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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 전도사’가 전하는 층간소음 해결법

2020.08.27 정책기자 최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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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동안 층간소음 가해자로 살았다. 오로지 내 무지의 탓이다. 집에서 맨발로 걸으면 얼마나 큰 소리가 나는지, 의자를 끌면서 나는 소리는 또 얼마나 사람의 신경을 곤두서게 하는지 몰랐고, 그래서 밤늦게 세탁기를 돌렸다. 아파트 동대표를 하고, 층간소음으로 발생하는 각종 사건 사고를 접하고 겨우 층간소음에 눈을 뜨게 된 후 요즘은 아래층에 민폐 끼치지 않으려 최대한 조심하며 사는 자칭 ‘층간소음 전도사’가 됐다.

얼마 전 이사를 했다. 이사하기 전 위층에 살던 노부부는 어쩌다 승강기에서 만나면 “아유~ 우리집이 새벽에 안마기를 해서 많이 울리지?”, “명절이라 손주들이 와서 뛰지 말라고 주의를 시키는데도 뛰어다녀 시끄러웠지?”라며 늘 우리를 배려하는 마음을 표현했다. 우리도 웬만한 소음은 참고 견디며 갈등 없이 지내 층간소음은 남의 일처럼 생각했다.

위층의 배려로 층간소음 걱정없이 사는 집은 행복한 쉼의 공간이다.
위층의 배려로 층간소음 걱정 없이 사는 집은 행복한 쉼의 공간이다.


하지만 새로 이사한 곳에서 층간소음은 현실이 됐다. 위층에 노부부가 살았는데, 새벽잠이 없는 할머니가 새벽부터 ‘쿵쿵’거리며 걸어 다니는 소리에 덩달아 잠을 깨야 했다.

‘편지를 쓸까?’, ‘인터폰을 할까?’ 한 달여를 고민하며 시간을 흘려보냈지만 나아지기는커녕 새벽에 청소기까지 돌리며 층간소음이 더 심해졌다. 아내와 방법을 두고 고민하다 마트에 가서 우리가 신는 실내용 슬리퍼 2족을 사왔다. 그리고 윗집 할머니를 집으로 초대해 차와 다과를 대접하며 정중히 부탁했다. “우리도 퇴직한 부부라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요. 낮에는 얼마든지 괜찮아요. 새벽에만 소리 안 나도록 조금만 주의를 부탁합니다”라고 했더니 의외의 반응이 돌아왔다.

위집의 층간소음에 시달리다 슬리퍼를 사서 드리며 양해를 구했더니 층간소음이 사라졌다.
윗집 노부부의 층간소음에 시달리다 슬리퍼를 사서 드리며 양해를 구했더니 층간소음이 사라졌다.


“응, 사실 내가 발뒤꿈치로 쿵쿵 찍고 걷는 버릇이 있어 예전에 이 집 살던 사람이 항의를 몇 번 했는데도 잘 안 고쳐지네. 이렇게 슬리퍼까지 사서 주는데 우리가 조심해야 맞지”라며 돌아가더니 이제 소음이 들리지 않는다. 층간소음을 단 한 번의 대화로 해결하니 요즘은 너무 행복하다.

집은 남 눈치 보지 않고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다. 쉬어야 할 공간에서 층간소음으로 갈등을 겪는다면 집이 지옥같이 느껴진다. 아파트 공화국이라고 하는 대한민국에서 공동주택 층간소음 갈등은 이웃 간의 분쟁을 넘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지 오래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올해 국민 30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층간소음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88%가 층간소음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있다고 했다. 무려 10명 중 9명이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있고 이중 절반은 층간소음으로 인해 이웃과 다툰 경험도 있다고 응답했다.

층간소음 유형
층간소음 갈등을 유발하는 층간소음의 종류.(사진=국민권익위원회)


층간소음 발생 요인으로 가장 많은 게 아이들 뛰는 소리다. 두 번째는 TV, 세탁기, 청소기, 안마기 등 기계를 돌리며 나는 소리였고, 세 번째는 어른이 발뒤꿈치로 쿵쿵거리며 걷는 소리, 네 번째가 피아노, 색소폰 등 악기를 연주하는 소리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재택근무하는 사람이 늘고, 학생들도 원격수업을 들으면서 층간소음 고통을 호소하는 가정이 많아졌다.

층간소음중 가장 고통스러운 층간소음이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소리다. 아이들에게 아래집을 배려하는 예절을 가르치는 게 필요하다.
층간소음 중 가장 고통스러운 층간소음이 아이들 뛰어다니는 소리다. 아이들에게 아랫집을 배려하는 예절을 가르치는 게 필요하다.


내가 층간소음 가해자에서 층간소음 배려자로 거듭난 방법을 소개하려고 한다. 먼저 항상 두툼한 실내용 슬리퍼를 신고 다닌다. 불가피하게 슬리퍼를 안 신은 경우는 발뒤꿈치를 들고 까치발 수준으로 걷거나 아니면 발을 바닥에 미끄러지듯이 끌면서 걷는다. 걸으면서 발생하는 쿵쿵 찍는 층간소음은 우리집에서는 절대로 발생하지 않는다.

두 번째, 의자에는 층간소음 방지용 패드를 부착해 충격음을 최소화했다. 물건을 들었다 놓을 때 살짝 놓는 건 기본이다. 

집안에 있는 의자에는 층간소음 방지용 패드를 부착해 소리가 나지 않도록 했다.
집안에 있는 의자에는 층간소음 방지용 패드를 부착해 소리가 나지 않도록 했다.


세 번째, 청소기, 세탁기는 오전 9시 전, 저녁 8시 이후에는 절대로 돌리지 않는다. 특히 러닝머신은 아무리 소음 방지 패드를 깔아도 아랫집에 울리게 되어 있어 집에 있던 러닝머신을 처분했다. 전동 안마기가 있는 집이라면 소음방지 패드를 깔고 새벽 시간대 사용을 피하는 게 좋다.

층간소음은 배려가 제일 중요하다.
층간소음 해결 방법은 배려와 이해가 제일 중요하다.(사진=환경부)

 
네 번째, 집들이, 행사, 가족모임 등 여럿이 모이는 행사가 있을 때는 아랫집에 미리 양해를 구해 감정 싸움이 되지 않도록 한다. 서로 얼굴을 알고 평소 교류하는 사이면 웬만한 층간소음은 참고 지나가니 이웃 간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

며칠 전 아랫집이 새로 이사를 왔다. 이사 오는 날 찾아가 “혹 우리로 인해 층간소음이 발생해 불편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 이야기해주세요”라고 말했더니 놀라는 눈치다. 층간소음 분쟁의 해법은 윗집에 있지 아랫집에 있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래집이 새로 이사를 오는 날 찾아가 "층간소음으로 불편하면 언제든 이야기하세요"라고 얘기했더니 놀라는 눈치다.
아랫집이 이사 오는 날 찾아가 “층간소음으로 불편하면 언제든 이야기하세요”라고 얘기했더니 놀라는 눈치다.


만약 층간소음 분쟁이 발생한다면 법적으로 허용된 항의 기준 내에서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또 다른 불미스러운 일을 예방할 수 있다. 2013년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51부에서 제시한 항의 기준에 따르면 주거침입, 초인종 누르기, 현관문 두드리기는 명시적으로 금지했다. 반면 전화 연락, 문자, 천장 두드리기 등은 금지하지 않았다.

도저히 층간소음 당사자끼리 화해나 조정이 불가할 경우 마지막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 바로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다.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에 온라인으로 민원을 접수하면 공동주택 관리 주체의 중재 하에 현장방문 상담 및 층간소음 측정 서비스를 제공하여 입주민 간의 이해와 분쟁 해결을 도와준다. 온라인 접수는 국가소음정보시스템 누리집(http://www.noiseinfo.or.kr)에서 가능하다.

층간소음 이웃사이 센터에 중재를 요청해 합법적으로 층간소음을 해결할 수 있다.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에 중재를 요청해 합법적으로 층간소음을 해결할 수 있다.


아울러 정부는 아파트 층간소음 분쟁을 줄이기 위해 시공 이후 바닥 충격음 차단 성능을 확인하는 ‘사후 확인제도’를 도입한다. 지방자치단체가 아파트 세대의 5%를 대상으로 아이들이 뛰는 수준의 소음이 차단되는지 검사하고, 차단이 안 되면 보완 공사를 권고하게 된다.

층간소음 사후 확인제 도입으로 층간소음 없는 세상이 오길 기대한다.(사진=정책브리핑)
층간소음 사후 확인제도 도입으로 층간소음 없는 세상이 오길 기대한다.(사진=정책브리핑)


2022년 7월부터 시행 예정인 층간소음 사후 확인제가 정착되면 건설사에서 층간소음 방지를 위한 노력을 더 기울이지 않을까 기대가 크다.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 주요 업무
○ 층간소음 전문 콜센터 운영 및 전화상담 서비스
 - 전국 단일번호(1661-2642) 콜센터 (평일 09:00~18:00)
○ 공동주택 층간소음 현장진단 서비스 : 공동주택 층간소음 피해자 본인이 직접 신청
○ 공동주택단지 층간소음 맞춤형 서비스 : 공동주택단지 관리소장이 신청
 - 국가소음정보시스템(http://www.noiseinfo.or.kr) 온라인 신청
 - 이웃사이센터 콜센터(1661-2642) 및 팩스(032-590-3579) 신청




최병용
정책기자단|최병용
softman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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