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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질 권리’ 찾아주는 송파구 인터넷 방역단

2020.06.19 정책기자 조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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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중순, 확진자가 자신의 가게를 방문해 폐쇄하고, 방역을 마친 업주 A씨. 하지만 현재까지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방문했다는 ‘낙인’이 찍혀 매출이 감소했다. A씨는 “인터넷에 상호가 공개돼 피해를 입었다”며 “장사하랴, 인터넷에서 지워달라고 댓글을 남기랴 정신없다”고 밝혔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방문해 역시 문을 닫았던 음식점. 방역을 마쳤지만, 손님은 뚝 끊겼다. 이유는 확진자 동선이 인터넷에 돌아다녀 사람들이 찾지 않는다는 것. B씨는 “잘못이 있다면 코로나19 확진자가 방문했다는 것뿐인데, 인터넷에는 버젓이 가게 이름이 돌아다녀 트라우마에 걸릴 것 같다”고 호소했다.

#코로나19 확진자 동선이 공개되면서 PC방과 집만 왕복했던 확진자는 ‘겜X’, ‘겜돌이’라는 비아냥을, 헬스장과 집을 왕복했던 확진자는 ‘헬X’라는 인신공격에 시달렸다. 질병관리본부까지 나서 자제를 촉구했지만, 5월 이태원발 코로나19 확산 때는 클럽에 출입한 확진자의 신상 정보까지 캐내곤 했다.

지자체는 관내 확진자 동선을 블로그, 홈페이지 등을 통해 올리고 있다.
지자체는 관내 확진자 동선을 블로그, 홈페이지 등을 통해 올리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시, 접촉자를 확인하고 n차 감염의 피해를 막고자 확진자 동선을 공개하고 있다. 이는 2015년 메스르 때, 깜깜이 동선으로 많은 확진자가 발생했던 점을 반면교사로 삼은 것이다.

하지만 부작용도 거세다. SNS와 포털사이트에서는 확진자를 조롱하는 듯한 댓글이 달렸고, 겁먹은 확진자, 유증상자는 거짓 동선을 밝히는 등 역학조사에 협조하지 않는 듯한 분위기도 연출됐다. 확진자의 인권 문제가 대두됐고, 급기야 국민권익위원회는 ‘사생활 침해의 사회적 우려도 고려해 정보 공개의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유튜브 등을 통해 확진자 동선 삭제를 홍보하기도 한다.
유튜브 등을 통해 확진자 동선 삭제를 홍보하기도 한다.


지난 5월, 질병관리본부를 비롯한 방역당국은 SNS나 인터넷을 통해 확산한 불필요한 확진자 동선과 관련해 방송통신위원회나 다른 관계기관과 협의해 삭제하도록 권고하고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4월 12일 내놓은 확진자가 마지막 접촉자와 접촉한 날로부터 14일 경과 시 삭제한다는 지침의 연장선이다.

최근에는 한 단계 더 나아갔다. 방역당국은 확진자 동선은 증상 발생 2일 전부터 격리일까지 공개하라고 지침을 내렸고, 역학조사 결과에 따라 확진자의 증상, 마스크 착용 여부, 체류 기간, 노출 상황 및 시기 등 접촉자 범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확진자 동선에 따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확진자의 ‘2차 피해’를 예방하고자 하기 위함인데, 공개 기한이 지난 확진자 정보는 삭제하기에 어려움이 많았다.

송파구 인터넷 방역단.
송파구 인터넷 방역단.


송파구는 전국 지자체 최초로 ‘잊혀질 권리’에 주목했다. 송파구 내 코로나19 확진자 동선을 구 차원에서 직접 삭제하고 있다. 그렇다면 인터넷 방역단은 어떻게 확진자 정보와 동선을 삭제하고 있을까. 지난 15일, 인터넷 방역단 사무실을 찾아 담당자인 오정필 주무관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인터넷 방역단은 지난 4월 24일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전문가 간담회에서 논의됐다. 당시 간담회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 동선 공개로 인한 2차 피해가 우려된다며, 주민을 대상으로 2차 피해 예방 캠페인을 전개하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주민 스스로 2주가 지난 정보를 삭제하도록 홍보에 초점을 맞췄다.

업무 중인 오정필 주무관.
업무 중인 오정필 주무관.


하지만 한계점이 명확했다. 오 주무관은 “캠페인은 대부분 일회성으로 그치기 때문에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있었고, 또 SNS와 인터넷 사용이 적은 중장년층에게는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구에서 적극적으로 2차 피해를 예방하는 방법이 있는지 찾아봤다”고 밝혔다.

이에 구 차원에서 직접 확진자 동선을 삭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지난 5월 21일, 인터넷 방역단이 정식 출범했다. 서울시 코로나19 희망근로에 해당하는 공공근로사업을 통해 SNS에 능숙한 20대 청년 2명을 채용하고 언론팀 공무원 5명이 가세했다.

엑셀 파일에 있는 url에 접속했더니. 삭제된 게시물이라는 팝업 창이 보였다. 인터넷 방역단의 성과로 삭제된 것이다.
엑셀 파일에 있는 url에 접속했더니 삭제된 게시물이라는 팝업창이 보였다. 인터넷 방역단의 성과로 삭제된 것이다.


급히 만들어졌지만, 확진자 동선 삭제는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먼저 송파구청 홈페이지(http://www.songpa.go.kr)에 마련된 신고 접수처를 통해 인터넷 주소(url)와 사유 등을 간단히 적으면 된다. 확인된 데이터는 엑셀 파일로 정리해 한국인터넷진흥원(https://www.kisa.or.kr)으로 넘긴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서는 사실 관계를 따져 각 포털사이트, SNS 운영자에게 삭제 권고를 요청하는 식이다.

왜 구청 차원에서 확진자 동선을 삭제할 수는 없을까. 이에 오 주무관은 “구청에서 바로 확진자 동선을 삭제하면 편리하지만, 지적재산권 문제가 달려있다”며 “구청에서는 데이터를 전송하고, 삭제는 정부기관인 한국인터넷진흥원에서 담당한다”고 밝혔다.

송파구청 홈페이지.
송파구청 홈페이지.


인터넷 방역단 출범 후 3주. 효과는 대단했다. 6월 초 기준으로 720건 이상의 확진자 동선이 삭제됐으며, 비율로 따지자면 80% 이상이다. 인터넷 방역단의 사례를 보고 타 지자체도 앞다퉈 인터넷 방역단과 비슷한 조직을 운영하고 있고 정부 차원에서도 전국 지자체로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희망일자리사업으로 채택했고 방송통신위원회는 한국인터넷진흥원과 함께 언론사 기사에 포함된 동선 정보의 삭제 또는 음영 처리를 요청하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오 주무관은 “인터넷과 SNS라는 특성상 쉽지는 않겠지만 최대한 많은 정보를 삭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인터넷 사용자들 역시 2차 피해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인터넷에 올리는 콘텐츠들에 주의를 기울이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조수연
정책기자단|조수연
gd8525gd@naver.com
대학원에서 미디어 리터러시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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