된 정보를 준다. 블록체인도 활용되는데 분산 방식을 통한 보안과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4차 산업 핵심기술들과의 관련성을 깨닫자 더욱 흥미로워졌다.
국내 및 해외 게임시장 매출액 및 성장률.(출처=문체부) |
아울러 지난 4월에는 국내 첫 게임마이스터고등학교인 경기게임마스터고가 세워졌고, 또 올해 11월엔 ’한·중·일 e스포츠대회‘와 ‘문화축제’가 게임을 매개로 전 세대가 소통할 수 있도록 열릴 예정이다.
치매예방을 위한 인지강화 VR 게임도 실생활에 접목해 더 유익하다. |
사실 그간 게임은 뜨거운 감자였다. 얼핏 중독과 시간 낭비를 떠올릴 수 있지만 또 다른 즐거움과 활력을 주며 효자산업이 돼왔다. 이 아슬아슬한 감자가 적절히 데워져 올바른 경쟁력을 갖추면 디지털 시대, 한류와 경제를 함께 건질 수 있는 해답을 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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